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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업의 무게중심이 게임을 비롯한 다른 영역으로 옮겨가고(그렇다고 전에는 만화가 그 중심에 있었느냐 ... 면 그것도 아니지만), 만화보기의 대중성에 대한 의문이 심심치 않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만화문화의 또 다른 영역(혹은 나머지 절반)이라고 할 수 있는 만화그리기(프로작가-출판사로 구성되는 순수한 생산 측면의 성격보다는 생산과 소비의 두가지 특성을 모두 포함하는 만화 향유의 한 방식으로서)에 대한 강조는 만화장르의 생존전략으로서 충분히 주목할 만한 것이다. 아마추어 만화동인들의 활동이 외부적으로 드러나는 주요한 공간은 역시 아마추어 만화행사들인데, 예전의 행사들이 아마추어 만화동인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해 자생적으로 형성된 것이라면, 외부의 공공기관이나 기업들의 후원 혹은 직접적인 참여에 의해 개최되는 행사가 늘어나는 것이 최근의 특징. 동아-LG 페스티벌은 초창기부터 아마추어만화동호회 들의 참가를 유도해왔고(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올해는 SICAF에서 ICAM이란 이름으로 별도의 아마추어 만화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코믹월드와 같이 만화이벤트 전문의 민간회사가 주최하는 행사도 있고, PIAD, 부산코믹처럼 지방에서 열리는 만화행사도 빼놓을 수 없다. 이리저리 챙겨보면 일정규모 이상의 것만 연간 20여 회. 메이저 장르의 only event, 동호회, 학교차원의 좀 더 소규모 행사까지 합치면, 이미 방대한 하나의 '계'를 이루고 있는 상황. 그러나 이런 저런 행사 중에 규모와 권위와 역사에서 가장 대표적인 한가지를 들자면 역시 매년 두 차례 열리는 ACA 만화축제일 것인데, 지난 8월 4, 5일 양일 간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개최된 21회 ACA 페스티발 소식을 간단히 정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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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작회지의 선전 ...
결, CAF, Art, 다이모니온 등으로 대표되는 전통의 창작서클들이 (Zero 펑크를 감안하더라도) 변함 없이 좋은 내용의 회지를 선보인 것 외에도 클럽 나비, 계란후라이 등 새로 등장한 창작동호회들이 여럿 눈에 띄어 창작회지 구입자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주최측에서 좋은회지상 시상, 적절한 부스배치 등의 간접적인 지원을 해준 것도 이러한 흐름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전통적으로 순정만화계열의 동호회들이 ACA 행사의 대부분을 점해왔고, 참여자들도 대부분 여성들이었음을 감안하면, 과거 어느 때보다도 소년만화 지향의 동호회들이 활발하게 참여한 것도 이번 ACA의 특징일 것이다. 지난 10년 간 이 분야를 대표해온 CAF와 해오름(이번에 불참) 외에도 당랑, 파인애플(fine apple:좋은 사과), 메카월드 등 새롭게 등장한 한 소년만화계열 동호회들이 많이 눈에 띈다. 여기에 ... Nimph Club을 비롯한 미소녀/남성향 동호회들의 인기몰이는 굳이 강조할 필요도 없을 정도. 그리고 '비만화 패러디 분야의 한류'는 ... 이번 ACA가 유난히 그랬다기 보다는 지난 몇 회동안 그런 추세가 심화되어온 결과가 지금의 상황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 바닥의 소비자들이 원래 일본문화에 젖어지내 왔던 것을 감안하면) 어쩌면 중국과 일본에서 불고 있다는 한국바람과 같은 맥락에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3년여 전까지 만해도 X-japan, 라르끄를 비롯한 J-pop이 비만화 패러디의 주류 였으나, 국내 아이돌그룹의 인기가 만화 동인지 시장에도 영향을 주면서 가수 패러디의 경우 이제는 국외의 것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가 되었고, 작년 부터는 가수 외에 JSA, 허준 같은 국내 영화나 드라마의 패러디 동인지도 눈에 띌 정도이니 뭔가 많이 변한 것은 사실. 다만 같은 패러디 중에서도 만화, 게임, 애니메이션 이외 분야의 비중이 (코믹월드 같은 경쟁행사의 그것에 비하면) 적은 것은, 접수과정에서 패러디 분야별로 일정한 제한을 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하게 한다. (실제로 10월에 개최되는 ACA 코믹페어는 가수패러디부스의 숫자 제한을 공지사항에 명시하고 있다) [**
지난 3-4년에 걸친 변화추이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을 텐데, 우선은
박은실 회장 시절에 이루어진 소설동호회 및 회지 축출 결의를 일종의
분기점으로 볼 수 있겠다. ACA는 only 소설회지 뿐아니라 회지의
일부 소설게재(만화스토리가 아닌)인 경우도 탈퇴처분하는 강경한
조치가 취했으며, 한국현실에서 상대적으로 만화에 비해 하드한
묘사가 가능한 소설의 금지는 골수 J-pop 팬들과 상당수의 야오이
향유계층을 게토, 블랙체리 등 좀 더 소규모의 판매전으로 이탈/분산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이로 인해 온건한 성향의 창작동호회들이 ACA의
주류를 형성하게 되었고, 여기에 더하여 몇몇 메이저 장르들은 자신만의
only 이벤트를 통해 ACA의 온건함(or 건전함)에 대한 욕구불만을
해소하기도 했다. 판매전외에 가장 인기를 끌었던 것은 역시 만화분장(ACA에서는 공식적으로 코스프레대신 '만화분장'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부문이었는데, ACA에서 지난 회부터 만화분장을 위한 행사장을 따로 분리하고 있기 때문에, 코스프레 취재가 주 목적이 아니었던 h로서는 이쪽에 대해 그다지 리포트할 것이 없다. 다만 두가지 정도를 이야기하자면 한 가지는 팀 코스프레의 액션성 증가이고, 두 번째는 코스프레 행사와 참가자의 층위 자체가 완연하게 회지 판매/구입자와 분리되는 경향이라고 할 수 있겠다. 팀별로 5-10분에 걸쳐 실시하는 팀코스프레의 경우 스토리라인에 맞춰 약간의 연기와 함께 포즈를 취하는 것이 전부였던 과거와 달리, 대부분의 팀이 연기력보다는 남성 코스프레이어의 액션을 위주로 무대를 꾸미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모든 만화캐릭터의 황비홍화 ;;;), 이대로 가면 편집장 말마따나 다음 행사때는 피아노선이 등장하지 말란 법이 없잖은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무대와 행사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관객들에게 좀 더 어필하자면 그럴 수밖에 없다고 해도 ... 여성코스프레이어의 연기력을 볼 수 없었던 것은 h에게 약간의 실망 ... 전문 코스프레 업체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코스프레 전용의 행사가 연중 개최되면서 코스프레가 만화전시회의 부대행사 정도로 취급되는 시기는 이미 지난 것이 사실이다. 이번 ACA 만화축제도 예외는 아니어서 코스프레 참가자들과 판매전 참가자들이 완연히 구분되어서 이제는 일반 관람객의 일부를 공유하는 정도외에는 거의 접점이 없이 따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자연스러운 흐름이겠지만 회지판매전과 만화분장 행사가 지나치게 겉돌 게 된다면 만화축제의 의미가 부분적으로 퇴색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게 되는 것이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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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외 몇 가지 21회 ACA에 참여한 동호회의 숫자는 400개, 참가인원 4만 명 정도로서 겨울 ACA와 비슷한 수준이고, 작년 여름의 19회 ACA 때보다는 줄어들었는데, 19회 ACA가 장소협찬을 받아 '무료참가&입장'이었고, 올해는 유료인 데다가 SICAF의 지원을 받는 ICAM 행사가 같은 시기(8월 3-5일)에 열린 것을 감안하면, 아마추어 만화행사의 대표격으로서 ACA의 위상에는 아직까지 별 흔들림이 없는 듯 하다. (참고로 2일간 4만 명의 참가인원은 대기업과 일간신문의 후원을 받아 5일간 개최된 동아-LG 페스티벌의 관람객(그나마 동아일보에서 밝힌)과 비슷한 규모이며, 참가동호회의 숫자로는 ICAM의 세 배이다) 다만, 그런 외형적인 든든함에도 불구하고 주최측의 기획력이 드러나는 부분이 없이 전반적인 행사진행을 개별 참가자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존하는 현재의 상황은 문제가 있다. 일러스트 전시회라든가 몇 가지 부대행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는 거의 미미한 수준이고, 관람객 입장에선 판매전에서 원하던 회지 몇 권 사고 사진 몇 장 찍으면 그게 전부라는 식으로(실제로 대부분의 관객들은 회지를 사러온 것이지 만화축제를 구경하러 온 것이 아니다) 행사가 단조로와 지는 경향이 있는데 개선해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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