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간 만화에만 쩔어 살다가 오랜만에 읽는 '책'. (그 몇년 사이에도 아예 안읽은 건 아니지만 읽었다는 느낌이 안드는 걸 보면 담배에 쩔어 사는 사람이 간혹 보약을 해먹을 때의 기분인가;)
시리즈로 읽는 건 완역판 '빨간머리 앤' 도서관에 권수가 두서없이 빠져서 되는데로 읽다보니 길버트와의 신혹부터 읽기도...
김동화가 예전에 그린 '빨간머리 앤'의 3권 만화책이 생각나는군요. 검은 곱슬머리의 폴 어빙이 너무나도 사랑스럽게 그려져서 소설을 읽으면서도 자꾸 그 모습으로 떠오릅니다. (길버트와의 신혼, 소설로는 4권까지 분량) 지금이라면 저작권 때문에 불가능했던 일이지만.
그리고 읽는 도중에 만화책이 생각나지 않았던, 정말 간만의 책을 읽는 느낌을 받았던 것.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하드커버, 8000원인가 9000원인가 장정이 멋지구리 해서 눈에 띄였던, 무려 480페이지에 달하는 두께도 만족스럽던. (두꺼운 책에 대한 강한 열망... '살아있는 크리스티나-스티븐킹-500페이지 육박' 이후에 오랜만에 채워진 기분.) 로저 젤라즈니 SF 단편집.
한 페이지 넘길 때마다 순간 순간 만화책을 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던, 그래서 책을 읽다가 잠시 눈을 떼면 그대로 몇날이고 펼쳐진 채로 놔두고도 의식 못하고 만화책을 꺼내 읽던 요 몇년간에 비하면, 정말 간만의 충족감을 느끼게 해주었지요.
앰버 연대기는 두권인가 읽다가 말았는데 새삼 젤라즈니에 대한 열망이 화르륵... 도서관에서 빌려읽던 몇년간 점차 책에 대한 구매충동이 사그러들었는데 (만화책에 대한 충동은 갈수록 화르륵;) 이 역시 간만에 화르륵... 아아, 사고 말거야, 살거야, 소장하고 말테야!
그리고 지금 읽고 있는 것은 '전작주의자의 꿈-조희붕' 언젠가 올쏘에서 무희님이 이분의 글을 퍼오셨던 듯. 이윤기 관해서 전작주의 어쩌구... 그분의 책이 맞군요. 끄트머리에 언급된 새롬북 사태(?)가 그...그... 그건가요? @_@
전작주의... 제가 전작주의로 메달리는 작가라면 김진님, 나루시마 유리, 오경아님... 하지만 메달리는 것에 비하면 김진님 작품에 대한 수집욕은 턱없이 얕아서 누가 거져준다고 해도 마다하기까지 하지요.
한국 순정만화의 맥을 더듬는 시도와 노력들은 90년대 이후로 더이상 찾아볼 수 없지만 ...어딘가에 있겠지만 눈에 띄지도 않고 그간의 시도와 노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도 있고. 하지만 시도와 노력, 다시 해볼만 하고 해야 한다고도 생각합니다. '전작주의자의 꿈'을 읽으면서는 한 줄마다 자꾸 이런 상념들이 떠올라서 도무지 페이지가 안넘어가는군요;; (이런 일이 반복되서 몇년간 만화책에 쩔어 살았음. 만화책만은 상념없이 읽게 되니까. --읽고나서 끝없는 상념에 잠기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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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7, Read : 671, IP : 219.250.50.65 2003/04/13 Sun 22:44:46 |
| c |
(아마 제가 두고보자에 관심있는 이유는 저 시도와 노력이 있어설 겁니다. 꼭 순정만화에 대해서나 한국에 대해서가 아니래도 말이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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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13 |
| ash |
좋아요.. ^^ `전도서의 장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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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14 |
| 무희 |
전도서의 장미, 저도 사 놓고 아직 들쳐도 못 봤습니다. 시녀이야기도 손도 못대고 있는 형편인걸.. 훌쩍...아, 조희붕이 아니라 조희봉. 새롬북사태가 아니라 새슬북일겁니다.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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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14 |
| c |
네, 저의 실수;; (자꾸 붕으로 읽히는 걸 어쩝니까. ^^)새슬님껜 비밀입니다요;) 그런데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유명한가 보군요...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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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15 |
| halim |
시녀이야기 저도 사놓기만 하고 ... 여차저차 운전하며 읽는 걸로 `개는 말할 것도 없고`를 떼었으니 여기에 도전해 봐야 겠군요. 환상문학선집도 그렇고 하여간 한국은 이상하게 소설들이 비싸서 ... 으휴 영미권 페이퍼북은 100쪽에 1달러밖에 안하더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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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15 |
| ash |
[수정] `전도서의 장미` -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 `시녀 이야기`도 내 주고... 황금가지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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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15 |
| ash |
[`시녀 이야기`는 헌책방 같은 곳에 종종 보이니 싸게 구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과거 그리핀 북스 정도의 판형이면 만족이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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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15 |
| halim |
운이겠죠. 이런 장르소설의 고전들은 의외로 꾸준이 번역,출간되어 주긴 하지만 `우리는 출간자체에 의미를 둔다`고 말하고 싶은 건지 ... 어떨 때는 만화보다도 더 빨리 서가에서 사라져 버립니다. 2002년 하반기에 나온 책들이 벌써 교보, Yes24 정도에서도 품절이니 ... 만화의 경우는 시일이 지나도 좀 큼지막한 대본소에가면 왠만한 것을 볼 수 있고, 중고/재고유통망이 좀 더 친숙하게 자리잡고 있으므로 이에 비하면 사정이 더 않좋은 셈 ... 여하튼 장르소설들은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눈에 보일때 바로 바로 사두는 수 밖에 없습니다만 돈이 ... 쿨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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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15 |
| miao |
젤라즈니는 SF계의 스타 작가 중 한 사람입니다. 우리나라는 페이퍼 북 시장이 거의 망해버려서 책값이 비싸게 느껴지는 거겠죠. 요즘은 값이 정말 많이 올랐지만 하드커버는 아직도 외국보다 싼 편입니다. 전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고 맘 편하게 손때 뭍힐 수 있으며 읽고나면 약간 벌어지는 페이퍼북이 좋은데, 다들 꽃아놓고 폼나는 것에도 신경을 쓰는지 우리나라에서는 가격과 사양이 떨어지면 잘 안팔린다고 하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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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15 |
| 깜악귀 |
[전도서의 장미] 아주 좋습니다. 단편들이라서 오히려 장편들보다 젤라즈니 특유의..... 지적 하드보일드 스타일을 농축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나저나 나의 `신들의 사회`는 어디있는 걸까...) | 그나저나 어스시의 마법사나 빨리 2, 3권을 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아 죽겠음. ^___^ (입이 헤벌어진 깜악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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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15 |
| c |
저도 하드커버, 제목에 박이니 금칠 등의 옵션보다 페이퍼 북처럼 편한 책이 좋지요. 하지만 안경도 안썼는데 `전도서...`가 눈에 띄인 건 외양이 꽤 폼나서 였던 게 사실인지라; 톨킨백과사전이란 것도 나왔더군요. 33000원. -__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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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15 |
| 무희 |
아아아 어스시.....털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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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15 |
| halim |
어스시 3권까지 나왔습니다. 이미 ... 그건 그렇고 깜악귀님 어스시 신간 3권까지 사시면서(어차피 빌려보실려나 ... 암튼) 제게서 빌려간 어스시를 안돌려주신다면 정말 양심불량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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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15 |
| ash |
가격과 사양이 떨어지면 오히려 안 팔린다니..에휴 -.-;;; `어스시..` 고등학교 때 우연히 도서관 구석에서 읽고 나서 한 동안 둥둥 떠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참 강렬한 인상이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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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16 |
| 깜악귀 |
허허.. 안 샀습니다. 음.. 하림님이 새로 나온 어스시 세 권을 사신다면, 그리고 저에게 빌려주신다면, 먼저 빌려주신 어스시 구판을 돌려드리기 한결 편해드릴텐데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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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16 |
| halim |
하 ... 하 ... 그런 발상도 가능하군요. 털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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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18 |
| ash |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책 디자인은 사고 싶게 만들죠 ^^ 크기도 작고, 커버도 너무 두껍지 않고, 표지 그림도 마음에 들고... 반면에, 황금가지 책들은 크기가 너무 크고, 표지도 마음에 안 드는 게 많아서.. -_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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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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