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는 vol.1부터 차근차근 보아왔던 것인데, 자리가 잡히는 듯 보이다가도 왠지 어긋나곤 해서 안타깝습니다. 어쩐지 준 동인지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는 불안감도 드는군요. 이제와서 vol. 4를 논한다는 것도 조금 뭣하지만 오랫동안 글이 올라오지 않은 듯 하여 한 번 올려봅니다.(더불어 저는 권신아씨의 일러스트 표지를 굉장히 좋아했기 때문에 바뀐 표지에 대해 조금 불만이었습니다. 오후, 하면 표지 권신아- 로 기억했기 때문인지. 물론 이 표지도 예쁘긴 하지만.)
유시진/ 온- 개인적으로 유시진의 팬이고, 어쩐지 이번 작품은 작가 본인이 굉장히 '즐거워하며' 그리고 있다는 느낌이다. 가끔 흠칫하며 본인 작품들의 오마쥬, 라는 느낌도 들지만 읽어나갈 때마다 역시 웃으며 다음 번에도 봐야지, 하고 생각하게 만드 작품. 온은 페이지도 넉넉하고 이번 호에서 기다리고 있던 '판타지 소설' 안의 내용을 볼 수 있어서 즐거웠다. 아직 본격적인 이야기를 기다려야 할 듯.
권교정/ 마담베리의 살롱- 권교정 식 개그에는 언제나 파안대소하고 만다는. '새턴은 어지러웠다' 는 컷과 '다들 진심같아서 오싹했다' 는 대사에서는 혼자 뒹굴었다. 슬슬 복선도 깔리기 시작하고 새턴과 마일의 관계도 확실히 나와서 즐거워하고 있다. 질질 끌지 않고 맺을 때 맺어가며 자연스럽게 웃기면서 나가는 권교정식 스타일, 굿. 오후에서 뒷이야기를 가장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 '이어질 이야기' 에 대한 기대가 크다.
나예리/ 달에서 온 소년- 대체 무엇인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독자에게 갑작스럽게 터뜨리는 재미를 주고 싶은 거라면 이만해도 충분하니 이제 그만 실체를 드러내라고 말하고 싶다. 애초부터 나예리표 만화를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그리고 스토리 골격 구조를 따지지 않고 그저 옵니버스를 읽듯 읽으면 즐겁기도 하지만) 이제 그만 스토리의 라인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진심으로 생각함. 안 그래도 '긴 호흡으로 연재하는 만화가가 부족한' 잡지 오후에서는 특히 그녀가 아쉽다.
한혜연/ 하마의 크리스마스- 무표정한 얼굴, 나레이션을 기억하는 한혜연의 만화. 오후에 연재하는 한혜연표 단편들은, 한마디로 따뜻한 느낌. 굉장히 정적이다. '개와 어머니' 에 대한 '지금의 어머니' 의 회상은 정말 찡했다는. 계속 오후에서 단편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장편말고 단편을 계속 이런 느낌으로. 내 욕심일까.
김대원/ 몽외몽- 으... 으음. 첫회도 그렇고 이번회도 그렇고... 그다지 읽을 맛이 나지 않는다. 캐릭터 얼굴은 거의 변화무쌍할 정도. 굉장히 아름다웠다고 순식간에 이상해지기도 하고(캐릭터가 적어서 누가 누군지 알아보는데는 지장이 없지만) 스토리 라인도 자연스럽지 못하고 이리저리 쓸려다니는 느낌. 다음 회에도 그다지 보고 싶지 않을 듯. 이번회 최악의 만화.
한승희/ 웰컴 투 리오- 웰컴 투 리오역시 굉장히 정적인 만화.(오후에는 이런 느낌의 만화가 굉장히 많다-_-; 게다가 옴니버스이기까지;) 이번 이야기는 참 좋았다. 역시 따끈한 느낌. 한승희씨 만화는 내 취향은 아니지만 읽으면서 그럭저럭 만족할만한 만화를 매회 그려주어서 기쁘다. 옴니버스 형식이기 때문에 크게 뒷이야기가 궁금하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송채성/ 미스터 레인보우- 정체성과 방황, 고뇌와 오버, 부분적 해피엔딩등이 가끔 억지스럽긴 하지만, 미스터 레인보우는 즐겁게 읽고 있다. 무엇보다도 그 개그컷들이 즐겁다. 송채성씨 만화, 단편은 여기저기서 보았으나 장편의 호흡으로 보는 건 처음이다. 덕구가 어떻게 살아나갈지에 대해서 기대하고 있으나 뭐랄까, 만화 자체에 '무언가 설명해야 할 것을 은근슬쩍 넘어가는' 느낌이 지배적인 것은 어쩔 수 없다. '진지해지고' '웃겨주는' 타이밍은 적절한듯 한데, 글쎄. 읽을 때는 무척 즐겁지만 어쩐지 약간 모자란 느낌.
서문다미/ 원 피플- 가끔 오후를 읽다보면 '준동인지' '야오이' 하는 느낌이 들곤 했는데 원 피플을 읽으면서 그런 이미지가 고착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어찌되었든 원 피플은 야오이인 것이다; 개인적으로 야오이도 마다않는 나는 즐겁게 보았다. 서문다미는 뭐니뭐니해도 역시 즐거운 만화가가 아니던가. 그녀 특유의 그 '웃겨주는' 개그는 오늘도 웃긴다. 마지막 부분은 씁쓸함으로 남지만. 2회로 끝내는 것도 좋았고 주인공의 각 시점으로 쓰여진 것도 좋았다.
석동연/ 말랑말랑- 처음에는 굉장히 싫어했는데 이제는 이 사람의 만화에도 익숙해진듯. 부담없이 읽고 있다. 완전 떡이야, 떡. 과 오뎅은 왕따. 미숫가루 드세요 등등에서는 나도 모르게 웃었다는;
요시나가 후미/ 사랑해야 하는 딸들- 외국 작가에 의지하려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부정적인 평가도 가능하지만, 역시 요시나가 후미는 좋다. 이번 호 뿐만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사랑해야 하는 딸들은 굉장히 감각적이고 좋은 느낌. 항상 가장 먼저 펼치게되는 만화이기도 하다. vol.4의 사랑해야 하는 딸들에서 나온 인물이 무척이나 사랑스러워서 한 번 두 번 계속 반복해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다음 호에도 이런 느낌이길.
이마 이치코/ 백귀야행- 아직도 앞부분의 것을 읽지 못해서 백귀야행은 그냥 쉬어가듯 읽고 있다. 앞부분도 안 읽은 독자로써 뭐라고 말할 입장은 아닌 듯.
오후는 가능성이 있는 잡지이기는 하지만, 긴 호흡으로 연재하는 작가들이 많지 않아 중독성이 부족하다. 유시진, 권교정, 나예리, 송채성 정도가 긴 호흡의 연재이고 다른 작가들은 장편이긴 해도 옵니버스 형식으로 만화를 하기 때문에 끌어당기는 맛이 부족하다. 게다가 만화 각각이 뿜어내는 느낌에서 색이 없이 두리뭉실하여(따뜻하고 좋다, 라는 느낌은 물론 좋은 것이지만 역시 세편 이상의 만화에서 똑같은 맛이 난다면 독자로써는 질릴 수밖에) 다양한 맛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식상하다. 그러나 vol.5도 아마 살 나로써는 글쎄, 조금 더 기다린다는 말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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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Read : 3367, IP : 211.219.178.68 2004/01/23 Fri 08:20:27 → 2004/01/26 Mon 08:32:03 |
| 뉴트린 |
유시진/ 권교정/송채성에 동감. 근데 4호의 `사랑해야 하는 딸들` 좋았나요? 그냥 이런 사람도 있다, 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니까 거부감없이 읽으려고 노력했지만 여자 주인공의 가치관이 영 거북했어요. 2호는 좋았는데.(법학 강사 나왔던 편) 그리고 전 석동연 만화 왕 좋아해요.ㅎㅎ 요4호에서는 떡볶이 5형제에 엄청 웃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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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1/23 |
| 뉴트린 |
아참. 저번에 CGV 홈페이지 가보니까 오후 vol.5를 선착순 300명에게 주는 이벤트를 벌이고 있더군요. 24일까지 신청인데, 제발 되었기를 빌고 있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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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1/23 |
| one |
뉴트린님, 저도 4호의 사랑해야 하는 딸들 영 거북했는데...주위에서는 다들 좋아해서 소외감느꼈어요. ;ㅅ;(;;) 레몬달님, 리뷰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었어요. 개인적으로는 나예리님과 한승희님은....좀....영...;; 만화가로서의 나예리님 어차피 별로 신뢰하지 않지만 차라리 중단편이 나으실듯, 장편은 `길다`라는것만 믿고 한없이 끄시는 느낌입니다. 한승희님은 아예 싫어하는 쪽.(죄송-_-;;) 별달리 독특한 이야기, 깊은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도 아니고 그냥 중간정도 레벨의 이야기를 `좀 따뜻한듯이` 포장해서 내놓는데, 그게 독자층에게는 먹힌다는 점에서... 하긴 소설가든 만화가든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란, 진짜 천재가 아닌이상 어차피 비슷비슷한 이야기, 해 아래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들을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하지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독 한승희님의 그런 점이 제게는 왠지 맞지 않는가 봅니다. 5호는 아직 못보았는데, 신인공모전의 결과가 궁금하네요. 어찌 되었을지... 그림은 좀 못그려도 스토리가 재미있는 신인이 보고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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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1/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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