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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로봇] 괴작 행진의 종결? 임석남의 낭인도

내가 일번타자로 정해진 것 같지는 않은데..모두들 거대로봇의 일번타자를 나로 알고 있군..
그리고 김낙호는 왜 혼자만 리얼로봇이냐..
혼자서 도당을 만들 생각?

괴작행진의 종결? 임석남의 낭인도

  

임석남의 낭인도는 세주에서 단행본으로 나온 무협만화다. 일단 낭인도라는 만화를 이야기하기 전에 임석남이란 작가에 대해서 언급을 해야할 듯하다.
얼마전에 두고보자 베스트 워스트 게시판에서도 문제로 지적된 작품인 '쇼킹 베이스볼'란 작품이 바로 이 작가의 작품이다.
폐간된 '센'에 연재되었던 만화로 '이나중 탁구부'의 컨셉과 그림체, 연출을 그대로 사용해, 그걸 좋아하는 작가에 대한 오마쥬인지, 아니면 표절인지(솔직히 이나중이 너무나 알려져 있는 상황에서 의도적 표절은 뭐냔 말야..) 여하튼 꽤 머리를 혼란스럽게 하였다.

임석남이란 작가를 안 지는 꽤 오래 된 것 같다.
갑자기 나타난 괴작(?) '천상천제전'이란 만화에 대한 인상때문이다.
93,4년쯤에 몇몇 만화잡지에 만화에 대한 광고가 나왔다. '천공을 가르는 환타스틱 액션'이라고 설명된 만화의 광고그림이 꽤 인상적이었다.
근데 이 만화는 잡지에 연재되던 만화가 아니였었다. 순전히 서점용 단행본으로 나온 만화(대중적 극화만화로서 서점용 단행본 전략을 택한 최초의 만화라고 할 수 있다.)였는데, 이후 만화를 직접 보았을 때 그림에 있어 당시 연재되던 다른 만화에 비해 퀄러티가 훨씬 높았다.
남성만화의 극화에 있어 80년대적 한국만화의 연출에서 일본만화적 연출로서의 이행기라고 할 수 있는 그 시기(현재는 이행의 완료가 끝났다고 볼 수 있다.)는 이행기 특유의 어설픔이 존재하던 시기였다. 한국적 때깔도 완전히 벗어던지지 못해, 일말의 촌스러움과 일본적 연출의 거친 사용이, 아직 일본만화와의 차별성을 그어주던 시기다. 요즘도 그렇지만, 만화계에서 어떤 만화에 대한 칭찬으로 굳어진 말이 '이 만화 일본만화에 버금가는데, 혹은 밀리지 않는데라는 말이다.
'천상천제전'은 그림과 화면연출만으로 보자면 바로 일본만화에 버금가는 작품이었다. (문제가 있다면 재미는 그다지 없었다는 점..-_-)
그런데 이런 만화가 왜 잡지에 연재되지 않고 단행본으로 나왔을까라는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었고, 뭔가 사연이나 다른 의도가 있었겠지라는 추측만 해볼 뿐이었다.

그 이후 임석남이란 작가의 작품을 만난 건 한참 뒤였다. 재회 또한 인상적이었다. 98년 미스터 블루에 연재된 '광폭난무'라는 무협만화였는데, 이 또한 괴작이다.
연필화와 먹, 거칠면서 섬세하게 묘사된 펜터치, 붓터치 등으로 극도의 멋진 화면을 뽑아주었던 작품이었다. 솔직히 이 작품을 보았을 때 잡지에 이런 만화 연재할 수 있을까라 할 정도의 노동력을 투사한 만화였다.
(화면연출에 집약된 노동력의 수위는 '남자 이야기' 초반부나 '프린세스 안나'와 비견될 정도다.)
안타깝게도 미스터 블루의 폐간과 함께 단행본 나올 분량이 연재되지 못한 상태에서 '광폭난무'는 끝나버렸다.
광폭난무 또한 엄청난 그림실력에 비해, 그다지 재미가 없었지만, '천상천제전'과는 다른 개성있는 그림과 연출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대중만화 읽기와는 다른 즐거움을 얻었다.
솔직히 임석남은 재미를 엮는 법에 대해 그리 익숙치 않거나, 아니면 자기세계를 표현하는 것을 더 중요시하는 작가였던 것 같다. 만화의 호흡법에서 작품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기 위해 효과있게 사용하는 개그는 대중적 작품으로서 인기를 촉발시키는 효소와 같은 존재기도 하다. (이 부분은 슬램덩크 초기부분에서 잘 보여준다. 스포츠에 익숙치 않은 독자들까지도 흡입할 수 있는 배려라고 본다. 물론 이러한 배려가 있냐 없냐는 작품의 질과는 무관하다. 다만 대중적이냐 아니냐를 결정할 뿐이지..)
'광폭난무'란 만화는 결국 '브레임'이나 '교무위원'같은 멋진 그림이지만 해석하는데 여러가지 난점을 가지고 있는 만화의 일종이다.(재미있는 건 '교무위원'의 임광묵이 임석남의 어시출신이라는 점...)

'광폭난무' 이후 나온 것이 또 다시 문제성 작품 '쇼킹베이스볼'이다.
이 작품이에 대한 논란이야 이미 정리된 걸로 치고, 여하튼 한국판 '이나중 탁구부'라고 할 수 있는 '쇼킹베이스볼'은 '광폭난무'와는 정반대의 지반에 서있는 만화다.
대중적 코드를 활용하기 위해, 재미를 얻기위한 몸부림이기에는 너무도 위험한 선택이었다. 표절작가로서 오명을 쓰더라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난점을 해소하기 위한 극약처방이었을까, 아니면 돈벌이를 위해 선택한 편집부와의 타협이었을까? 이 작품에 대해 비판하기보다, 이 작품을 보면서 한국에서 만화를 한다는 것에 대한 서글픔이 먼저 느껴진다.

이제서야 괴작 투성이의 작가 '임석남'의 최근작인 '낭인도'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서설이 긴 건, '낭인도'가 바로 이러한 작가의 작품활동의 종합적 지점에 들어선 작품이기때문이다.
'낭인도'는 스토리상에서는 그리 뛰어난 점은 별로 없는 평범한 무협만화다. 그렇다고 재미가 없다는 건 결코 아니다. 스토리 작가가 따로 있기에 이에 대해 간단히 평했을 뿐이다.
하지만 '낭인도'는 공장제 무협만화보다 훨씬 멋진 개성적인 눈요기거리를 준다. 임석남만의 멋진 그림을 재미를 동반해서 보는 것은 즐거움이다. '쇼킹베이스볼'에서 사용했던 후루야 미노루 방식의 과장된 인상표정을 자유롭게 무협에 사용함으로써, 어깨힘을 많이 빼냈다.
'해와 달'의 영향을 지울 수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제 '낭인도'에서는 '해와 달'이건 '이나중'이건 '진부한 무협이야기'건 간에 잘 혼합되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 되었다.
간간히 멋지게 사용되는 '광폭난무'시절의 그림연출은 이 만화의 백미다. 대중적 작가로서 자리잡게 되었다는 점에 대해 축하를 해줘야 할까?

그런데 왜 난 괴작이 다시 기대되는 거지?

 

Read : 887,  2001/08/10 Fri 19:11:14 → 2001/08/11 Sat 12: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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