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B가 입소문 타고 많이 알려지려면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 HER'B가 너무 모자라다는 타박을 주려는 게 아니라 너무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걱정에서다. 이건 몇몇 독자들이 열심히 떠들어 준다고 해결될 일은 아닌 것 같다. 전반적인 만화시장의 침체로 인해 독자들의 신간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 탓으로 보인다(경기침체와 만화독자 지갑 열리는 것과는 별 상관없는 거 같다). 최소한 보는 독자들이라도 집중해서 계속 읽어내려면 이번 9월처럼 인상적인 작품들이 앞으로도 이어져야 한다. 특히 페이지는 최소 24p여야 된다고 강력 주장한다! 준성인지라는 '오후'보다야 좀더 성인지답다는 것이 마음에 든다. 많지 않은 기사거리들도 타만화지나 오후보다 읽기에 재밌다는 것도 마음에 드는 일. 신간만화 소개는 좀더 늘어났으면 좋겠고 말이다. 뭐 볼 만한 거 없나 서점을 둘러보지 않아도 HER'B 추천이라면 그냥 사볼 수 있게 말이다. 어쨌든 HER'B, 굵고 길게까지는 안바란다. 가늘게(편집부에선 피말리는 일이겠지만...)라도 길게 가준다면 좋겠다. ---------------------------------------------------------------------------------------------
표지 - 한혜연 이번호 표지는 "이번호부터 한혜연 연재있어요~"라는 광고 그 자체. (그러나 나는 저 여인네가 어떡하고서 앉아있는가 한참 의아했다)
목차 - 말리 아유.. 어찌나 이쁜지, 대문 열고 들어가자마자 고운 한복 입은 아낙네가 "대감마님 오셨습니까" 인사하며 살풋 미소를 건네는 듯 하여 마음이 뜨듯하였다! 창간호에 어울렸을 화가한 컬러 일러스트여서 이번호에 실린 게 좀 아쉬웠... (이 일러스트를 구경하기 위해서 허브 9월자를 사도 아깝지 않을 정도)
● 민물고기 : 변미연 권두 컬러원고였는데 사실 변미연님 컬러 원고는 처음이라 조마조마. 그러나 색감이 부드러워 좋았고 특히 황제의 모습도 볼 수 있어서 기뻤다. 흑백원고에서의 인상적인 연출감각들이 컬러원고로도 그대로 나타나 잠재력있는 작가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아잉, MISTY도 꼭 보셔요) 짧은 페이지에 울분을 터트리는 독자들도 많았으나 잡지의 한 회 호흡을 멋드러지게 살려내는 실력에 또 한번 반한다. 허브에서 다음 이야기가 가장 궁금해지는 작품!
● 그늘진 오후 : 오경 아직도 '오경아'라는 필명이 더 익숙하게 튀어나온다; 2회로 나누기엔 많은 것 같은데 36페이지 정도 단편이었으면 차라리 나았을 듯 했다. 작가의 아주 오랜만의 작품이라 반갑긴 하지만... 그 시절의 독자들이 지금은 서른을 넘겼거나 서른 코 앞이다. 그들에게 건넬 이야기로는 조금 밋밋했음이 아쉽다. 뭐어... 앞으로도 계속 작품을 보여주실테니 기대하고 있다. (특히 애장판으로 옛작품을 볼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은 더욱! '청회색의 파리'나 '사랑의 기쁨 사랑의 슬픔'이 보고 싶어요~ '라스트 신'도 보고 싶어요~)
● 도깨비 신부 : 말리 반장이란 캐릭터가 갈수록 재밌어진다. 아직 3권을 보지 못해서 광순가 광철인가 하는 도깨비는 잘 모르겠지만. '친구'로 지낼 수 있는 이성이라는 안전함 같은 것이 느껴지는 타입인데... 스테레오 타입 같으면서도 묘하게 입체감이 느껴져설까? 어쨌든 선비연 고고하게 구는 선비가 어찌 될런지 흥미롭다.
● 월식 : 한혜연 '몸안의 물'이라고, 내 멋대로 제목을 바꿔서 기억하고 있었다. 회상씬의 대사와 배경음이 섞어찌개로 끓었던가 보다... 전작들보다 훨씬 동성애의 직접적인 언급(?)이 눈에 띄인다. 아직은 프롤로그라 뭐라할 수 없지만 어쨌든 '아.마.존'은 완결을 낼 의향이 있으신지 궁금하다(동문서답).
● 행복한 미시 박 : 우양숙 8월자를 보고는 강모림인 줄 알았다. 두 꼭지인데 굳이 한번에 붙여넣은 이유가 있는지? 아니라면 나누어서 다른 작품 사이에 넣어도 되지 않을까....편집에 대해서야 잘 모르지만. '데일리줌' 같은 무가지에서 소개될 듯한 작품.
● 만화가의 집 | 우양숙 작가 미니 인터뷰인 셈인데 아쉽게도 한 사람은 만화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다고. 우양숙과 함께 최소한 과거라도 추억하고 웃을 수 있는 사람들과의 자리였다면 지면으로 인터뷰를 대하는 독자들에게도 웃음을 전할 수 있었을 텐데. 실제 인터뷰가 아무리 즐거웠다 해도 지면으로 옮겨져서까지 재밌으려면...
● 도깨비야 흉가에 볕을 가져오너라! : 무희 요새 뮤지컬붐이라는데 2535 HER'B 독자 중에도 뮤지컬과 연극에 관심있는 사람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관계된 감상기가 앞으로도 계속 소개되길 바란다. 아울러 표도 한장...(뻔뻔)
● 기획 | 만화의 영화화, 독자는 걱정한다 : 제효원 NINE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편집디자인을 보고는 '아참, 편집디자이너 새로 뽑았다고 했지?'. 레드얀 기자의 일취월장을 기대하게 된 기사였다.
● 현장스케치 | SICAF & 동아 LG 페스티벌 : 김낙호 시카프 쪽 이미지로는 '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쥬/최규석/길찾기'인 듯. 실물(?)로 보니 이거 참 괴기스럽다, 이런 걸 만들 생각을 하다니... (작품의 인기와 만화계 안팎의 주목도를 짐작케 하지만;) 양 행사장에 아이들의 손을 잡고 찾아갔을 HER'B 독자들도 있었을 듯. 독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요시하는 HER'B인 만큼, 이런 기획 기사와 관련해 양 행사장을 방문한 독자의 관람기를 받아보는 것도 좋을 듯.(좀 긴 분량으로)
● 만화人 | 박소영 한 작품이 나오기까지 다양한 사람의 손을 거친다는 점에서 그들을 만나보는 코너....라는 건 좋은데 사실 어시의 이야기는 만화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겐 처음 듣는 이야기도 아니고. 그보다는 작가들을 담당하는 기자의 이야기...도 생각해보니 한두번 듣는 이야긴 아니네. 그럼 만화잡지 미술 기자라던가 영업담당자나... 만화도매점 주인이나 등등 앞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는 코너가 되면 좋겠다. 어쨌든 2535 HER'B 독자들인 만큼 다양한 직업의 소개(...)라는 점에서도.
● 몽환가족 : 이향후 다른 작품들에선 못 느꼈는데 이향우씨 작품을 보니 종이의 얇음이 느껴진다. HER'B의 종이질은 좋으나 얇아서 뒷면이 비쳐 보인다. 이향우씨처럼 흑백의 대비와 여백을 살려야 하는 작품은 비쳐 보이는 종이는 곤란하지 않을까? 비치는 뒷면(심하게는 다음장) 그림은 톤무늬인 양 여백을 잡아먹는다. 음... 뭐 어떻게 되겠지;
● 조우 : 김진 올초엔가 구한 삼양출판사 판의 '별의 초상'이 생각난다. 반갑고 기쁘고 아련한 그리움으로 들춰보면서 한편으론 시간이 지난만큼 내 보는 눈이 변하여 혹여 실망하면 어쩌나 걱정도 되었지만... 여전하게 애틋하고 예쁜 작품이었다. '조우'가 그런 작품으로 남아주길...
● RECYCLE LIFE : 임현정 취업난이 심각한 때라 회사를 그만두고 잠시 쉬는 허브 독자들에겐 남의 일 같지 않은 작품이었을 것이다. 드라마 '결혼하고 싶은 여자'의 인기도 같은 맥락에서 였고... 자신을 대입시켜 주인공의 좌절과 성공을 지켜보고 싶었을 것이다. 좋아하는 남자 때문에 그 와중에 속을 썩이다가도 술 취한 주인공의 전화 한통에 달려나오는 남자의 모습에 고개 끄덕일 돋자들도 많았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무슨 말이 하고프냐면 이 작품을 딸랑 2회로 끝낸 것은 독자를 기만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T^T
● 들꽃이야기 : 박연 들꽃이야기를 보다가 꽃이며 풀 이름을 알 수 있어 좋다. 정말이다, 나는 자주 보았는데도 그 키 큰 줄기와 꽃 이름이 접시꽃인 줄 이번에 처음 알았다. 도심지에서 풀이며 꽃 보기가 전보다 힘들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억지 부리지 않고 소박하게 그려내주어 포근해진다. 그나저나 이 작품 보고서 언니나 여동생들 접시꽃 뿌리 구해다줄 사람 많을 듯? ^^
● 심플 도넛 링 : 주영이 표지의 제목 디자인이 예뻐서, 작품의 앤틱한 분위기와도 잘 어울려 한참을 들여다 보았다. 이것도 레드얀님 솜씨인가? 자를 쓰지 않은 배경 처리와 함께 구석구석 채워넣은 소품이 성실하다. 뭐랄까... 굉장히 인상적인 작품이었는데, 꼭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도대체 어디서 이런 작가를 구해왔지? 재주도 좋아... 도대체 이 작가는 전에 뭐하던 작가야?' 궁금해서 허브를 몇번이고 탈탈 털어 보았을 정도다. 어딘가에 단서라도 나오지 않을까 싶어서. 이번 호의 추천작. 앞으로가 기대되고, 옴니버스로 계속 이어져도 좋을 듯 하다...
그외 이것저것 기사들이 있는데 마지막 작품까지 써놓고 나니 벌써 두시간이 꼬박; 궁금하신 분들은 HER'B 9월자를 꼭 보시길 바란다. 아, 궁금한 독자들이 구해볼 수 있게 YES24 같은 몇몇 인터넷 서점에 올려달라! 장사 안할건가? 책 안팔건가? 땅파서 작가 고료 주나? (투덜투덜)
=== 언제나 건방지고 뻔뻔한 독자, chococ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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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Read : 2623, IP : 221.155.35.52 2004/09/08 Wed 22:45:17 → 2004/09/09 Thu 09:13:01 |
| 맨우유 |
다른건 다 제쳐두고 정말 임현정님의 recycle life가 딸랑 2회로 끝나리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했던지라 무릎꺽기 당한 기분이에요. 아, 그리고 별의초상을 어디서 구하셨나요. 재주도 좋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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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14 |
| rukaya |
리브로에서 판매한다는 말을 듣고 서점 리브로를 찾아갔건만-_- 인터넷 이야기라는군요. 최소한 교보, 영풍, 리브로 정도에는 갖다 놔야 하는 게 안니가 싶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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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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