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간의 변
...한참을 생각해 봤습니다. 발간의 변이라. 지난 몇 개월간의 여러 시행착오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고(...무슨 임종의 순간도 아니고...-_-;), 도대체 우리가 어째서 웹진을 만드는지, 어째서 만화에 관한 이야기들을 하고, 만화를 만들어내고자 하는지에 대해서 지금 현재까지도 다시 한번 뒤돌아보고 있습니다. "만화? 그냥 보면 되는 거 아냐. 괜히 할 일 없으니까 그냥 있는 대로 보지 못하고 이리저리 말을 붙여서 복잡하게 생각하려고만 하고 말이야. 혹은 기껏 줄거리 소개나 좀 해주고 지면낭비하고." ...맞는 말입니다. 만화는 만화 그 자체로 재미있고, 아름답고, 감동적으로 읽힐 때 가장 빛을 발할 것입니다. '좋은 만화'를 사랑하고 많이 보는 것, 그것은 만화를 사랑하는 첫 번째 단계입니다. 하지만 그 다음 단계의 사랑은 그러한 좋은 만화들이 더욱 더 많이 자유롭게 나올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만화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만화를 만들어내는 구조와 환경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며, 만화가 매체로서, 예술로서, 오락으로서, 우리네 삶의 일부분으로서 작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합니다. 그리고 가장 완성된 단계의 사랑은, 위의 것을 바탕으로 손수 나서서 '좋은 만화'를 만들어내기까지 하는 것입니다(아실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영화잡지 '까이에 뒤 시네마'의 편집자이자 감독이었던 트뤼포의 유명한 말을 변용했습니다...^^). 감상과 비평과 제작의 3각 조화, 그것이 바로 두고보자가 꿈꾸는 완성된 형태의 만화사랑입니다. 저희들은 이로써 감히 주장고자 합니다. 우리는 첫 단계의 만화사랑을 넘어서, 두 번째, 세 번째 단계의 만화사랑을 향하여 나아가겠다고 말입니다. 우리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만화가 제몫을 찾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의지와 실천을 표현하겠다고 말입니다. 그 활동에는 몇가지 기본 원칙이 있습니다. 첫째는,
만화와 애니는 하나가 아니다라는 인식입니다. 만화라는 출판매체와
애니메이션(속칭 '만화영화')이라는 영상매체의 혼용에서 오는 두 매체
모두에 대한 업신여김을 경계합니다. 두고보자는 출판매체인 만화를
주요 기둥으로 삼으며, 애니메이션은 텍스트 이식이 비교적 용이한 이웃매체로서만
다루어질 것입니다. 이제 저희들은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돈도 빽도 없이' 시작하는 만큼, 지적 유희와 현학의 함정에 빠질 수도 있고, 외부와의 혹은 내부적인 불화가 생기는 등 여러 시행착오를 더 겪게 될 것은 당연하겠지만, 매 순간 애초의 정신을 되새김질하며 계속 한발한발 내딛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은 사람들 한명 한명의 만화를 사랑하는 적극적인 의지입니다. 그 의지들이 연대해서 조그마하더라도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질 때 어떻게든 만화를 더욱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힘이 될 것입니다. ...저희들은...그 힘의 일부가 되고 싶습니다. 어떻게 될지, 두고봅시다. 21세기의 짝퉁 첫해,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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