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어릴때부터 단짝 친구로 같은 대학을 다니는 성아와 연수. 그런데 연수의 남자친구였던 준우가 이제는 성아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연수는 준우와 헤어지고 나서 많은 상처를 받고 아직도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제! 자, 성아와 준우는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수 있을까? 힌트를 준다면, 성아와 연수 중 보다 비중이 높은 주인공은 성아라는 정도... 뭐, 연수와 준우는 이미 헤어진 사이인 데다가, 성아가 이 작품의 주인공이라는 걸 감안한다면 답은 쉬울 것이다. 맞다. 성아는 준우에게 간다. 그렇다면, 성아와 연수의 우정은 어떻게 될까?
|
|
|
|
▶▶성아
성아는 강경옥이 주인공으로 세우기 좋아하는 캐릭터이다. 자신의 콤플렉스나 욕망에 대해서는 결코 드러내려고 하지 않는 점, 그리고 그것들을 감추려고 하기 때문에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점이 그녀의 특징이다. 연수와 준우가 사귀게 되었을 때, 연수와 같이 준우를 좋아하던 성우는 마음을 접으려고 갑자기 머리를 자른다. 그 갑작스런 행동의 의미를 연수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자연스럽게 그녀는 포기한다. 마치 준우 따위 좋아해 본 적도 없다는 듯이...... 자신조차도 인정하지 않는 욕망을 어떻게 실현시킬 수 있단 말인가. 결국 자신의 욕망을 부정하고 숨기기에 쉬운 방법으로서, 타인을 배려하는 쪽을 택하게 되기 때문에, 그것은 도덕적으로 선한 동기에서 우러나온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오히려 스스로가 선하게 비친다는 것에 대해 참을 수 없어하는 사람은 누구보다 그녀 자신이다. 이 점이 바로 이 작품에서 표현된 바, '배반의 감정'이고, 성아가 안고 있는 문제이다.
▶▶비록 순간일지라도 내가 강경옥의 작품에서 가장 보고 싶어하는 것은 가령, 숨기고 싶었던 성아의 죄의식을 본 뒤의 연수의 태도같은 것이다. 강경옥은 시간을 들여 등장인물들의 내면풍경을 펼쳐보여주었고, 독자는 그들 각자의 감정이 '흐르는' 방향을 수긍할 수 있게 된다. 그런 과정을 통해 독자는 또한, 연수가 성아의 감정을 인정하고, 죄의식으로 멈칫거리는 그녀를 준우에게 보내는 결말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진심의 순간에서 작품은 끝을 맺고는 있지만, 또 다른 갈등의 시간이 온다고 해도 '강경옥의 그녀들'은 서로 상처를 통해, 성장할 것이다. 사실, 강경옥이 보여주는 그녀들은 서로 상처를 주고 받을지라도, 결국엔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는 '평범한' 여자들일 뿐이다. 그렇지만, 내 경험상, 여러 종류의 매체에서 이런 평범한 우정이 재현되는 것을 보기는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