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 [쇼타로리] 딸기엄마의 출산일기 - 김준희, 최연희 |
딸기엄마의 출산일기 - 김준희, 최연희
만화를 ‘만화’와 ‘장르만화’로 나눈다. ‘만화’는 그냥 만화다. 장르만화에는 장르의 특성에 맞는 대접을 해주면 된다(우리가 장르문학을 다루는 것과 같이). 마찬가지로 만화를 ‘만화’와 ‘실용만화’로 나눈다. ‘만화’는 그냥 만화다. ‘실용만화’는 만화책이 아니라 만화적 표현언어를 사용하여 서술되는 ‘책’이다. 책인 거다. 음 ...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책’이다.
간단히 스펙트럼을 만들자면 뭐 ...
운명의 라스트홀 -> 현대문명진단 -> 옥해경의 한자교실 -> ? -> 만화공업수학입문
이 정도가 될까?
‘딸기엄마의 출산일기’는 ? 쯤 에 들어감직한 책이다. h가 좀 별스런 성격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미혼남성임에도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는 것은 책의 지은이들이 만화적 코드를 능숙하게 ... 그리고 성공적으로 구사했다는 얘기가 되겠다.
음 ... 그럼 된건가? 그럴 리가 ... 최근 출간된 책 중 다케다 쿄코의 ‘신의 선물’이 있다. 시공사에서 내고 있는 ‘만화로 보는 임신 출산 육아이야기’의 첫 번째 권인데, 이 책에 대해 스포츠 서울에 실린 서평을 보면 이런 구절이 보인다.
“정보를 주는 실용만화하면 왠지 재미없게 느껴지는 게 사실. 하지만 최근 출간된 [만화로 보는 임신■출산■육아 이야기 시리즈]는 이런 고정적인 실용만화의 이미지를 단번에 날려버린다” (스포츠서울 / 20010720)
한 마디로 개.소.리.다 ... 멍청한 실용만화들의 문제점이 뭔지 아는가? 그건 너무 재미있다는 거다. 작가들이 만화적 코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재미있게 쓰려는 노력을 너.무. 해버렸다는 거다. 수학정석이 재미있나? 킴블 생물학이 ... 레닌저 생화학이 재미있나? GeneVI와 Cell이 재미있던가?
‘딸기엄마의 출산일기’는 재미있었지만, 다행히도 적정 선을 넘어가지 않는데 성공했다. 지나치게 키득거리지 않고도 초보엄마들은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아마 조금만 더 재미있었다면 ... 그림이 조금 더 예뻤더라면 ... 조금 더 극적으로 전개했더라면 ... 이 책의 가치는 크게 하락했을 것이다.
육아서적은 육아정보를 충실히 전달하면 그만이다. 만화적 표현언어를 사용해 ‘더 충실하게’ 전달할 수 있다면 그것이 최선이고. 육아정보를 전달하는데 ‘종합병원 산부인과병동 내 풋내기 간호사의 눈을 통해 본’ 따위의 수식어가 필요한가?
‘만화 일본경제입문’을 시작으로 ... ‘장르만화(적 관습)의 가치’를 과대평가 하는 ‘작화가’의 삽질이 만화적 표현언어의 territory를 오히려 좁혀버리고 만 사례가 얼마나 많았던가.
(원고지 7.3매)
|
| Read : 809, 2001/08/09 Thu 15:51:15 |
| |
|
|
124 
8/9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