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발행되었다. 챔프연재작. 당시의 한국만화, 특히 한국소년만화에 독창성이란 애당초 기대사항이 아니었다. 간혹 자기만의 스타일을 가진 이들이 나오긴 했지만, - 김준범, 이태행 등의 - 오히려, "제발 일본만화를 배껴서라도 눈에 거슬리는 만화만 그리지 말아라"라는 식이었다.
그리고 일본만화와 거의 비슷하게 그리면 잘 그린 만화였다. 외양을 비슷하게 잘 그리는 것도 정말 어려운 일이었던 것이다. 거기에 연출까지 그럭저럭하게 비슷하게 해 낸다면, 그건 왠만큼 괜찮은 만화가 되었다.
그래서 점프와 챔프에서는 주인공은 격투물에서는 대체로 격투를 할 때 머리가 곤두서서 하얗게 변하고, 연애물이나 그 밖의 장르에서는 그 전에는 족보조차 찾을 수 없었던 팬티 밝힘증이나 바람둥이 스타일이 난무한다. 이들 어차피 잡지를 볼 때 몇 개의 만화 밖에는 보지 않았었는데, 이런 아류도 아닌 만화들은 절대 보지 않았었다. 나는. [어쩐지 저녁]은 상당히 오래 보았지만 이명진은 당시에 자기호흡과 스타일이 있는 작가였다. 대단한 작가는 아니라도 단순히 일본만화 베껴그리는 작가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난, 지금도 만화가들이, 반대여점 운동하는 만화가들이 대원과 서울문화사를 감싸고 도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 출판사도 돈이 없어서 어쩔 수 없지 않느냐고? 이 당시 그들의 방향이 한국소년만화의 방향을 결정했던 것을 생각하면, 점프는 초기를 제외하면, 챔프는 아예 처음부터 출혈경쟁 밖에 한 것이 없다고 본다. 이 당시 훌륭한 작품들이 몇 가지 출간된 것이 이 출판사들이 잘 해서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이런 상황에서도 그나마 몇 개 등장했다는 정도가 신기하다. 만화가들은 왜 만화를 실을 잡지가 존재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감지덕지하는지 모르겠다)
<레인보우>는 위에서 언급한 "한국소년만화 일본만화 따라하기" 추세에서 과외의 품목을 첨가하여 읽는 이들을 경악하게 했는데, 그것은 바로 기가막힌 톤 노가다였다. 다들 드래곤 볼 식으로 그렸기 때문에 일본의 톤 노가다 만화를 따라하는 작가는 별로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때 사일런트 뫼비우스 해적판이 출간되기는 했었지만)
하여튼 <레인보우>는 작화에 들인 공이 상당히 많았고 톤을 무지하게 많이 발라서 입체감을 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 솜씨가 상당시 세련된 면이 있었다. 지금봐도. 당시 표절시비도 상당히 많이 있었던 모양이다. 친구의 말로는.
당시 친구의 말은 이랬다. "톤은 많이 하면 그냥 느는 거야"
난 그런지 잘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에 그 화면에서 풍기는 압도감은 다른 한국만화와 차별성을 명확하게 해 주었다. 연출도 거슬리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되살아난 마왕 그로데스크, 그가 이끄는 마왕군단이 대륙을 정벌하고 있다. 공포의 마왕군에 맞설 수 있는 것은 전설에 의하면 레인보우 전사. 물론 빨주노초파남보의 7전사.. 여야 하지만 무슨 까닭인지 주인공은 블루의 남녀 캐릭터다. 3권까지 발간되었고 거기에서는 블루의 두 명과 레드의 남자 캐릭터 하나까지 등장한다.
스토리는 상당히 빈약하다. 마왕 그로데스크가 왜 등장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고, (뒤에 가면 나오는 건지 싶지만 작가 자신도 신경쓰지 않는 듯 싶다) 대체 그 전설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대륙은 어떤 곳인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주인공들이 걸치는 장비도 매카닉이고 매카류의 장비도 많이 나오는데 그런 과학기술은 무엇에 의한 것인지.... 전혀. 주인공이 매카닉 비슷한 것을 걸치고 에네르기파 같은 것을 쏘면서 여인들을 희롱하고 급할 때는 진지해지는 힘으로 마왕군을 물리치기만 하면 그만인 것이다.
어쨌든 비약한 스토리는 당시에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고, 지금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스토리에 골격이 있고 연출이 읽는 호흡을 망치지 않고 작화가 귀엽거나 화려하며, 가끔 개그컷이나 여성 캐릭터의 가슴이 드러나는 컷 등을 넣어주면 되는 것이다. 소년만화란. 거기에 가끔 심오한 척 하는 경구 같은 것을 넣으면 의식있는 작가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당시 연출과 화면발의 화려함. 매카닉 디자인의 난무. 전혀 믿을 수 없는 여성밝힘증 환자 같은 캐릭터가 자기 여자친구가 당할 것 같으면 진지해진다... 는 아주 일본적인 설정의 캐릭터 등.
일본만화를 좋아하는 이라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만화였다. 지금도 재미있다. 일주일 전에 헌책방에서 3권까지 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김재환이라는 작가는 그 뒤에 그 이름을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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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ad : 924, 2001/08/14 Tue 04:14:44 → 2001/08/14 Tue 04:16: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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