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유의 검은 리본입니다. 현재 시각으로 21:00 분을 전후해서 MBC 쪽으로 사과 요청 항의서를 보냈습니다. 과연 MBC 쪽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확신할 순 없지만, 만약 그쪽과 만화인들 서로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그에 맞서 싸워나가야 할 것입니다.
여기 항의서 전문을 게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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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의서] MBC와 !느낌표 측의 사과를 요구합니다!
우리는 청소년보호법과 만화대여체제에 반대하는 만화단체 '자유의 검은 리본(http://cafe.daum.net/BRFF, 약칭 자검댕)'입니다. 만화를 사랑하는 2184 명의 회원들(2002년 4월 26일 현재)이 함께 하는 자검댕은 표현의 자유를 구속하는 청소년보호법, 한국만화계를 절망으로 몰아넣는 만화대여체제 등에 반대하는 각종 온라인 및 오프라인 활동과, 만화라는 문화매체가 정당한 평가를 받도록 하기 위한 운동들을 꾸준히 전개해 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4월 20일 토요일에 방영된 !느낌표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코너에서 만화를 비하하는 내용이 있었음을 우리는 보았습니다. 우리들은 이에 대한 MBC와 !느낌표 측의 사과와 해명을 요구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방송에서 만화를 비하의 대상으로 삼은 것입니다. 지난 20일자 방영분(책의 날 특집)에서 '책책책...' 코너의 두 MC 김용만 씨와 유재석 씨가 거리에 있는 시민들을 붙잡고 '책을 읽느냐, 읽는다면 무엇을 얼마나 읽느냐' 하는 질문을 하는 것으로 진행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폭소명장면'이란 이름으로 편집된 이 장면들 중에서 한 시민이 만화책 이름을 거론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런 그의 행동을 가지고 두 MC들은 그를 조롱하는 말을 서슴지 않았고, 화면 안에는 만화책을 본다는 것을(필요 이상으로 희화화 하여) 강조하는 자막과 그 사람을 비웃는 듯한 관객 웃음소리가 삽입되었으며, 그 화면을 웃기는 장면으로 만들기 위한 배경음악이 흘렀습니다. 그 뿐 아니라 폭소명장면 이후의 장면에서는 게스트로 출연한 듯한 한 시민이 만화책을 가져왔다며 자랑스럽게 보여주는 것 역시 조롱하는 시선으로 잡아내고 있었습니다.
'책책책...' 코너를 통해 시청자들로 하여금 책을 읽도록 유도한다는 취지는 충분히 이해가 가는 바입니다. 하지만 만화는 도서가 아닌가요? <괭이부리말 아이들>, <봉순이 언니>,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등의 책들만이 도서로서 인정받을 수 있고 만화책은 안 되는 건가요? 만화가 주는 교훈과 상상력을 간과한 채, 그리고 한국에서 만화라는 매체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을 무시한 채, 그렇게 쉽게 만화를 깎아내릴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방송은 시청자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동시에 그들로 하여금 일정한 관념과 행동을 유발시킵니다. 그러므로 방송은 공적 책임을 지는 것이며 언제나 최대한의 공정성을 유지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역할과 책임이 있는 방송이 만화를 가지고서 함부로 비하함은 결국 '만화는 유치하고 저속한 것'이라는 그릇된 인식을 더욱 확산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이는 명백한 잘못임을 지적하는 바입니다.
둘째, !느낌표는 시청자에게 재미를 준다는 의도로 만화 비하를 이용했습니다. !느낌표가 쇼.오락 프로그램인 이상,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준다는 것은 그 프로그램 본래의 목적일 것입니다. 우리가 분개하는 바는 프로그램 본래의 목적에 있지 않습니다. 바로 만화를 비하의 대상으로 삼음으로써 얄팍한 웃음만을 선사하려는 제작진의 의도가 몹시도 괘씸한 까닭입니다. 값싼 억지웃음으로 시청자들을 웃기려는 작태도 작태지만, 만화를 가지고 그 희생으로 삼음은 여러 만화인들이 분개하도록 만들기에 충분합니다. 이로 인해 만화의 가치는 더더욱 떨어졌으며, !느낌표는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들, 더 나은 창작을 위해 골몰하는 만화가 등 만화인 모두를 저급한 인간으로 몰아버렸습니다.
만화(여기서는 만화책에 한정짓습니다)는 일반도서와 함께 음반,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과 마찬가지로 엄연한 하나의 문화매체입니다. 작가의 상상력, 사상 등이 고루 녹아있는 창작품이기도 하지요. 어느 매체건, 어느 창작물이건 간에 우수한 작품이 있는가 하면 저급한 졸작도 있기 마련입니다. 그것은 일반도서나 음반이나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모두에 해당됩니다. 그런데 어째서 유독 만화만이 저급하다는 평가를 들어야 할까요. 만화 중에 열등한 것들이 있다고 해서 그것만이 전부인 양 간주되는 것은 너무도 부당한 일입니다. 물론 만화도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기에 판매가 중시되고, 또한 그러기에 대중적인 재미를 간과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만화를 가지고 그저 심심풀이용으로 간주하고 비웃는다면 이 쇼.오락 프로그램은 또 무엇인가요. 더욱이 만화는 여러 영상매체의 밑바탕이 되는 것입니다. 이미 숱한 드라마, 영화 등의 소재로 활용되었고, 그러한 움직임은 비단 우리나라 뿐 아니라 해외 각국의 창작에서 매우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모방과 표절 시비 등으로 얼룩진 방송계에서 만화의 창조성을 무시한 채 함부로 비하함은 결국 누워서 침뱉기인 것입니다. 또한 만화는 무한한 산업적 가치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한 각종 영상매체로의 이전은 만화가 지니는 포용성을 대변하며, 또한 방송에서 그렇게 떠들어대는 캐릭터 상품의 효과는 두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미 우리나라 이외의 해외 여러 나라들-유럽, 일본 등-에서는 그 영향력이 인정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유독 이 나라에서만 괄시를 받아야만 하는 것일까요.
이번 항의는 비단 MBC와 !느낌표 측에게만 보내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해결해 가려는 것은 바로 만화에 대한 우리 사회의 그릇된 편견, 아직도 잔재해 있는 "만화는 유치하고 저속하다" 라는 인식 그 자체입니다. 우리는 만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강조하고 더욱 확대케 했던 '책책책...' 코너와 !느낌표 측을 규탄하는 동시에 만화에 대한 그릇된 인식이 반드시 바뀌어야함을 밝히는 바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인식의 저변에는 만화대여체제와 부당한 청소년보호법이 있다는 것 역시 밝힙니다. 우리 자검댕은 MBC, 그리고 !느낌표 측의 반성과 해명을 요구하는 바입니다. 또한 시청자들에게 공적 책임을 지고 있는 방송사로서의 역할을 다시 세울 것 또한 요구합니다.
이에 우리는 MBC가 !느낌표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코너에서 만화를 비하하는 행위를 했던 것을 정식으로 사과하는 내용을 방송하길 요구하는 바입니다. 또한, !느낌표의 '책책책...' 코너가 만화책도 훌륭한 문화매체이며 그 중에서도 시청자들에게 권장할 만한 도서가 있음을 인정하고, 앞으로는 만화책 중에서도 양서라 할수 있는 것들을 소개해줄 수 있는 열린 사고를 가진 코너, 프로그램이 되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MBC와 !느낌표 제작진 및 출연진 전원은 만화를 저급 문화로 하락시키는 작태를 반성하고 즉각 사과하라!
만화도 훌륭한 문화매체가 될 수 있음을 인정하라!
2002. 4. 26
자유의 검은 리본(http://cafe.daum.net/BR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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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 936, IP : 211.49.27.129 2002/04/28 Sun 13:54: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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