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 1095 번이나 그 얄팍한 위선으로 뭇 사람들을 역겹게 했지만...
이제는 끝!
[조선일보 11.21]
"재충전 시간 가질래요" 연재 끝내는 박광수
조선일보 연재를 끝내며... 오늘 1095회째로 여러분이 사랑해주신 ‘광수 생각’에 마침표를 찍습니다. 1997년 4월 조선일보 문화 섹션 ‘느낌!’ 창간과 함께 출발한지 3년8개월. 그동안 정말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습니다. 모두 독자 여러분 덕입니다.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조선일보에 ‘광수생각’을 연재하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영어 학습장에 삽화 그리는 아르바이트로 용돈 벌어 쓰던 제가 하루 아침에 떴지요. 상상도 못할 인기를 얻었고, 덕분에 생계 걱정이 사라졌습니다. 제 만화를 보고 용기를 얻었다는 거리의 청소년들, 입시 전쟁 속에서 제 만화를 보고 웃는다는 학생들. “아이들과의 세대차이를 없앴다”고 편지하신 중년의 아버지, “앞으로 열심히 살겠다”고 교도소에서 글을 보내오신 분들 덕에 무한한 보람도 느꼈습니다. 우리 공군이 외계인을 물리쳤다는 만화를 보고 “무슨 뜻이냐”고 공군본부에서 전화 왔던 일도 기억납니다. 지난해, ‘독자가 그리는 광수 생각’ 공모전 때 4700편이나 응모된 것을 보곤 두려움까지도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조선일보에 ‘광수생각’을 연재하면서 가장 감격스러웠던 일은 제가 부모님을 기쁘게 해 줄 수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말썽만 부리는 아들이었던 제가, 처음으로 칭찬을 들은 기억이었으니까요. 슬프고 힘들었던 일들도 없진 않았지요. 머리를 짜내도 새로운 이야기가 떠오르지 않았을 때는 정말 어디로 달아나 버리고 싶었습니다. 시간이 멈춰 마감 시간이 영원히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했구요. 예비군 훈련을 빠져서 경찰서에 불려갔을 때, 이것이 언론에 보도되는 걸 보고 새삼 공인으로서의 위치를 실감했습니다.
일신상의 이유로 조선일보의 「광수 생각」을 끝마칩니다만, 당분간 만화와 방송, 모든 활동도 중단하고 재충전 시간을 가질 생각입니다. 더 깊어진 ‘인간 박광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독자 여러분이 허락한다면 다시 찾아뵙기를 기대합니다. 오늘의 제가 있기까지 도와주신 모든 분들과, 오랫동안 ‘재미없는 만화’까지도 성원해주신 모든 조선일보 독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몸 건강히, 안녕히 계십시오.
박광수 올림
---------------------------------------- -- 인기가 시들해져서 그만 둔다는 말은 죽어도 안하는군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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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 1066, IP : 147.46.79.129 2000/11/23 Thu 17:30: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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