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굵게 두고보는 릴레이 단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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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로봇] 슬픈나라 비통도시
!@#...음음음...사람들의 글들이 당초의 취지와는 달리, 점점 길어지는군요...-_-; 하지만 저는 꿋꿋이 이런 인플레에 동참하지 않고, 'A4 반장 분량 안에 할말 다 꺼내기'를 엄수할 겁니다...(애초에 이 릴레이가 '훈련'의 목적이 있다면, 저에게 가장 필요한 훈련이 어쩌면 바로 기를 잔뜩 모아 발산하는 일격필살이 아닌, 짧은 촌철살인을 만들어내는 일이니까 말입니다...-_-;)

!@#...슬픈나라 비통도시: 그곳이 어딘지 아직도 모르는 사람?

  세상에서 가장 웃기는 상, '개근상'이 있는 나라가 있다. 그만큼 '상'이라는 것이 일반 대중들에게 하나의 선망이 되는 높은 가치를 가진 목표로서 인식이 되어 있다는 것이고, '상'의 권위는 사람들에게 힘을 발휘한다는 뜻일 터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에 상을 주는 행위는 응당 각별해야 할 것이다. 하나의 작품에 그것이 이루어낸 소기의 목표를 충분히 달성했고, 그것이 널리 인정받아 마땅하다는 표시이어야 할 터이다. 그런데, 한 작품에 상을 주기만 했지, 그것에 관한 담론을 만들 생각은 전혀 없는 재미있는 나라가 또 바로 그나라다. 상장만 받고 꺼져라, 라는 식으로 말이다. 바로 이런 나라가 '슬픈나라'이고, 그곳의 심장에 있는 생활공간이 바로 '비통도시'다. 아직도 그곳이 어딘지 모르겠는 사람?

  '슬픈나라 비통도시'는 강성수의 '단편집'이다. 하지만 그가 히스테리와 미스터 블루 등에서 발표한 단편들의 단순한 모음집이기를 거부하고, 그가 각종 행사에서 보여주었던 설치미술을 사진으로 담고 글을 붙여서 전위만화를 만들어낸다. 또한 오리지널 미발표 작품까지 포함해서, 올 컬러 대형 판형으로 발매했다. 물론 가격도 그 품질에 맞춘 가격으로 책정되었다(부디, '고가 만화책'이라는 꼬리표가 붙지 않기를). 소장가치라는 측면에서, 더할 나위없는 조건이다.

  슬픈나라 비통도시의 여러 단편들과 설치예술, 비디오 해설 가운데, 가장 중심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주제는 남성/여성간의 성적 관계설정으로 은유하는 무기력함과 부조리의 편린들이다(당연히도 강간과 거세의 모티브를 통한 주제표현이 지배적이다). 그리고 이러한 표현들은 때로는 이것은 매우 친숙한 규칙으로, 때로는 매우 난해한 방식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이런 작품군의 경우 장르화된 재미는 그다지 기대하지 않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다. 동시에 이 작품집은 만화 문법의 미학적 가능성에 대한 실험으로 점철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출판물'으로서의 몇가지 전위적인 시도들, 즉 편집 방식과 배열 등에 있어서의 실험은 넘쳐나지만, 각각의 작품 내에서 만화적 표현 방식, 서사 전개에 대한 새로운 시도는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않는다는 말이다. 단지 확고한 것은, 이 공간 속에서 작가가 느끼는 슬픔과 비통을 만화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표현하고자 하는 작가적 의지 뿐이며, 다행히도 그것은 자칫 산만해지기 쉬운 '다매체 단편집'인 본작 속에서 매우 일관된 방향으로 나타나서, 전체적인 상을 만들어내는 미덕을 지니고 있다.

  '실험적인 형식'의 작품집이 나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실험일 수밖에 없는 나라, 도시에서 나온 본작은 우선 출간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의미를 따고 들어간다. 이제 남은 것은, 결국 개개의 독자들이 강성수 만화를 좋아하느냐, 관심없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Read : 808,  2001/08/14 Tue 08: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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