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김연주의 작품을 처음 본 것은 이슈 당선작 [messenger]였다.
...하여간, 꽤나 인상깊은 작품이었다.
전쟁 중의 게릴라부대와 시간을 뛰어넘은 인형이야기였나...ㅠㅜ (인상깊었던 것에 비해 내용이 기억나질 않는다;; 흑흑;;) 기억에 남는 것은 긴 장편의 일부를 잘라내어 그린 듯한 느낌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이 작가의 작품 중 두번 째로 보았던 건 [이슈]에 실린 기숙사학교에서 벌어진 살인사건(?) 얘기였고 (임주연의 컬러스토리 - 역시 기숙사 배경의 두 소년; - 를 보려고 손에 집었다가 같이 눈에 들어온 케이스였다)
이것 역시 컷컷마다 재치가 톡톡 튀는 재미있는 작품이었으나 뒷얘기가 더 있는 듯한, 옴니버스 연재작의 느낌이었다... (물론 이 작품 역시 단편.)
그리고 세번째로 본 것이 바로 단행본 [fly]인데...
......
이 작가 최대의 장점은 순정만화에서는 보기힘든 다채로운 구도와 연출, 컷들 사이를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재치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런 가운데서도 순정만화 특유의 섬세한 감성을 놓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쉬운 것이라면, [메신저] 등에서도 그랬지만, [플라이] 역시 긴 장편에서 잘라낸 에피소드같다는 것일까...
이야기가 다 끝나지 않은 미진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데, 그것은 기본설정에서 비롯된 사건들이 아직 다 끝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캐릭터들간의 개인적인 감정정리만으로 엔딩을 내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 당혹스럽고 급작스런 느낌이 든다)
...긴 장편의 에피소드, 한 단면을 잘라낸 것 같다고 말하는 이유는 그래서인데,
얄팍하지 않은 캐릭터들과, 꽤 탄탄해 보이는 설정과 스토리라인을 바탕에 두고 있음에도 정작 이야기의 전반적 라인을 잡는 [갈등]은 개개인들간의 감정에서 찾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게 잘못되었다는 건 아니고...)
이런 타입은 대개 스토리 자체에서 갈등구조가 나오고 엎치락뒤치락하는 사건에서 파워와 스피드를 얻게 되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서문다미.)
이 김연주란 작가는 특이하게도 그런 바탕 위에서 캐릭터들 간의 '서정성'을 추구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은 상당히 절절하다.
인간이 인간에게 가질 수 있는 감정, 연민과 애정과 외로움이 뒤섞인.
사실, 이 작가의 강점은 소년만화에 가까운 활력있는 연출보다 그런 와중에 언뜻언뜻 드러나는 인간의 감정, 쪽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냥 개인적인 취향일지도6-_-;)
...아직 미흡하다, 고 말할 수 있다면, 그건 그 둘 사이의 조화가 아직 설익었다는 점일 것이다. 저 갈등구조를 뒷받침할만한 사건도 마저 종결시켜 주었으면. (그래서 임주연의 [cast]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상당히 탄탄한 설정과 평면적이지 않은 캐릭터, 특유의 동적인 연출에 캐릭터의 서정성까지.
김연주는 독자에게 언제나 무언가 더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을 듯한 기대를 갖게 만든다. 그것은 굉장히 풍부한 바탕을 지니고 있다는 이야기도 되지만, 이야기를 다 풀어내지 못하고 감질맛만 나게 한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저 둘은 종이 한장 차이다)
......
나는, 이 작가가 앞으로 어떤 것을 보여줄 지 몹시 궁금하다. (김연주는 지금보다 앞으로가 궁금한 작가들 중 하나다)
아마도, 그냥 해보는 추론이지만, 그냥 그렇고그런 작품으로 끝내지는 않을테니. 지금, 안주해버리지 않기만을 바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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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 : 1, Read : 803, 2001/09/02 Sun 03:04:49 |
| 아아젠 |
저도 이슈에서 이 작품을 보았는데 처음에는 건성으로 보고 넘겼었는데 볼수록 좋더라구요. 기대해볼만한 작가인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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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0/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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