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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데기들 03] 즐거운 만찬 이었지만
사이다의 즐거운 만찬 - 송채성

독자로서 ... 평소에 신경 써서 보고 있던 작가가 새로운 작품을 내놓았을 때의 기분, 그 잡지를 척하니 펴들고 페이지를 찾아갈 때의 기분은 모 .... 먹음직스런 요리를 앞에 놓고 막 수저를 들었을 때 그런 것 일게다.

저번 호 윙크에 게재된 송채성의 신작 단편 '사이다의 즐거운 만찬'은 제목이 말해주 듯 요리를 소재로 한 작품이지만, 전문만화, 준실용만화, 변형대결물로서의 요리만화 ... 라기 보다는 그냥 요리를 소재로 한 만화였다(이런 되도 않는 동어반복을 ... ;;; 뻔한 소리지만 요리만화와 요리를 소재로 한 만화는 전혀 다른 얘기다. 나는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바베트의 만찬[무관한 제목이 아니겠지] 같은 영화를 '요리영화'라고 부르진 않으니까. 그리고 나는 '요리만화'라고 불리는 것들 ... 혹은 전문가만화로 통칭되는 것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요리가 맛있었냐구?

맛있었다. 그래서 조금 실망했다.

만화는 결코 요리가 아니거든 ...

맛있다고 OK일 리가 없잖은가.

'사이다의 즐거운 만찬'은 확실히 순정만화의 정도를 가고 있다. 혹은 가려고 했다. 욕심많은 독자는 으례 까탈스럽다. 무엇이 송채성의 본령인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더드미 3호? 설마 ...), 그의 세계 속에서 연애하는 여자와 남자는 ... 아직 어색하다. 초보운전 마냥 서툴고 조금은 졸렬해서 마지막 4쪽의 망가짐이 평범한 만화독자의 가슴을 무척 아프게 하고 말았다.

이 작품이 윙크의 독자들에게 호응을 얻기를 바란다. 다음에 또 지면을 얻을 수 있도록 ... 하지만, 작가가 독자들에게 호응하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연애 그까짓거 서툴러도 좋다(다른 유능한 작가 많다). 계속 이 평범한 만화독자에게 기다림의 즐거움을 안겨줄 수 있도록 ...

아파트 대신 낮고 빼곡하게 깔린 주택가와 그 사이로 뻗어 올라가는 골목길 ... 살아보지 않아서 확언은 못하지만, 송채성 만화에선 강북의 냄새가 난다. 간절히 바라건대 그 냄새가 사라지지 않기를 ...

Comment : 1,  Read : 2440,  2001/10/17 Wed 23:55:14 → 2002/10/24 Thu 11:29:32
keumhong 

살아보지 않아서 확언은 못하지만 강북의 냄새가 난다구요...글쎄요. 그야말로 살아보지 않고서는 모르는거 아닌가요.

2002/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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