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2002-08-02 3396자
애니메이션 O.S.T 흥행 5파전
■ 릴로 & 스티치 ■
6살 릴로와 지구에 떨어진 외계 생명체 스티치의 사진을 박아놓은 듯한 앨범 재킷 안에 숨어 있는 사람은 60,70년대의 엘비스 프레슬리다. 작품 안에서 릴로와 스티치가 우정을 쌓게 되는 중요한 모티브인 엘비스의 음악 다섯 곡이 푸근함과 흥겨움을 전해준다. 여기에 현대의 Wynonna, The A-Teens의‘Burning Love’‘Can't HelpFalling In Love With You’의 리메이크 곡은 신구의 조화를 들려준다. 하지만 이 앨범의 백미는 역시 두 곡의 하와이 전통 음악. 훌라 음악 전문가들이 만든 이 음악들은 작품의 분위기를 확실히 전해준다. 하와이 전통 악기가 어울린 어린이 합창단의 목소리는 시원한 바닷가를 보는 듯하다.
[추천곡] #1. Hawaiian Roller Coaster Ride : 하와이 말로 시작하는신나는 리듬의 이 곡은 주인공들이 서핑하는 장면에서 나온다. 흥겹고 밝은 곡의 분위기는 작품 전체의 인상을 전달한다. [이럴 때] 해변의 파라솔 아래에 누워 눈을 감고 들어보자. [주의사항] 새로운 애니메이션 음악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겠다. 총 12곡 중 반 이상이 이미 귀에 익은 엘비스의 곡이다. 추억에 젖고 싶은 사람에게는 좋지만 신선함은 약간 부족하다. [제조원] 월트디즈니
■ 아이스에이지 ■
‘슈렉’이 가지고 있던 애니메이션 흥행의 최고 기록을 깨버리며 화제를 모은 이 작품은‘캐릭터 애니메이션’이라고 칭할 수 있다. 주인공인 맘모스 매니, 나무늘보 시드, 호랑이 디에고는 각기 다른 성격으로 극을 이끄는데, 앨범에도 이들의 재미있는 특성을 표현한 스코어가 담겨 있어 극의 재미를 전달한다. 전문적인 영화 스코어 작곡가보다는 적재 적소에 좋은 음악을 가려쓸줄 아는 음악 감독으로 유명한 데이빗 뉴먼이 총 책임을 맡았다. 오케스트라의 음악을 들으면 화면 전체가 거대한 얼음 덩어리로 포장돼시원스러웠던 영화의 느낌을 전달받을 수 있다.
[추천곡] #6. Fighting Over The Melons : 먹을것을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을 스릴 있고 재미있는 멜로디로 표현했다. 떠버리 시드의 황당 액션이 담긴 익살스런 음악. [이럴 때] 아침에 들으면 생활 에너지 완벽 충전! [주의사항] 데이빗 뉴먼에 의한 13개 트랙의 곡에는 눈에 띄는 유명한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인기 가수의 목소리보다는 작품에 충실한 음악이 듣고 싶은 사람들에게 알맞은 앨범이다. [제조원] 20세기 폭스
■ 어머! 물고기가 됐어요 ■
아이들이 약을 먹고 갑자기 물고기가 된다는 설정은 예전에 만났던 동화처럼 친근하다. 오랜만에 만나는 이 유럽 애니메이션은 O.S.T에서도 할리우드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사운드를 들려준다. 작품의 배경인 바다와 어울리는 시원한 유로 댄스곡은 기본. 여기에 스웨덴, 독일, 스페인, 프랑스, 덴마크 등 다양한 나라의 가수들이 참여해, 평소에 자주 듣기 어려웠던 최신 유행 유럽 음악을 선사한다. 마치 유럽 가수들을 한데 모은 컴필레이션 음악이라고 해도 손색이없을 정도다. 이 작품은 이례적으로 더빙 버전만 개봉한다. 장나라의 귀여운 목소리도 좋지만, 애니메이션을 통해 유럽을 느끼고 싶다면 이 앨범이 도움을 줄 수 있을 듯.
[추천곡] #8. Close Your Eyes : 애니메이션 분위기와는 거리가 있지만, 빠뜨리샤 까스의 그윽한 목소리, 코러 스와 스트링 연주의 웅장함은 너무도 매력적이다. [이럴 때] 확실한 기분전환을 위한 후회 없는 선택! [주의사항] 노래 잘 하는 유럽의 젊은 팝 가수들을 만나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다. 하지만 오리지널 스코어가 턱없이 부족하다. 애니메이션에서 느꼈던 고유의 재미를 기대하고 들었다가는 실망할 수도 있다. [제조원] 덴마크 A-Film Aps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히사이시조의 완벽 콤비가 만났으니, 그 둘의 이름만으로도 음악에 믿음이 가는 것이 사실. 여기에 작품의 스토리를 연상시키는 20곡의 제목은 감동에 휩싸여 극장을 나서는 사람들을 유혹한다. 뉴재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곡들은 작품의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잘 나타낸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랬던 것처럼, 음악은 절대 튀지 않는다. 웃음을 주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작품처럼 음악 또한 밝으면서도 어둡다. 또한 작품의 역동성과‘센과 치히로’가 느꼈을 법한 마음이 잘 묘사되어 있다. 주요 장면들을 연상시키는 영상미와 음악만이 줄 수 있는웅장한 서정미가 동시에 느껴져 히사이시의 내공을 가늠케 한다.
[추천곡] #6. 보일러 벌레 : 앙증맞은 숯검댕이 보일러 벌레들의 일사분란 하고 귀여운 모습을 오보에, 클라리넷, 피아노 등을 이용해 멋지게 표현했다. [이럴 때] 비 오는 날, 방에서 누워 책을 볼 때 들으면 제격. [주의사항] 클래식 음악에 거부감 없는 사람에게 권한다. 일본에서 발매된 앨범에는 보컬곡이 들어 있지만,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빠졌다. 20개의 연주곡이 계속되다 보니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자칫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다. [제조원] 지브리
■ 스피릿 ■
작품성과 대중성을 섭렵할 줄 아는 한스 짐머와 관록의 록 가수 브라이언 아담스가 함께 작업한 음악은 광활한서부의 대지와 자유분방한 스피릿을 여유롭게 표현하고 있다. 특히 이 작품은 여타 동물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등장하는 사람들을 제외 하고는 주인공 스피릿은 물론 모든 동물들이 전혀 말을 하지 않는다. 때문에 작품 중간에 나오는 보컬 곡은 바로 스피릿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브라이언 아담스의 거친 허스키 보이스는 드넓은 벌판을 연상시키며 작품의 전체적인 배경과 닿아 있다. 여기에 한스 짐머의 화면을 아우르는오리지널 스코어는 녹슬지 않은 그의 기량을 들려준다. 멜로디 사이로 담긴 자연이 보인다.
[추천곡] #4. Get Off My Back : 파워풀한 브라이언 아담스의 보이스컬러와 강렬한 록 사운드가 살아 있는 곡. 누구도 등에 태우지 않겠다는 스피릿의 힘찬 움직임이 눈앞에 선하다. [이럴 때] 창문을 열고 바람을 맞으며 드라이브 할 때 좋을 듯. [주의사항] 이 앨범에는 철저히 성인 취향의 음악이 담겨 있다. 참여한 브라이언 아담스나 사라 맥라클란이 전하는 노련함과 분위기는 매우 어른스럽다. 애니메이션 음악이라고 해서 무조건 아이들에게 선물하는 것은 금물. [제조원] 드림웍스
<박은경 기자 gorgeoustar@mk.co.kr> <CITYLIFE 제4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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