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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년. 그때 한국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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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작품을 완성한 후 발표하지 않고 4년 간 묻어 두었다. 4년이 지나고,
1988년에 와서야 얄팍한 단행본으로 선보인, 그리고는 언제 나왔냐는
듯 금새 잊혀졌던 단편 '무인도'는 이 땅의 만화판에서 '창작'이란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그런데, 왜 나는 이 작품을 이상하게 여기는
걸까? 그거 ... 기가 막힌 거 맞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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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창작. 그건, 만화가 혹은 만화장르가 속해있다고 하는 일련의 하위문화장르들이
갖지 못했던 신화. 불행한 일이다 이런 정도의 신화도 없다니... 쯧~
아무튼 만화독자들은 당연하게도 만화가들에게 창작을 기대하지 않는다.
거기 있는 것은 어쩌면 주문생산. 미리 계약을 한다. 그려서 단행본으로
찍으면 권당 얼마씩, 운이 좋아 연재를 시작하면 쪽 당 얼마씩. 이런
판국에 우선 그리고 보자는 대책없는 만화가를 위해 마음좋게 비워둔
좌석을 찾을 수 있을까? 존재하기나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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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어엿이 자리를 잡은 사람들도 많다. 대학에 합격하고 희희낙락 여행가는
젊은이들, 고생 끝에 가정을 꾸린 신혼부부, 성적표를 받아들고 부모님의
칭찬에 기뻐하는 아이. 아아 좌석이 있으니 너무 편하다. 서있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렇다고 자리를 비켜줄 순 없는 노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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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도는
115쪽의 애매한 분량으로 조금 생각 밖의 결말과 함께 끝나지만(그러나, 착각하지 마시길 이건 투항이 아니니),
빈자리를 찾는 박흥용의 질문들은 리얼리즘 계열의 여타 작가들과 달리
그 집요함이나 강렬한 색깔로서 독자를 주눅들게 하지 않으면서도 그의
작품세계 전반에 걸쳐 일관성있게 던져진다. 거기에 질문은 있지만 딱
부러지는 답변이나 칼칼한 주의주장은 없다. 과연 박흥용을 리얼리즘계열
혹은 의식화된 창작의 부류에 넣을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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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창작여로의 거의 절반지점에는 작가/구도자로서의 내면적 좌절에서 절대자의
존재에 대한 강한 긍정에 이르는 분기점이 있지만, 그 시기를 지나면서
작가의 길찾기에 대한 갈망과 내적 수행은 더욱 깊어진 듯 하다. 그
결과물은 대략 두 가지로 나타나는데, 첫 번째는 한국의 종교만화 중에
정점에 위치하는 중편 '검'으로, 진리에 대한 갈망이 처절하리만치 강렬하게
표출되고 있는 작품이며(아마도 그의 연보에서 가장
의식화의 경향이 짙은 작품이리라), 두 번째로는 장르만화판에
복귀하면서 들고 나온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이 있다. 이 시기를 즈음하여
그의 그림체 특히 인물묘사는 상당히 달라졌으며, '구르믈~'이후로는
곡선위주의 산수화를 연상케하는 부드러운 작화를 보여주고 있는데,
두껍지도 얇지도 않은 유려한 펜선의 흐름과 미장센은 차라리 감동이다.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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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 공포의 외인구단은 1983년 6월에 발간개시하여 1984년 3월에 전 3부 30권으로 종결되었다. 주2) 천년여왕 TV판(新竹取物語1000年女王)은 81년 4월 16일부터 82년 3월 25일까지 후지 TV 계열에서 각 30분씩 전 42화를 방영하였다. 국내에는 MBC에서 83년 봄부터 매주일 아침 1화씩 방영하였다. 교회다니던 만화독자들은 은하철도999와 천년여왕으로 이어지는 방송스케쥴과 교회가는 시간이 엇갈리면서 가슴앓이하던 기억이 나지 않을까? 그러하던 천년여왕 국내방영은 84년초 방영금지로 도중하차하였으나 공휴일 특집등으로 이어져서 그 해 가을쯤 제법 비극적인 완결편까지 공중파를 탈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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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3) 박흥용의 경력과 작품연보 1959년 충북 영동 출생. 1975년부터 만화수업을 시작하였다. 1981년 데뷔작 '돌개바람'을 내었으나 이후 10여년간 지속적인 연재 없이 각종 만화공모전 응모와, '만화광장'등에 부정기적인 중, 단편 게재로 일관함. 추가사항은 다음의 문서를 참고. 히스테리의 박흥용 인터뷰 '우리시대의 만화' - 1981년 '돌개바람' (데뷔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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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4) 츠루타 켄지(鶴田謙二). 편집자에게는 악몽과 같은 희대의 과작 작가. 1986년 강담사(講談社) 코믹오픈으로 데뷔하였고, 모닝(モ-ニング )지를 중심으로 작품을 실어왔으며, 1988년 첫 단행본 <The Spirit of Wonder>을 내었다. 애프터눈(アフタヌ-ン) 창간이후에는 이곳에 부정기 연재. <The Spirit of Wonder> 시리즈를 1989년 이후 약 8년간 무려 5회나 연재(?)! 그사이 다른 작품활동 없음. 1997년 <The Spirit of Wonder> 총집편과 화집, 초기단편집을 묶어 세 권으로 된 츠루타 켄지 작품집을 발매하였는데, 이때 작가의 소감 한 마디. "10년 후에 나올 다음 작품집 재판에서는, 욕심이지만 한 권 정도 늘어나길 바랍니다... --;" 츠루타 켄지(鶴田謙二) 작품집. 1997년 가이낙스 발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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