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굵게 두고보는 릴레이 단평
124  2/9 0  관리자모드
halim 수정하기 삭제하기
[케세라세라15] 송지형과 류인의 단편 ...
시공사 ... 특히 케이크의 신인작가와 그들의 작품에 대해서는 두 가지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군요. 한 가지는 다른 세 출판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지면을 신인에게 할애하고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작품에서 신인들에게 기대함직한 어떤 독특함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 물론 그렇다는 것은 상업만화의 관습에 충실하게 만들어져서 일정한 정도 이상의 수준을 갖추기는 했다는 이야기도 되겠습니다만, 그럴 거면 좀 더 검증되어 있는 기성작가들의 작품을 선택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니까요. 게다가 엇비슷한 신인 단편들이 끊임없이 게재되고 있는 상황 자체가 독자들에게 식상함을 주고 있기도 하고.

그런 모양새에 비하면 오히려 기가스의 몇 몇 단편들이 적은 숫자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군요. 3회 시공챌린지 만화대상 기가스 부문 은상을 수상한 송지형의 ‘그녀의 장난’이라든가 지난달에 게재된 류인의 ‘반항아’ 같은 작품들.

'반항아‘는 신인이 신선한 소재를 가지고 자신의 최선을 다한 경우의 한 예가 될만한 작품입니다. 작중에 나타나는 등장인물의 형상화라든가 갈등구조가 지나치게 한국적이어서 배경이 아프리카라는 사실과 잘 안 어울리는 점이 있긴 합니다만, 단순하게 이국적인 풍물과 흥미위주의 줄거리로 독자의 관심을 끌어보려는 정도를 넘어서 작가 나름대로의 생각을 심어넣기 위해 이런 저런 시도를 하고 있군요. 나중에 가면 그런 시도들이 개연성 있게 연결되지 못하고 애매하게 마무리되긴 해도(예컨대 아버지에게 불만을 품은 아들의 반항기와 흰사자에 대한 은유는 이야기의 두 가지 큰 축이지만 어쩐지 서로 겉도는 느낌이죠) 전체적으로 기가스 게재작 답지 않은 수준 ... 이라는 것은 성인지가 있었다면 거기에 도전해 볼만했다는 이야기.

‘그녀의 장난’은 좀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작품입니다. 작품만 탁 놓고 보면 기가스에 게재해야 할지 케이크로 가야할지 망설여지죠. 편집부 입장에선 애매했겠지만, 소년만화 혹은 순정만화로 갈리는 것에 구애받지 않고 ... 말하자면 장르**로 스스로를 규정지으려 하지 않고 그냥 자유분방하게 그려나간 듯한 모습. 습관적인 건망증으로 고생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과장스레 이끌어 나가다가 ... 마지막에 가서 의외의 반전을 제시하는데, 자체로는 다소 황당스런 전개입니다만, 이게 생활에 지치고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있을 현대의 도시인들에게 아주 기껍게 다가옵니다. 공감이죠. 이거야 바로! 나도 사실은 그렇다고 ... 아니 그랬던 거라면 얼마나 좋을까 ... 흑흑~ ... 이런 느낌?

가장 여기에 가까운 기존의 경향이라면 ... 아마도 최인선의 담백한(혹은 애매하게 과격한) 소품들일 겁니다. 그의 작품 중 어떤 것은 심각하게 찌푸리고 있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시리어스 보다는 위트 있는 성인취향의 짤막한 콩트들이 더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하는 편이죠. ‘그녀의 장난’도 그림만 조금 더 다듬는다면 그에 못지 않은 작품이 될 수 있을 듯.

... 어쨌거나 기가스 정도의 영지에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들입니다. 다른 지면이 없으니 기가스에 try 한 거고 작품이 채택되긴 했지만, 결국은 독자들에게 외면당하든가 ... 편집부에 의해 교정되(어 학원+폭력+액션+환타지로 새로 태어나)든가 둘 중 하나일 겁니다. 새로운 발표공간을 찾을 수 있다면 ... 그것이 최선이겠지만.
Read : 805,  2001/09/12 Wed 18:46:38 → 2002/10/24 Thu 11:34:20
목록보기 게시물 작성하기 답글쓰기


121  ^ ^ 이겼다. ^ ^   무혼   2001/09/15 1797 
120  [트랄라라18] 70년대 로봇만화는 왜 사라졌을까?   무혼   2001/09/14 1734 
119  [트랄랄라17] 박성우의 만화들에 대한 짧은 단평    깜악귀   2001/09/14 1922 
118  [트랄랄라16] 윤지운 - Hush [1]  턱시도가면   2001/09/14 965 
116  [트랄라라15] 이애림 [쇼트스토리].   꾸꾸   2001/09/14 862 
115  [트랄랄라14] 바다출판사의 어린이 만화들에 대한 단..   무혼   2001/09/14 818 
114  [케세라세라16] 18금 만화를 위한 평론도 가능한가? -.. [4]  기린아   2001/09/13 2121 
현재 게시물  [케세라세라15] 송지형과 류인의 단편 ...    halim   2001/09/12 805 
109  [케세라세라14] 다시 돌아보는 `누들누드`: 만화이어.. [1]  capcold   2001/09/10 1078 
107  프리스트에 대한 질문이에요^^   푸른날개   2001/09/05 987 
   Re: 프리스트에 대한 적절한 평가   halim   2001/09/08 898 
   Re: 프리스트에 대한 적절한 평가   꾸꾸   2001/09/11 830 
   Re: 프리스트에 대한 적절한 평가   halim   2001/09/12 722 
   Re: 프리스트에 대한 적절한 평가   푸른날개   2001/09/14 695 
105  [케세라세라팀 13] 얼토당토 않은 동화(석동연의 얼토..   횰   2001/09/04 866 
목록보기  이전 목록보기 다음 목록보기
 [1  2   [3  [4  [5  [6  [7  [8  ... [Next]   [9] 
게시물 작성하기
EZBoard by EZNE.NET / kissofgod / skin Ez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