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작가를 맛보는(...) 것은 짜릿한 일이지만, 예전엔 그저 무덤덤하게 지나쳤던 작가를 다시 발굴해보는 기분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SF와 환타지를 구분하는 저마다의 기준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그런 거 필요 없는 분들이 대부분일지도 모르고). 나라고 특별한 비법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읽다보면 이건 SF의 감수성이 아닌가 하는 필(...)이 올 때가 있는바, 김미상의 작품은 유난히 그런 것이 강했다.
보기 드문 종교소재 SF ‘Celestial Human’이나 쌍둥이 패러독스를 깔고 시작하는 ‘환상적인 영농후계자(확실히 튀는 제목 아닌가?)’ 같은 정통 SF 작품들 뿐 아니라, 환타지 혹은 메르헨의 소재를 가지고 전개되는 ‘비밀결사 리본기사단(역시 멋지구리한 작명이다)’, ‘사과나무와 정원사’ 류의 단편들도 뜯어보면 그 감수성은 환타지 보다는 역시 SF로 통하는 걸 발견하게 된다. 추리소설에서나 봄직한 완벽한 혹은 괴이한 내러티브를 가진 단편 ‘5년 후의 예술가’라든가, 암울한 세계관의 ‘20세기말 우울증’ 혹은 취향의 문제라고 치부하기도 뭣한 ‘Collector. K'는 어떤가? 아아 이런!
김미상의 세계를 이루는 한 축이 ‘초현실주의-SF’라면 다른 한 축은 ‘암울 혹은 허무’라고 할 수 있겠지. 인어를 소재로 한 몇 몇 작품들(인어, 사라진 인어의 꿈)이나 ‘달의 영혼‘도 그런 면모를 짙게 띄고 있지만 역시 이런 방향의 극단으로 치달은 50쪽 남짓의 단편 ‘반신반인(Demi God)'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마지막 두 쪽에서 전개하는 충격적인(?) 암울 혹은 허탈의 정서라니 ... 단행본으로 이 단편을 처음 접했을 때 (잡지에 게재되지 않았다) ... 여러 가지로 기분이 멍해지던 (그리고 그것이 작가에 대한 분노로까지 승화되던) 기억이 난다.
참고삼아 되는 대로 정리한 김미상의 작품 목록을 첨부한다.
|
| Comment : 6, Read : 2688, 2001/10/19 Fri 23:43:13 → 2002/10/24 Thu 11:29:55 |
| 깜악귀 |
그.. 첨부한 것은 어디있어요? |
 |
2001/10/26 |
| halim |
아직 목록이 불완전해서 지웠습니다. 보강해서 다시 올릴생각입니다만, 제 홈페이지의 동 게시물에는 남아있으니 참고하세요. |
 |
2001/10/29 |
| chocochip |
앗, 헌책방에서 구했습니다. 다만, 표제작인 [인어]는 르네상스에 실렸을 때가 더 좋았다는 느낌이 잠시. 잡상이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스타일의 만화를 접할 때면 `내가 생각이 모자라는 걸까 공부가 모자라는 걸까` 고민하게 됩니다.;;; |
 |
2002/02/27 |
| chocochip |
(아, 당연히 둘 다 모자라다곤 생각하지만 `엄청` 모자란 걸까, 라고...^^;) |
 |
2002/02/27 |
| aspiration |
저도 김미상이라는 작가 좋아했습니다. 만화가 좀 우울하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후지와라 카오루와 느낌이 비슷한듯합니다. |
 |
2003/09/26 |
| jinkmidh |
저도 좋아했습니다.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군요. 독특한 작가의 세계 |
 |
2005/02/0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