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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마니’ 애장판 하드커버로 재출간한 유시진
[조선일보] 2002-08-07 () 35면 1184자 
‘마니’ 애장판 하드커버로 재출간한 유시진 ;“싸구려 대접받는 게 싫었죠” 
“험하게 얘기하는 것 같지만, 기본적으로 너무 싸구려 대접을 받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워요.
3000원짜리 책 사는 것도 아까워서 300원 내고 대여점에서 빌려 보잖아요.
전 단행본의 고가화 전략도 한 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서점에서 좀 사보셨으면 좋겠어요.
유시진(31)의 초기작 ‘마니(摩尼)’(전 2권·시공사·각 9000원)가 하드커버 장정의 ‘애장(愛藏)판’ 형식으로 복간됐다.
‘마니’는 신라시대 처용설화와 지금·이곳의 일상을 접목시킨 팬터지적 상상력으로, 기존 순정만화의 영토를 한층 더 확장시켰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
작가 특유의 차갑고 냉소적인 대사와 감정묘사로 만화 독자들 사이에서 ‘유시진 교(敎)’의 서막을 알렸던 초기작이다.
서울대 서양사학과 89학번으로 역사학도를 포기하고 만화가의 길을 선택한 그는 개인의 내밀한 세계를 섬세하고 튼실하게 그려낸 작품들을 발표했다.
사람 만나기를 극도로 꺼려하는 성격인 데다 자신의 작품 복간을 계기로 말문을 열었다는 점 때문에 쑥스러워 하기는 했지만, 그는 단호했다.
“요즘의 만화계는 제 정신이 아닌 상황”이라는 것이다.
출판사마다 일본만화 수입 비중을 늘리고, “돈 된다”는 아동물과 청소년용 학원물에만 “우~ 몰려다니고”, 성인들도 공감하며 볼 수 있었던 극소수 몇몇 잡지들은 적자를 이유로 폐간됐다.
그 와중에 작가의 슬럼프도 계속됐다.
작년 10월 이후 독자들은 그의 작품을 볼 수 없었다.
대표작 ‘쿨핫’은 6권에서 중단된 상태이고, ‘신명기’의 재개 소식도 들리지 않았다.
그는 “한편으로는 개인적인 이유로, 또 한편으로는 구조적인 이유로 작품 하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구태여 공을 들이지 않아도 되는 부분에 쓸데없이 힘을 들이는 작업 스타일”은 스스로를 쉽게 지치게 했고, “그래도 만화판에서 10년 가까이 작가 생활을 했는데도 남은 건 별로 없는 현실”도 그를 허탈하게 했다.
아직 완전히 회복한 것은 아니지만, 그는 이번 ‘마니’의 복간 작업을 통해 “에너지를 좀 끌어모았다”고 했다.
다음주 중 출간되는 잡지 ‘윙크’에 거의 1년 만에 새 단편을 실었고, 앞으로도 몇 편의 단편을 통해 본격적인 ‘워밍 업’을 할 예정이다.
물론 청소년용 학원물과는 거리가 멀다.
작가는 “문화는 기본적으로 밸런스가 맞아야 하는 것”이라며 “당장 돈이 된다고 한 쪽으로만 몰리면 몇 년 뒤에는 도대체 어떻게 되겠냐”고 반문했다.
/어수웅기자 jan10@chosun.com

Comment : 6,  Read : 1443,  IP : 202.30.98.31
2002/08/08 Thu 10:01:23 → 2002/11/05 Tue 02:05:21
까미 

으아..오늘 서점에서 마니 애장판 보구 눈물을...두권으로 나왔는데 유시진님 인터뷰도 있고 화보도 들어있고, 외전도 포함되어 있데요...예전에 단행본사서 보고 또 보고했는데..애장판 넘 멋지구리하게 나왔답니다...쿨럭...아무래도 살것 같아요~ ].[

2002/08/08
chocochip 

어이구, 조선일보...답다, 다워, 저 놈의 학벌밝힘증. -_-+ 만화가 중엔 이런 학벌도 있다, 라는 신기하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밖엔 생각되지 않는 우쭐거리는 듯한 기사라니- (삐딱삐딱) 유시진이란 작가가 만화계에 대해 열변을 토한 것을 반도 옮기지 못한 기사라는 느낌이 팍팍 드는 군요. (테이프에 녹음한 인터뷰라면 전문을 따로 수록해주면 좋겠다...)

2002/08/08
capcold 

...라고 해도, 가끔은 전략적으로(물론 조선일보가 그렇게 전략적으로 사고했다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학벌을 강조해줘야할 필요도 있습니다. 한국에서, 유능한 인재들을 어떤 `계`로 끌어들이기 위한 유용한 수단이니까요...훗(자조의 웃음).

2002/08/09
ash 

참 반가운 소식이네요. 유시진씨의 활동 재개(?) 소식도 반갑고. 만화를 질 좋은 장정으로 본다는 게 참 드문 일이니.. 이번 기회에 좋은 작품들이 많이 애장본으로 나왔으면 싶네요. 김혜린님, 김진님, 강경옥님.... 들의 작품들도 하드 커버 애장본으로 나오면 팬들은 살텐데... 인터뷰나 화보 등도 충실하게 해서.
(꼭 애장본이 아니더라도 책을 제발 좀 질 좋게 만들었으면=_=
바램만으로 될 일은 아니지만)

2002/08/09
chocochip 

유시진이란 작가가 댕기에 뽑히고 독자들의 주목을 받았을 무렵에 잡지에서 그의 학벌을 굳이 인터뷰나 소개글에서 밝혔던 것이 전략적인 느낌은 있었지요. 하지만 이후로도 툭하면 그 학벌을 언급하는 것은, 작가가 원치 않은(원치 않았다고 생각되는) 내세움 외엔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전에도 `작가의 학벌까진 따라가주지 못하겠다`는 글이 어딘가에 올라왔었던 걸 기억하고 있고요. 모르는 사람에겐 정말로 작가가 학벌로 우쭐거리기라도 했던 것 같은 인상을 주니 짜증스럽기도 하고) 음...개인적으론 유능한 인재들을 어떤 `계`로 끌어들이기 위한 유용한 수단은 역시 `돈`이 최고! 라는 생각. 지금처럼 잡지들이 연속적으로 휴간(이라 쓰고 폐간이라 읽는)되고 작가들의 연재 중단이 이어지고, 박한 고료나 박한 부수나 판매 저조등이 실질적으로 늘어나면 실력있는 사람, 그 실력 돈 많이 받을 수 있는 다른 일로 투자하는 게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너무 뻔한 이야길 길게 썼군요;)

2002/08/09

유시진에 대해 툭하면 학벌이 그러니 그런 작품을 그리지..라는 식의 언급은 볼수록 참 질리더군요. 유시진 스타일을 좋아하는 측이나 싫어하는 측이나..많은 경우에 엘리트적 풍미가 좋다는 둥 싫다는 둥 하면서 예의 학벌을 전제로 두는 언급들. 작가의 배경이 작품에 미치는 영향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그런 관심 중 절반이라도 유시진 작품 그 자체 쪽으로 돌려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2002/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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