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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보는 잡지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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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손 수정하기 삭제하기
오후(Owho) 2004 3월호 vol.5
잡지를 사서 본다는 건 나한테는 너무 행복한 일이다.
신간이 나왔다는 걸 알면 무작정 들뜨고 기분이 좋아진다.

새로 나온 오후를 사 볼 생각에, 또 내용물을 다 본 지금도
그저 행복하기만 한 걸 보면,
내가 만화 잡지 보는 걸 정말 좋아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가끔은 그 행복에 못 이겨 이런 것도 쓰고 싶어지는 모양이다. 


표지는 별로다. 너무 순정만화틱한 도깨비도 좀 분위기 없고
섬세하지 못하게 뭉개진 깃발 표현도 거슬렸다. 
부록도 맘에 안들었다. 안쓰는 오후 부록 노트가 쌓여간다....

저기 도깨비가 간다 - 이건 일종의 맛배기인건가, 근데 왜 지난번 맛배기랑은 또 딴 얘기지?
                            이번 맛배기는 분위기도 별로 살지 않아 오히려 전의 것만 못하다.
                            이런 세련된 웨이브 단발머리 제국시대 청년이라니.
                            도깨비가 간다 라는 만화를 연재하긴 하실건가, 아니면 저기 지나가는
                            도깨비처럼 매 호 스쳐 지나가는 맛배기 만화(?)가 모토인가.
                            후자라면 매우 충실하게 실현되고 있음이다.

Welcome to Rio - 계속 낯설지 않은 소재, 낯설지 않은 기승전결, 다소 동화틱한 드라마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번호는 그 테두리 안에서 끌어낼 수 있는 가장 괜찮은
                        한편이었다. 험하고 어려운 세상을 마주하는 등장인물들의 평면적인 성격,
                        다시말해 배경에 비해 너무 두드러지는 구김살없음과 낙천성, 그리고
                        간단한 해피 엔딩이 트집거리라면 트집거리일 수 있겠다.
                        하지만 사람들이 이런 이야길 찾는 건 세파에 찌들어 인생이 고달픈 사람들을
                        보고싶기 때문이 아닐거다. 우리는 그래도 세상이 살만하고 사람들이 즐겁
                        기를 원한다.
                        게다가 이번회는 캐릭터가 희미했던 전편들에 비해 인물의 성격이 살아있어
                        생기있고, 전개도 더 자연스러웠다.

온  -  소설 속의(?) 세계와 현실세계의 기이한 접점, 거기까지는 대사의 홍수라도 재미있을
        만큼 흥미 만점이었다. 헌데 그 연결을 미뤄두자 계속되는 설명은 지루해졌다.
        나단의 심리는 사건의 본질이지만 그의 입장에서 계속되는 일방적인 설명은 그다지 좋은
        전개방법이 아닌 듯 하다. 시간과 공간을 드나들면서 사건의 핵심을 입체적으로 드러낸
        폐쇄자에 비해 온은 전개가 좀 평면적인 감이 있다. 그래서 가끔 나와서 괴롭다, 기분이
        안좋다고 하는 하제경은 전개 상에서 제 역할을 잃게 된다. 다만, 한 입장이다보니
        섬세하고 치밀하다.

마담베리의 살롱 - 이번호는 에필엄마, 에필 숙모의 과거 얘기인데, 좀 더 과거 회상임을
                        표현해 주지, 화면상으로도 과거와 현재가 섞여있고, 무엇보다도 아니
                        왜 에뜨와르는 젊었을 때랑 지금이랑 다른데가 없는건가. 어쨌든 이렇게
                        과거 얘기가 나오니 이게 어떤 구조를 가진 이야기인가가 무척 흥미롭게
                        생각된다. 이등신 왕은 이 이야기에서 어떤 비중을 차지하는 걸까?

몽외몽 - 재미가 없다. 무슨 얘길 하려는지 감도 안잡힌다. 이 여자 왜 이렇게 만사가 괴롭다고
            난리인가? 전개가 정신이 하나도 없어 앞뒤사정이 뭔가 복잡하긴 어지간히 복잡한 거
            같은데 여주인공의 성격 하나도 파악할 수가 없다. 산만한 화면 연출은 어수선한 전개에
            일조해서 읽을 맘을 떨어뜨리고, 그럴듯한 분위기 연출마저 실패하고 있다.
            난 이번호 오후 최악의 만화로 이걸 꼽겠다.

말랑말랑 - 역시 나으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깜찍한 개그를 보여주시는 석동연씨.
              것도 모자라 귀여운 인상의 미모꺼정! 얼토당토, 토깽보단 작품 편차가 조금 있지만
              가래떡군이 너무 귀엽다.(가래떡군 너무 부지런해요...)

never say never - 예고로 나왔던 게 아니라 다른 게 실렸다. 뭐 별로 기대 안해서 상관은
                        없지만-어차피 둘 다 야오이니까, 대강대강 그린 티나는 원고와 예전보다
                        안이쁜 캐릭터 얼굴은 좀 불만이다. 배경은 거의 톤을 사용한 거 같은데,
                        그래도 일어는 좀 너무하지 않소....;;
                        야오이 만화로서 경쾌하고 나쁘지 않았지만 까마귀 세바스찬 때의 상큼함이
                        아쉽다. 심혜진씨는 이제 정말 그냥그런 야오이 작가가 되는걸까?   
                       
시안의 오후 - 중간에 뚝 잘려서 뭐라고 말할 수가 없다. 

앨리스 - 윙크 공모전이었다면 그런가보다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연의 아픔이 제대로 표현
            되지도, 새로운 인연을 찾는 참신한 과정도, 환상과 현실의 개연성도 제대로 설득시키지
            못한 이런 당선작이라니, 좀 그렇다. 그렇다고 깔끔한 그림체로 환상을 매력적으로
            표현했다고도 할 수 없을 거 같은데.
           
Mr. rainbow - 3호에서 보여준 저력은 어디가고, 어찌 이리 아쉬운 모습만 보여주시는지.
                  이건 낯선 설정도 아닌데 이렇게 감흥없이 풀으셔도 되는감...
                  둘이 이번엔 진짜 친구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던가, 아님 놀라고 당황하는 친구의
                  마음을 좀 표현해 주든가. 심리 표현이 살아있는 섬세한 전개와 캐릭터의 표정
                  연기가 아쉬웠다. 게다가 이번엔 개그마저 없다. 끙...

데이지 - 오랜만에 보는 이소씨의 만화. 예전의 섬세한 그림도 예뻤지만 지금의 독특한
            투박함도 매력적이다. 약간 날린 듯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별 굴곡 없는 얘기지만 어딘가 따뜻하고 예쁘다. 다음호에도 볼 수 있다니 좋다.

bitter cynical 4cut - 나쁘진 않다. 재밌는 건 재밌다. 하지만 4컷에 부담스러운 그림체다.
                                                   
달에서 온 소년 - 가련한 미소녀의 가슴아픈 과거사. 흐윽, 안나 이런 슬픈 유년기가.
                      페이지는 여전히 적고, 여전히 뜬금없고, 이야기의 행방을 알 수 없지만
                      이 정도 재미를 유지할 수 있는 것도 나예리씨이기 때문이 아닐까?
                      옛날얘기만 나온 이번호가 답답하다면 답답할 수도 있지만
                      안나에 콩깍지가 씌인 나는 느므 좋다~  도대체! 우리 안나가 능구렁이같은
                      아론보다 뭐가 못해서 이런 수모를 받는 것인가! 찬섭이도 감점이다.
                      그건 그렇고, 제발 페이지 좀 늘려 주쇼~

백귀야행 - 백귀야행은 오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는 것 같지만 읽어보면 늘 자기
              페이스를 유지한다. 하지만 그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건 단행본으로 보는 게 더
              재밌다고 생각한다. 근데 리쓰, 정말로 즈카사를?

사랑해야 하는 딸들 - 드라마 하면 맨날 나쁜애가 착한 애 괴롭히고, 왕자님은 착한애를 무조건 좋아
                            하는 그런 게 생각나지만, 이런 것이야 말로 진정한 드라마일 것이다.
                            아아 감동이다. 이건 드라마로 안만드나? 연말 시상식 감일텐데.
                            어릴 적 꿈처럼 되지 않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마음먹은 것을 지켜나가는 게
                            쉽지 않음을, 그래도 항상 인생에서 희망은 밀려나기만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어쩌면 이렇게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걸까.
                            간단하고 단순하면서도 필요한 만큼 다 설명하고 있는 전개는
                            완성된 수준의 그것이다.
Comment : 9,  Read : 4243,  IP : 211.189.244.159
2004/01/24 Sat 22:46:13 → 2004/01/24 Sat 23:31:03
이치코 

저는 이번호 `저기 도깨비가 간다`가 저번호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수채만화적인 느낌이 강해서 보기 편했거든요. 내용도 저번호와 이어지는 주인공이 나오는것 같았구요. 다음호를 봐야 알겠지만 이어지지 않아도 상관없을만큼 완결적이구요. 정식연재는 아니라고 저번호에 언급하셨는데 속사정이야 오후측과 작가만 알겠구나싶어서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몽외몽감상에는 저도 올인이네요.; 말랑말랑은 점점 재미없어지더군요. 공모전 당선작은...실망이었습니다.- -;

2004/01/25
pinksoju 

작가 이진경이 쓸데없이 필명을 쓴 것 자체에서 일단 도깨비가 간다에 왕창 감점하겠습니다..-_-;; 쳇.. 그림은 어째...컴으로 옮기면서 전보다 얕아진게 과도기적 느낌도 없는 건 아니지요..쳇...정식연재까지는 바라지는 않아도 페이지를 좀 늘려달란 말입니다...ㅠㅠ
공모전 당선작은 앞으로는 좀 나아지길 바래야죠..과거 나인의 신인공모전때의 작품 질들을 생각하면 사실 지금의 오후의 상태를 반영하는 것 같아서 좀 안타까웠습니다.
리뷰 잘 읽었습니다..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2004/01/25
K2 

표지그림은 비형랑이라고 써있어요. 비형랑은 인간과 귀신이 낳은 사람이지 도깨비가 아니구요.(비형랑은 도깨비들을 부리는 자.) 순정만화틱한 도깨비가 싫다니...이진경의 그림이 순정만화같다는 말도 적당하지않지만 도깨비는 우락부락할거라는 생각도 편견같네요. 저는 맛배기원고라도 있어서 고맙던데요.(중절모시대는 딱 취향!). 공모전은 당선작보다 후보작의 그림이 더 좋든데 오후 편집부의 취향이라면 실망이죠...비쥬작가라도 뽑자는 심정이었을까요? 그신인작가분이 볼까봐 오후사이트에는 불평도 못한다는....

2004/01/26

에... 세나클에서 몽외몽의 전편격이던 단편을 읽었기 때문인지 그닥 이해하기 어렵다던가...하는 생각을 못했기에 좀 의외. 김대원님 최근 그림이 미형 쪽으로 변하는 것에 아쉽던 차라서 못난이(;) 향소저가 무지 반가왔고, 특히 마지막 노래를 부르던 때의 클로즈업에 감동.T^T 그외, 마담 베리는 새턴이 안나와 실망, 온은 현실이 거의 배제된 진행에 불안, 도깨비는 장편이었다면! 하고 훌쩍훌쩍... ^^

2004/01/26
뉴트린 

온의 경우 원래 숨가쁘게 사건 위주로 진행되는 이야기가 아닌 편안하게 주인공의 마음을 따라가는 이야기를 의도하고 있어요. 시진님 왈 `감성 심리 일상물` ^^; 1-2회에서 이미 독자가 앞으로의 전개를 예상하도록 해놓았기 때문에, 나단의 심리에 집중을 하며 읽을 수 있지요. 전 좋았는데 좀 지루하단 분도 있군요.

2004/01/27
레낭 

c님의 의견에 공감. 저는 몽외몽 보고 가슴이 뭉클 했는걸요. 하지만 세나클의 단편을 어떤 형태로든 보여주어야 더 많은 분들이 공감할 듯합니다. 당연히 단행본에는 실리겠지만... 저기 도깨비가 간다의 그림은 그 전의 그림체보다 훨씬 대중성을 머금은 듯한 것이었지만, 대중성을 조금 머금었다 해도 그것이 질의 저하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좋았습니다. 저런 시도도 괜찮네라는 생각이. 요시나가 후미작가는... ... 이번이야기가 최고로 좋았던 것 같네요. 저도 모르게 눈물이 뚝 흘러나온 여성을 위한 드라마. 다른 작품은 충분히 검토를 해보지 않아서 뭐라 할 수 없지만, 사 볼만한 가치는 유지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뭔가 혁신적인 것이 나오지 않는다면, 언젠가 고인물은 썩겠죠. (그렇다 해도, 한참 후의 일이겠지만요.) 멀지 않은 미래에 편집부가, 만화가분들이 뭔가 하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04/02/01

레낭님, `고인물은 썩겠죠. 한참후의 일`이라 했지만 전 이미 썩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데요. 개별 작품에 대한 애정치와 각 작가들에 가지는 애정도에 비해, 전에도 오후에 대한 이야길 할 때 수없이 말했듯 잡지로서의 `오후`는 점차 기대 이하가 되어가고 있으니까요. 편집부에선 그에 대한 고민도 없는 것 같고, 그러니 변화도 없을 것 같고... 뭐, 편집부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이 잡지를 만드는지 알 수 없으니 어디까지나 추측이지만(추측만으로 이런 암울한 글 남기면 안되지만;;). `오후`에 기대를 더이상 갖느니 새로운 잡지와 작가들이 등장할 토대를 만드는 일에 조금이라도 보태는 게 좋겠단 생각이 들어요....그게 어떤 일인지야 개개인의 고민과 행동에 따르겠지만. -__-

2004/02/01
one 

아직 5호밖에 안됐는데 썩어서 버려지게 됐다니 굉장하네요; (하긴 창간된지 벌써 1년이나 되어가는군요...10년동안 갖은 칭찬과 욕을 먹으면서도 지금까지 멋지게 버텨준 윙크만세) 오후에 대한 기대는 더이상은 포기하고 새로운 잡지와 작가들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아예 독자들이 돈모아 잡지하나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고민하는 기자, 치열한 작가, 열렬한 독자들의, 3요소를 만족시키는...이때까지 차마 아무도 만들 생각 못 했던 전혀 새로운 잡지를...-_-

2004/02/02
어쩔 수 

일반 독자로 느끼기에 오후의 가장 큰 문제는 나오기 전에 사봐야지.. 하면서 두근거리며 기다리는 마음이 들질 않는다는 겁니다.

2004/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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