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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생일이 8월 15일인 관계로, 그리고 결정적으로 인츠닷컴에서 공짜 표가 두장! 날아온
관계로 동생과 함께 시카프에 가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이게 3번째 관람인데, 첫 관람은 제 1회 시카프 였으니, 나도 그럭적럭 시카프에 좀
'다녀'본 셈이다. 개인적으로 그때 관람은 상당히 좋았었다. 그것은 소위 공식적인 평론이라는 것을 시카프 책자에서 처음 보았었고, 그리고 그에
대한 반론을 과거 한겨레 멤버들이 낸 'Critical'에서 보았기 때문에 내 머릿속의 시카프는 나름대로 평론과 이야기들이 있는 공간이었다.
얼치기 상업부스를 뒤로한채, 내가 원하던 것이 있던 곳으로 찾아 갔다. 바다출판사에서 이번에
새로이 낸 과거의 명랑 만화들. 그렇다. 올해 시카프에 볼게 있다면 바로 이 '명랑 만화'에 대한 부분일 것이다. 일단, 명랑만화들을 복간해서
팔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꺼벙이'를 좋아 했던 관계로,(*필자는 꺼벙이를 필자의 영원한 친구라고 믿고 있다. 정말로.)'꺼벙이'와 '두심이
표류기'를 샀다. 이외에 '철인 캉타우'라거나 '도깨비 감투'등, 지금 구할 수 있다면 레어아이템이 될 만한 것들이 복간이 되어 있었는데, 이번
시카프 최대의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더욱더 기쁜 소식은, 이 외에도 신문수의 '로봇 찌빠'와 다른 명랑 만화들이 더 출간될 것이라고한다. 기쁜
일이다.
올 해 상업부스는, 캐릭터 머천다이징에 목을 맨 거 같다. 마시마로는 과연 애니메이션인가?
물론, 당연히 플래쉬 애니메이션이고, 그것을 딴지 걸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컴퓨터 플래쉬가 아닌 큰 화면으로 보면 마시마로는 그렇게
재미도 없었을 뿐더러, '마로워터'라고 나온, 마시마로 음료는 그다지 맛이 없었다. (좀 차갑게 해서나 줄 일이지. 쳇.) 그에 비해 광고는
너무 많고, 앞으로 700개의 팬시가 나올 거라는데, 그다지.
그 외에 언제나 소소하게 구석 자리들을 차지하는 조그마한 애니메이션 회사들과 톤 판매 회사들을
뒤로한채 전시 부스로 갔다. 일본에서 온 대학이 하나 있었다. 일본 유일의 만화 학과가 있는 학교라던데, '세이카대'라고 했다. 그 곳 학생
몇몇의 작품을 전시중이었는데, 그 중에서 역시 백수와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가 재일 재미있었던 것 같다. 역시 만화가들은 고양이에 강한 것인가?
그러고 보니 영화쪽에서는 별로 고양이를 본 일이 없는 것 같던데, 연구해 볼 가치가 있을 것 같다.
전시부스는 언제나 초라하다. 그 넓은 공간에 패널 몇개 세우고 부스라고 하는거 하며, 거기에
몇점 붙여놓고 전시라고 하는 것은, 솔직히 구라다. 그런 전시라면 차라리 안하느니만 못하다고 본다. 차라리 ACA와 같이 동인지화 되는 것이 더
나을 거 같다. 물론 동인지도 몇군대 팔더라마는. 도대체 대학 동아리들, 대학의 과들은 시카프에 오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오는 것일까? 뭘
기대하고 참여 하는 것일까? 이름 한자 올려서 경력으로 인정 받으려고? 그들은 뭐가 되고 싶은 것일까? 하기사, 제공하는 것이 페널밖에 없는
부스에서 과연 무엇을 할 수 있겠냐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멀리에서 까지 와서 여기 와서 아무도 보지 않는 부스에서 오도카니 서 있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서 괜히 짜증이 났다.
구석에, 사람들이 잘 보지 않을 만한 위치에 한국의 명랑 만화에 대한 전시 부스가 있었다.
오호, 이쪽은 좀 신경을 썼군. 그러나 그에 비해 너무 텍스트 자료와 설명이 부족하다. 양영순과 이우일을 4세대 명량 작가로 넣으려면, 단지
'그렇다' 라는 말로는 부족하다고 본다. 그것을 뒷받침할 이론들이 필요하지만, 그런 것이 없는 상황에는, 내가 보기에 양영순등은 차라리 박수동과
김삼과 한희작의 후손이라고 불러 줘야 한다. 적어도 섹슈얼리티에 대한 이야기를 4세대 명랑만화라는 말로 넣고자 했다면, 그것에는 좀더 세심한
설명들이 필요할 것 같은데, 글쎄, 그런 것은 본 일이 없는 것 같다. 어쨌든 이번 시카프의 최고의 가치가 저 한국의 명랑만화 였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그곳에 '파는' 책자 하나 없다는 것이 나를 무척이나 슬프게 만들었다. 인터뷰가 돌아가는 화면을 보면서, 그 화면을 만드는데 든
비용을 좀더 충실하게 책자를, 아니면 그분들이 직접그린 자기 소개 만화를 판다거나 했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이 작가분이
저 작가분의 인터뷰를 그린다거나, 생각해 보면 더 쓸만한 아이디어들이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리고, 이왕 이런거
하는 김에 이런 주제에 대해서 간단히 나마 학술대회를 열어 보았으면 어떨까? 물론 아무도 안 올거라고 믿을 수도 있지만, 그것은 나중에 생각해도
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시카프에서 가장 쓸만했단 기획부분역시, 상호연결과 평론과 토론이라는 전시회의 중요한 기능들과는 상관 없이 존재했다는
점일 것이다.
시카프는 언제나 말한다. '우리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동시에 다루는 하나밖에 없는 행사다.'
내가 할 말은 하나다. '제발, 둘중에 하나만이라도 열심히 해라. 제발.' 그래도 이번에는 명랑만화에 대한 몇몇 부스들이 있어서 즐거웠다. 그에
수확이었고, 그래서 5000원이 아깝지 않았다. 그러나, 과연 나 말고도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 할 것인가? 자신할 수는 없다. 특히나,
전시부스의 꿀꿀함은 언제나 해소 될 것인가? 심지어 어떤 전시부스는 지키는 사람조차 없던데, 그래서 도대체 뭘 어쩌겠다는 건가? 외국의 전시들은
어떤지 심히 궁금하다. 간단히 말해서, 전시부스의 내용이 너무나도 부족하다. 시카프에 참여한 그 수많은 만화학과들은 전부 뭐 하는 집단들인가?
아무리 관심이 없다고 해도 그렇게 무성의 하게 해놔도 되는 건가? 아니면 시카프가 그것밖에 허락을 하지 않는 것인가? 아니면 내가 간 그날만
아무런 행사가 없는 것이었나?
개인적인 또 다른 바램이 있다면, 그것은 상업부스와 전시부스의 분리일 것이다. 그 둘을 합쳐
놓는 것은, 전시부스의 차별성을 떨어뜨림으로서 - 어쨌든, 시각적 효과는 도저히 전시부스가 상업부스를 따라간다는 것은 무리인 것이다. 적어도
현재같은 상황에서는. - 시카프의 '주력'이 되어야 할 전시부스를 '상업부스'를 위한 '들러리'로 전락시킬 가망성이 농후하다. 즉, 전시부스는
얼굴마담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적어도 '상업'적인 회사가 하는 '상업'페스티벌이 아니라 서울시와 정부가 후원하는 민간행사라면, 당연히 고민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간만에 시카프에 갔다. 그러나, 그곳에 과거의 미화된 기억은 남아 있지 않은 것 같다. 과연 시카프는 누굴 위해 존재하고 있는 걸까? 가면 갈
수록 '나'는 아닌 것 같다. 그것이 나를 슬프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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