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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000] 특집 : 한국만화계의 과거와 현주소 (4) 중견만화가 고유성 대담 - '작가'에 대하여

 

   

 

'작가'에 대하여.

 

Q: SF 작가들이 필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A: SF 같은 것은 기본적인 과학지식과 종교, 인간적인 면까지 개념을 파악은 해야 하는데, 그게 안 돼 있는 상태에서는 만화 가지고는 기둥을 잡을 수가 없어. 지금은 어떤 세대냐면 만화를 보고 만화를 그리는 세대니까 지표가 하나도 없는 거지.

Q: 그건 순정이나 다른 작품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A: 순정만화를 조금 봤지만, 가본적으로 남자들하고 차이가 있는 건 생활이나 행동하는 데 있어서 뒤에서 관찰하게끔 되어 있기 때문에 드라마를 잘 만든다는 거. 그 드라마성이 있는 이야기는 남자가 여자를 못 당하지. 대중예술에서는 특별한 기술을 파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아이디어를 잘 내서 구술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그거 어떻게 꿰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지. 남자들은 소위 그 소소한 분야들은 전혀 신경을 안 쓰거든. 나라가, 국가가 되야지 국민이 어떻게 되든 상관 안 쓰는 식이면 미래가 안 돼지. 만화는 철저히 개인적인 일이기 때문에 자기가 알아서 하지 않으면 남이 못 도와줘. 상황을 어떻게 할까, 이런 데 잔머리를 많이 굴리는데 그게 잔머리라 그러지만 실제로는 정말로 중요한 거거든. 지금 남자작가들이 모자란 부분이지. 원래 대중예술작가들이 쪼잔하고 쫌생이 같고 형편없는 인간들인데, 그걸 싫어해서 폼 낼려하고, 텔런트 같이 되고 싶어하고 그렇게 되면 작품 만드는 것은 잊어버려야지 뭐. 지금도 그렇지만 TV 나오면 좋다고 아우성 치는 인간들이 몇몇 있는데…. (웃음) 창피하지도 않아. 지가 무슨 뭐. 그런 거는 소위 작가의 의무가 아니야. 영화감독이 영화에 얼굴 내미는 거 봤어? 그건 자기 조절을 잘 못 해서야. 그렇게 하면. 작가는 뒤에서 다 조종하는 거지. 영화배우나 이렇게 뜨는 애들은 만화로 치면 캐릭터 정도인 거야. 그게 작가의 모습이 아니거든. 작품을 만들어내야 하고, 감독도 해야 하고, 선수도 해야 하고. 어차피 TV에서 지금도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공여압ㅇ송에서 시청자들 평균수준을 잡잖어. 예전에는 초딩 2학년이었는데 지금은 유치원이라고 그러는데, 대중을 우민화하려면 그런 방법을 쓰는 게 기본적인 거거든. 작품을 만들려면 그런 것도 자기 작품 면면에 정확하게 파악을 하고 있어야 해.

Q: 다른 이야긴데, 만협 명부에 선생님 주소가 없더군요.
A: 그 쪽은 옛날 협회가 한 번 없어지고 그래서, 협회 임원들이 어떻게 ... 뭐랄까... 가치가 없어. 협회로서의 메리트가 없어. 협회라는 게 작가를 위해서 존재한다기 보다는 만화계를 위해서 존재해야 하는 건데, 할 일도 없겠지만. 할 수도 없고. 하지도 않고.

Q: 우만연 쪽은 생각 있으신 분들이 계시잖아요.
A: 그 쪽도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너무 모여서 옹기종기 하니까. 솔직히 거기 나온 작가들이 누구 누군지는 잘 모르겠지만 거기 있는 작가들이 여태까지 해 온 행동으로 봐서는 맘에 안 들어. 자기네가 할 수 있는데도 안 한다는 거. 항상 지금 어떻게 하느냐가 앞으로의 평가인건데, 전에 그 개판을 쳤다면 차라리 개판을 쳤다 그러는 게 낫지. 아무 것도 안 했다며는 차라리 시대와 야합을 했다는 게 낫지. 이북 말로 하면 자아비판이 되어야 하는데, 자신들이 비리의 온상의 일부분이었으니 자아비판을 할 수가 있나.(웃음)

Q: 작가 스스로가 떳떳하게 그런 이야기를 하고 그런 분위기가 되어야 하는데, 옛날 이야기를 하는 걸 선생님들도 싫어하거든요.
A: 옜날 이야기를 하면 자기가 관련된 부분들이 나오기 때문에 무슨 이야기를 어디에서 꺼내든지, 거기 있는 누구든지 마찬가지야.

Q: 외부에서 그건 시대적 상황이라고 해석을 하는데, 당시 작가들은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지 않았느냐 하고.
A:  그렇다기 보다는 하여튼 당시 작가들 수준이 낫아서 그래.

Q: 선생님은 반골 기질이 강하신 편이지요?
A: 그게 원래, 그냥 선후배들이 아, 우린 어떤 상황에서 이렇게 만화를 그리고 있구나 하는 게 당연하고도 당연한 건데, 근데 중간에 시대가. 나는 10년 동안 밑에 후배가 현세(주: 이현세 씨) 밖에 없었다구. 이제는 20, 30년 가까이 차이가 나더라구. 그러니 어떤 이야기를 하면 나는 중간에 이야기가 너무 많이 쌓여서 한꺼번에 풀어 놓으니까. 감당을 못 하지. 당연하게 입장을 바꿔놓고 내가 신인이라 쳐도 당연히 컬쳐쇼크를 받아서 주눅이 들게 되어 있다구. 근데 당연히 대중예술은 주눅이 들면서 만드는 건데, 왕따 당하면서 마느는 게 그 기본인데 그거를 견딜 수 있는 어떤 체질이 안 돼 있는 거지. 지금은 하고 싶은 말은 많아도 그걸 한꺼번에 갖다 안겨주면 확 쓰러지거든. 이게 체력도 문제지만 정신력도 문제기 때문에. 지금 독자하고 이야기를 할 상황이 아냐. 독자는 어차피 공감을 한다구. 근데 작가들이 없어. 그럼 씨 없는 수박이지. 근데 점프나 챔프 나올 때 나온 작가들이 재간이 있어서 기대를 했었는데 거기부터 이미 내 자식이 아니더라구. 남의 자식들  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잖아.

Q: 그렇죠. 90년대 이제 나온 작가들이 이전의 만화가들과는 단절이 되고 거기 일본만화가 유입이 되어 가지고.
A: 첨에 점프를 만들 때 작가들이 일본만화를 실으면 우린 연재 안 하겠다고 했었는데 일본만화를 딱 실으니까 연재 안 하긴 뭘 안해. 다 하지. 자기 개인적인 이익에 대해서는 인정사정 없는 게 프로작가지만. 그래도 좀 심했어.

Q: 그리고 잡지사에서 애초에 의식적으로, 되게 어려서 일본만화를 보고 자라서 이 사람들은 지도편달을 해서 키우고....
A: 만화의 평균적인 수준이 중학교 정도라면 아직도 가능성은 있어. 그런데 이 상태로 개방이 되고 그럼 대만처럼 초토화될 수도 있어. 그러다가 한 오륙년 지나야 일본만화에 완전히 질려서 국내 만화 없을까 할 때 겨우. 그런데 과연 5.6년 버틸 수 있을까 하면 그건 순전히 개인적인 문제가 되기 때문에.

Q: 잡지 점프, 챔프로 바뀌면서 중견작가들이 이름만 있지 거의 다 그쪽 계통에서 퇴출 당한 셈이거든요. 20년대 신인과 일본만화로 채워지고 있고, 점프도 기성작가들이 많았는데 점점 기성작가들은 성인지나 대본소만 나올 뿐이지. 그 쪽 작가들은 하나 둘 떠나고 거의 실지를 않더라구요. 감이 다르다. 이런 식으로 .

A: 그러니까 그거는 우리 세대의 불행이기도 하겠지만 실제로 우리는 일본만화처럼 재밌게 만들 수가 없어. 심의 때문에 심리적인 제동 장치가 있어. 어떤 거 이상으로 만들 때는 이렇게 만들어도 돼나 한 번 생각을 해 보게 된다구. 그럼 이건 작품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지는 거야. 지금 우리나라 작가들은 이것저것 아무 것도 없는 상태고, 왜 지금 이걸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거야. 처음엔 왜. 그 다음엔 어떻게. 그런데 지금은 어떻게는 아는데, 왜를 모르는 거야. 순서가 뒤바뀐 거지. 내가 왜 이 지랄을 해야 돼지 하고 앉아있으니까. 잘 나가다가 갑자기 심천포로 빠진다구. '왜'는 선배작가들이 가르쳐 줄 수도 있어야 하는데, 수렁에서 일을 하는거야. 작품 생활을 하다가 그런 의문이 들기 시작하면 그 다음부터는 작품 못 하는거지. 지금 결정적인 모순의 상황이라서. 선배라고 찾아가서 물어보니까 "그 땐 드러워서" 그럼 자긴 더러운 일 하고 있는 거 밖엔 안 되지. 그럼 이런 일을 왜 해. 세상에 할 일도 많은데. 그래서 초창기에 대본소 만화로 옮아가면서 자살자가 많았어. 거기서 보물섬이 나오면서 또 자살자가 조금 있더라구. 지금 이 상태로 계속 나가면 안 돼.

Q: 선생님은 원로 (중견) 작가계열에서는 아마 매니아들이 가장 많을 것.
A: SF를 하겠다고 하는 작가들이 있지만, 자기 방향이 이미 깨져있어. 일본식 방향으로. 그러니 '건드레스'같은 거 만들고...용가리도 마찬가지지만, 대중적으로 크게 선전이 되고 하는게 유치하고 죽을 쒔다 하면 여파가 크지. 돈 된다면 사기꾼 같은 놈들 어중이떠중이 몰려들어서 뜯어먹고. 지금 세상은 출판에서 영상으로 가는 시대야. 그렇기 때문에 출판물은 결국 매니아성으로 고급수준 만들어야 해. 그러려면 작가 수준도 독자수준도 올라가야 하고. 지금은 장담 못하지. 일본놈들이 붙어있어서, 그거하고 싸우려면 편집자와 싸우는거나 마찬가지라고. 지금 '화끈'같은 언더그라운드 잡지들만이 방향성을 보이고 있고. 다른 작가들 홈페이지도 봤지만, 관리들을 거의 안하고 있더라고. 관리를 해도 작품 수가 워낙 적으니까. 내가 그나마 좀 되니까 이런 홈페이지라도 만들었지. 물론 이재학씨보다야 작지만. 공장차리는 것도 못할 건 없지만 사람 다루는 법을 모르니까 (웃음). 초창기에 하도 망신을 당했거든. 막 데뷔할 때 심의실에서 작가들을 다 소집했어. 심의실장이, 우리 애가 만화보고 무서워서 화장실에 못가더라, 하더라고. (웃음) 그런데 선배나 고참들이 찍소리도 안하고 있었던거야. 그래서 한번만 더 그런 일이 있으면 때려엎을 거다 했는데, 눈치챘는지 더 안하더군...(웃음)

  " ...만화가가 되려면, 거의 깡패 건달이 되야해. 자기 작품은 자기가 들고 싸워야 한단 말이야. 지금도 그렇지만, 만화가들이 만화만 그린다고 숨어있는 경향이 있어. 자유를 얻으려면 나가서 싸워야지. 물론 힘들지. 하지만 일할 시간 없다 핑계 대고. 뒤꽁무니를 빼면, 얼마 안 있어서 일할 시간마저도 없어질꺼야. 자기 작품은 자기가 챙길 줄 알아야 해. 숨어서는 안되지.""

 

 

 

 

 

 

 

 

 

 

 

 

 

 

 

 

 

 

 

 

 

 

<'어시'시절에 그린 작품>

 

 

 

 

 

 

 

 

 

 

 

 

 

 

 

 

 

 

 

 

 

 

 

<영원한 주인공 '고박사'>

  

 [만화계의 이전 모습과 검열]   [일본만화에 대하여]    [애니메이션에 대하여]   ['작가'에 대하여]

 


 ▶ 기사:  dugoboza
 ▶ 조회: 1132 | 등록: 2002/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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