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표지 그림도 재미있습니까?' 권교정 - 어색해도 괜찮아.
어차피 나는 지금과 같이 방법론이 없는 상태에서의 작품론과 작가론이라는 것은, 솔직히 시기상조라고 본다. 지금 여기서 열심히 이야기하고 있고, 노력하는 분들이있지만, 내 입장에서는 두고 보자에 맨 처음 들어올때의 입장, 즉 시스템과 미학적 분석을 우선하는, 어찌보면 '기계'에 어울리는 입장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인지 비평을 올려도 자꾸 주변부로 가는 것 같은데.... 그 작품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게 될지 모르는 것들이... 아마도 한동안은 이런 기질로 가지 않을가 한다... (간단히 말해, 이런 글을 쓰게 되는데 대한 변명이다.)
권교정의 '어색해도 괜찮아'를 보았다. 나는 권교정이라는 작가의 최대의 미덕 중의하나는 그 '어정쩡'한 그림체라고 생각한다. 물론 작가 본인은 이걸 어떻게 듣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나 다른 작가들, 특히 소위 잘그린다는 작가들이 가지는 구도의 완벽함은, (다카하시 루미코등등) 그 자체로 아주 멋있는 가치를 지니지만,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그것들은 하나의 괜찮은 일러스트를 자신이 가장 잘 그릴 수 있는 각도 - 정면과 45도 - 로 그릴 뿐, 그것만으로는 단지 예쁘다는 느낌만이 들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그렇지만, 권교정은 다르다. 그것은 마치 '무한의 주인'작가가 초창기에 그림을 아직 잘 못그릴때 - 능력의 문제라기 보다는 적응의 문제다. - 그렸던 초기 부분이 나중에 익숙해진 후기부분보다 나은 것과 마찬가지로, 쓰잘데기 없이 세련된 그런 느낌은 없고 무언가 독특한 느낌이 남아 있다.
어색해도 괜찮아 1권의 표지는 그런 권교정 특유의 느낌이 강하게 살아 있는 표지이다. 그 느낌의 근원은 어디인가? 그것은 일차적으로 그 캐릭터들의 기묘한 자세에서 기인한다. 거울을 보고, 저 자세를 취해보라. 스스로 웃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 기묘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마치 기뉴특전대 순화버전 같은 느낌의 어정쩡한 다리 자세- 벌리지도, 모으지도 않은. 막 움직일것 같으면서도 아직 결정이 안된 결정이 '덜'난 느낌의 자세. - 가 표지그림에서 사람을 강렬하게 잡아 끈다. 그렇다. 표지그림이 꼭 '멋있어야' 한다고. '후까시'를 잡아야한다고 누가 그랬나. 그런 거 없어도, 권교정은 충분히 좋은 느낌의 표지를 낸다.
사실 그런 자세나 모습이 반드시 좋다고 할 수는 없다. 실제 어색한 자세로 인해 수많은 동인지들이 얼마나 욕을 먹는가 - 천리안 CAF회지를 샀다가 그려진 드래곤 표지그림을 보고 얼마나 절망 했던가 - 생각해 보면, 그런 자세를 뒷받침 하는 것들, 즉 화면을 '어색'한이 아닌 '어정쩡한'으로 볼 수 있게 만드는 기본적인 인체 비례와 어정쩡함을 곤란하지 않게 만드는 장난 스러운 표정. 그리고 여러사람이 화면을 가득 채우면서 나타나는 기본적인 안정성들의 소중함을 느끼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렇다. 누구나 다 알 수 있고, 다 아는 것이지만, 그리고 권교정이 실제 '의도'했을지 조차도 심히 의심 스럽지만, 그런 어정쩡함이 주는 자연스러움, 편안함, 즐거움. 그것이 보는 사람을 즐겁게 만드는 것이다. 편안하게 다가오게 하는 것이다.
어쩌면, 'Gyo의 리얼토크'에서 나오듯이, 정말로 작가가 그렇게 '늘어진'백수일지도 모르겠다. 그 느낌이 화면에서 살아 나오는 것이라면,정말로 즐겁겠다. 작가의 진면목을 이런 식으로 확인할 수 있다면, 그것 같이 즐거운 것이 어디있겠는가.
@기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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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ad : 1065, 2001/08/14 Tue 12:04: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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