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
1) 실제의 삶이 드라마틱하던가 2) 아주 사소한 것들조차 드라마틱하게 느낄만큼 예민한 감성의 소유자라던가
이 두가지는 그다지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드라마틱하다는 것은 한글로 옮기면 '허구적이다'라는 의미에 다름 아닙니다. 문자 그대로 드라마입니다. 드라마로 만들어지지 않으면 즉 '각색되지 않으면' 어떤 사람의 ... 어떤 영웅의 삶도 '건조하게 사실만 옮겨놓은 것 만으로는' 드라마틱하지 않습니다. 진수의 정사 삼국지와 나관중의 소설 삼국지의 차이라고 해도 될까요.
경력만으로는 아주 평범하게 살아간 듯한 범인의 삶도 재능있는 소설가의 손을 거친후에는 흥미진진한 베스트셀러가 되지 말라는 법이 없죠. (더우기 ... 저는 인식을 존재보다 우선하는 쪽이기 때문에)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것과 인생이 드라마틱한 것(드라마틱하게 기술되는 것)은 별로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그 주체가 본인인가 아니면 바라보는 외부인인가 정도의 차이겠죠.
음 ... 그런 점에서 실제의 삶이 드라마틱 하다는 표현 자체도 적절한 것 같진 않군요 ... 실제의 삶만 가지고는 모른다 드라마틱하게 구성해봐야 알겠다라는 식의 관점을 고수한다면 ...
제 경우 "내 인생에서 드라마는 다 가져가"라는 정언의 대사는 실제로 안정적이고 평탄한 (그리하여 밋밋하고 심심한) 삶을 원한다기보다는 자신의 삶이 자신에게 혹은 주위사람들에게 '드라마틱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면' 정도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실제로 상당한 미모와 재능과 모델경력과 멋진 남자친구(애인은 아니더라도)를 갖고 있는 여고생으로 묘사되고 있는 정언의 삶은 본인의 희망과 무관하게 필요이상으로 드라마틱하게 해석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 더우기 그녀가 출연하고 있는 무대가 소녀대상의 순정만화라는 점을 생각하면 (게다가 ... 여주인공의 라.이.벌.로 설정되어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다고 할 정도 이니) 이러한 우려는 백번을 거듭해도 지나치지 않지요.
한국사람은 멍석을 깔아놓으면 오히려 판을 벌이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최정언 양도 흥미진진한 삶 자체가 싫은 것은 아닐 겁니다 ... 혼자서라면 얼마든지 삭이고 감당할 수 있다 ... 다만 그런 흥미진진함으로 인해 외부의 주목을 끄는 상황이 조성되는 것이 싫을 뿐 ... 이런 건지도 모르죠.
-------------------------------------------< halim >-------
|
| Read : 684, 2001/08/07 Tue 23:57:28 → 2001/08/08 Wed 02:22:1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