살아가면서 생을 그나마 무미건조하지 않게 만드는 것들 중, 후회와 미련이란게 있다.
어떤 이는 후회 때문에 자신의 현재를 충실히 하는 가 하면, 또 어떤 이는 자신의 현재를 비관하기도 한다.
어떤 이는 미련 때문에 선택에 주저하는가 하면, 어떤 이는 신중함을 잃지 않는다.
나는 살아오면서 여러 사람을 만났다.
현재는 그 대부분이 모두 잊혀져버린, 후회와 미련으로 점철된 관계였다.
과거의 기억은 언제나 흐릿하다. 여기에 추억이라는 덧칠로 인해 이것은 곧 낭만이 된다.
후회와 미련으로 점철된 관계였을 지라도, 추억이 되면 언제나 낭만이 된다.
그리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을 거라고, 놓쳐버렸던 가능성을 되찾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후회와 미련은 스스로에게 그 가능성을 확신시켜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추억이 현실이라는 빗물에 벗기워지면 또 다른 후회가 찾아온다.
물론 그 후회를 넘어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고, 새로운 추억을 덧씌울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못했다. 후회로 인해 돌아섰고, 미련을 통해 어리석음을 느껴야만 했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지금 나에게는 추억이 있고, 그 낭만이 있고, 후회와 미련으로 인해 가득찬 가능성에 대한 확신과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현실이 있다.
남들이 나보고 철 없다 했을 때, 메마른 우물 바닥에 바가지를 긁듯이, 아무때나 추억을 긁어올리며 후회와 미련만 쌓아가고 있었다.
아직도 그때의 내가 바로 1초전에 나였던 것처럼 생생하다.
그런데 현재의 나는 주저하고 있었다. 이미 나의 우물은 후회와 미련으로 넘처나고 있었기에, 나는 더이상 저 밑바닥에 잃어버린 바가지를 되찾을 수 없었다.
그 후회와 미련속으로 뛰어들기엔 나는 이미 그 무서움을 잘 알고 만 것이다.
이제는 스스로 잊혀 질 줄도 알아야 했다.
아니, 나는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이미 철없다 불리던 그때의 내가 아니었기에...
추억은 언제고 다시 낭만이 된다.
이것은 나의 유일한 위로가 된다 .
우물이 비춘 그 사람의 눈빛이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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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 495, IP : 203.240.171.103 2002/09/03 Tue 17:53:48 → 2002/09/03 Tue 18:11: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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