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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 다이 에 관한…
* <윙크> 2000년 9월 1일자 pp.263-264에 실린 글입니다.

얼마 전 중앙일보 문화부 기자로 신분을 밝힌 최재희씨는 저에게 전화취재를 부탁했습니다.
현재 (주)서울문화사 '윙크'지에 연재 중인 'Let 다이'에 관한 것이었기에, 저는 여느 인터
뷰와는 다른 분명한 태도를 보이고 응했습니다. 이 작품은 예전에 심의지적을 받았습니다.
그 당시 만화계 현실에 그런 일은 너무나 흔한 일이었기에 특별히 논란이 된 적은 없었습니
다.
작가 양심과 냉혹한 심의의 잣대 속에 저는 작품의 품위와 완성도를 위해 양심을 택했고,
그것은 제 작품을 아끼는 많은 독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용기였습니다.
수정을 요구하는 심의실에 불복하고 제 의도대로 수정없이 책을 냈고, 그 결과 '18세 미만
구독 불가'가 찍힌 붉은 딱지를 달고 책은 나올 수 있었습니다(참고로, 4년 전과 지금의 심
의기준은 당연히 다르기 때문에 이번에 약간의 수정을 통해 'Let 다이'를 낼 수 있었습니
다.)
멀쩡한 작품에 '18세 미만 구독 불가' 딱지를 붙이면서까지 작품의 훼손을 막았던 저는 한
치의 양보없이 작가 양심을 지켜왔습니다.
먼저 간행된 '풀 하우스' 완결을 위해 'Let 다이'를 미룬 후… 다시 진행된 'Let 다이'엔
퇴색되지 않은 저의 애정을 쏟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日本 동성애 만화를 잘 보지 않던 저에게 '야오이' 류란 일본식 편의상 분류는
가당치 않으며, 'Let 다이'는 존재하지만 소수이고 소외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감정에 관
한 이야기입니다. 여기엔 자식만 바라보는 우리 어머니도, 야심찬 아버지와 상처투성이지만
낙천적인 우리 이웃도 등장합니다.
현실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Œ은 사람들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최재희 씨와 인터뷰를 마친 후, 중앙일보 8월 6일자엔 소설보다 재미있는 인터뷰 기사가 실
렸습니다. 그 기사의 전문(全文)은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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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Let 다이' 출간 논란일 듯] - 최재희 기자

청소년 동성애와 과다한 폭력 묘사 등으로 논란을 빚은 끝에 연재 중단 등 파문을 일으켰던
만화 'Let 다이' 1, 2권(서울문화사)이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풀 하우스' '비를 본 적이 있나요' 등의 중견 여작가 원수연(39)씨가 만든 이 만화는 4년
전 1권이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의 미성년자 구독 불가 판정 속에 대원문화사에서 출간됐다
가 이번에 전연령층 구독가로 새 출판사에서 1, 2권이 함께 나온 것.

그러나 1권에서 문제가 됐던 10대 남학생들의 동성애와 강간.폭력 부분들이 새로 발간된 책
에도 고스란히 실려 있어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Let 다이' 는 작가 원씨가 1993년 청소년 만화 잡지 '이슈' 창간과 함께 연재를 시작했다.

그러나 10대 동성애와 폭력적인 장면들이 심의에 계속 지적되는 등 문제가 됐고, 작가가 스
스로 연재를 중단했다가 지난 3월부터 성인용 잡지 '윙크'에 다시 게재를 시작했다.

이번에 발간된 1, 2권은 93년 연재분부터 최근 연재분까지 모은 것이다. 평범한 남학생인
주인공 제희는 우연히 깡패들로부터 윤은이라는 소녀를 구해준다.

깡패들의 '짱' 인 다이는 이 사건을 계기로 제희를 알게 된 뒤 노골적으로 '애정' 을 표현
하고, 제희는 거듭 폭행을 당하면서 오히려 다이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게 된다는 이야기다.

"내가 다이를 알기 전까진 나는 그저 화이트데이에 여자친구를 위해 흰 장미를 사는 그런
평범한 아이였다" 는 게 제희의 독백이다. 이 와중에 제희의 여자친구 은형이 다이패의 소
굴에 들어갔다가 강간을 당하는 등 폭력적인 장면들이 거듭된다.

현재 '윙크' 에는 제희와 다이의 팽팽한 긴장 관계와 충격으로 문제아가 되는 은형의 모습
등이 그려지고 있다.

작가 원씨는 "학원폭력의 심각성을 그리고 싶었다" 고 창작 의도를 밝혔으며 "일본의 '야오
이' 류 만화는 본 적도 없다" 고 말했다.

'야오이' 란 일본의 일부 여성 만화 매니어들이 즐겨보는 남성 동성애 소재 만화.

그러나 일정한 작품성을 갖췄다는 측면에서 노골적인 표현이 주가 되는 야오이와 차별화된
다 하더라도 작품의 기본 구도가 10대 남학생들의 동성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최소한 선정적인 소재주의가 아니냐는 논란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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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문하고 싶습니다. 이번엔 제가 최재희 씨를 인터뷰하고자 합니다.
제가 'Let 다이'가 심의 등의 문제로 그만둔 것이 아니라 '풀 하우스'의 완결을 위해 그만
둔 것이라는 말을 할 때 깜짝 조셨나요? 아님 누가 벨이라도 눌렀나요?
'이슈' 창간 년도, 쓰기 전에 확인은 해보고 하셨나요? 했겠죠, 문화부 기잔데…
'윙크' 성인용 잡지라 하셨는데 혼자만 계속 우겨도 되는 거예요?
'중앙일보' 이거 많은 사람들이 읽는 신문 맞죠?
그런데다가 최재희 씨는 기사 후미에 이렇게 쓰셨습니다.
"10대 남학생들의 동성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최소한 선정적인 소재주의가 아니
냐는 논란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혹시 최재희 씨가 동성애 소재 만화를 초점으
로 자극적이고 충동적인 줄거리 요약을 통해 논란을 부추기는 소재주의 기사를 쓰시고 싶었
던 것은 아닙니까? '이슈' 창간 년도도 틀리고, '윙크'를 성인용 잡지라고 하는 등 말도 안
되는 부족한 만화 상식으로 이런 글을 배짱 좋게 올린 이유는 뭘까요? 거대한 언론사가 내
뒤에 있으니 뭐 거짓이든 틀린 것이든 내 기사가 눈에만 띄면 된다는 식이었을까요? 이것도
최재희 씨만의 상술인가요? 아니면 그렇지 않아도 열악한 만화계에서 사회 이슈에 맞춰 그
럴 듯 하게 도마 위에 올릴 작품 하나 만들려던 의도였을까요? 아니면 그저 심심해서 잔잔
한 물에 돌 한 번 던져본 걸까요?
게다가 더욱 어이없었던 일은, 기사를 읽고 전화한 저를 황당하게 만든 그 기자의 대답이었
습니다. 최재희 씨는 자기의 글은 'Let 다이'가 심의와 파문과 논란으로 그만뒀다고 쓴 글
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그 글에 잘못된 부분이 없다고 발뺌을 했습니다. 당사
자인 제 앞에서도 버젓이 거짓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이 글을 읽고 누가 'Let 다이'
가 심의나 논란을 일으켜 연재를 중단한 것이 아니라 '풀 하우스' 때문에 연재를 중단한 것
이라고 이해할까요?
애초에 기사거리가 될 만한 소재를 정하고, 거기에 억지로 포커스를 맞춰서 거짓말까지 감
행하는 것이 최재희 씨의 기자 소명의식일까요?
기사를 읽은 뒤 나눈 최재희 씨와의 통화 내용 중 잡아떼기 식의 어이없고 황당한 내용은
지면에 다 밝힐 수 없지만, 애초에 자신이 잘못 쓴 글을 인정했다면 제가 여기까지 글을 쓰
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최재희 씨는 끝까지 발뺌을 하다 통화 끝에 자신이 잘못 쓴 것을 인
정하였으나 제 작품은 공개적으로 훼손당했습니다.
어쩌면 이 글을 읽고 또 다시 'Let 다이'에게 비난을 퍼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원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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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2000년 09월 04일 46면에 실린 글입니다.

[8월 7일자 '렛다이' 기사에 대한 작가의 반론]

{본지 8월 7일자 원수연씨의 만화 '렛다이' 관련 기사 일부 내용에 대해 작가 원씨가 반론
을 제기해 왔다.}

'렛다이' 는 1995년 출판사의 의뢰로 만화 잡지 '이슈' 에 연재하다가 '그 당시 다른 잡지
(어느 잡지에 연재 중이었는지 확인 바람)에 연재중이던' '풀 하우스' 의 마무리를 위해 부
득이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작품이다.

그런데 중앙일보 기사는 '렛다이' 의 연재 중단이 개인사정에서가 아니라 당시 과다한 폭
력.동성애와 관련한 심의지적에 따른 것처럼 독자들이 받아들이도록 썼다.

이 작품에 동성애가 나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본인이 정작 표현하고자 했던 것은 인간애였
다.

그래서 이 작품은 소수이기 때문에 소외될 수밖에 없는, 그래서 더욱 상처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자식만 바라보며 사는 우리네 어머니도, 야심가의 아버지에게 조련되는 삶에서 벗어나려 방
황하는 주인공도, 상처투성이지만 낙천적인 우리의 이웃도 등장한다. 많은 인물들을 통해
다양한 사춘기의 감정을 조명하려는 것이 작품의 의도였다.

또 5년 전 심의와 지금의 심의 기준은 많이 다르게 때문에 이 작품들이 특별히 문제가 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국내에서 만화는 여전히 청소년의 문화로만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만화에 관련된 많은 정
보와 보도는 여론에 의해 그들의 판단으로 쓰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평론의 지평도 열악하고 만화에 대한 정직한 평가 또한 미흡한 상태다.

이런 현실에서 좀 더 신중하고 정확한 만화 관련 글들이 언론에 많이 실릴 수 있었으면 하
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원수연 <만화가>
Read : 877,  IP : 211.36.19.207
2000/09/05 Tue 10:3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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