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만화는 왜 필요할까? 사실, 이 물음에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어떤 사람은 한국 만화의 필요 이유를 민족주의적 가치관에서 찾고자 할 것이고, 또 다른 사람은 만화 산업의 크기를 위해서, 즉 한국이 돈을 벌어야 한다는 논리를 사용할 것이고, 또 다른 사람은 한국 나름의 가치관의 전파 등등을 내세울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왜 한국 만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라고 묻는다면, '재미있으니까요'라고 대답할 사람들은 없다. 심지어는 한국만화가 일본 만화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halim님조차도 현재 우리 만화가 더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할 수는 있어도 '당연히 더 재미있다' 라는 말은 쉽게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그런 이야기를 좀 하고자 한다. 그 예로 드는 것은, 지난번에 이어서 권교정의 '어색해도 괜찮아' 이다.
혹시 코믹 마스터J라는 만화를 아시는지 모르겠다. 그 만화는 만화가의 애환을 담은 만화인데, 나름대로 재미를 갖추기 위한 여러 가지 장치들을 갖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만화가의 생활에 대한 귀동냥이나마 갖지 못한 사람은 재미가 없을 것이다. '어색해도 괜찮아' 역시 마찬가지의 가치를 갖는데, 여기서의 기준은 '당신은 한국에 대해서 아셔 야 합니다.' 이다.
소품들의 등장
'어색해도 괜찮아'에는 무수히 많은 소품들이 등장한다. 한국에 살거나, 또는 한국을 좀 알거나 하는 사람들만이 이해할 만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머리염색에 대한 이야기라든지, 시카프에 대한 이야기 등등이 대표적인 이야기가 될 것이다. 주인공이 웃고 있을 때, 당신도 주인공과 똑같은 생각을 하면서 웃을 수 있다는 것은, 대단히 즐거운 일이다. 그런 점에서, '어색해도 괜찮아'가 소화해 내고 있는 다양한 우리나라만의 소재들은 정말로 즐거운 것들이다. '우루세이 야쯔라'가 재미있다고 하지만, 그러나 나는 도깨비들을 향해서 쏘아대는 콩을 보면서 도저히 즐거움에 젖을 수 없었다. 수많은 청소년 전문 직업 만화 - 18세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일을 배워나가면서 자신의 일을 찾아 나가는 - 등등의 이야기를 볼 때마다, 군대를 가야만 하는 내 형제들이 불쌍해짐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한국에서 나온 만화라는 것들이 똑 같은 것을 반복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서 마찬가지로 미치게 된다. 그렇지만, '어색해도 괜찮아'를 보면서, 한국적 소품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그것을 보면서 얼마나 즐거워 할 수 있는지를 알 게 된다. 심심하시면 가끔 가서 보시라. 그리고, 한국 작가들이 얼마나 한국의(한국적인..이 아니다.) 코드들을 소화할 수 있는지를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기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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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ad : 851, 2001/08/22 Wed 18:34: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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