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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만화는 '왜' 만드는 것인가?
시간 날때마다 얘기하는 것이지만 언제나 중요한 것은 왜(?)라는 단어이다.
이미 어린시절부터 그 단어에 대해 많은 면박을 받은바 있으리라 짐작하지만 자신이 어떤 일을 하려할 때 필히 따지고 들어가지 않으면 틀림없이 후회할 날이 올 것이다.
무조건 무슨일이 마술램프의 요정에게 소원을 빈다고... 간절히 원한다고(좋아한다고)...척척 되는일은 이 세상에 하나도 없다.
문명화된 세상에서는 필히 과학이 수반되는데 과학적이라는 것은 원인과 결과라는 단순한 논리적인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무슨 일이든지 '궁극의 목표'라는 것이 있다.
그런데 그 목표가 목적과 혼동되어 무조건적인 행동으로 나온다면 원인없는 결과가 나오게 되있으므로 앞서 얘기한 무의미한 즉, 애써서 해야 할 이유를 못찾고 방황하게 된다.
자기가 왜 만화를 만들고 있는지 아니면 만들여고 하는지 어느날 갑자기 의구심이 생긴다면 그것은 이미 길을 잘못 들었거나 시작이 잘못됐거나 하는 것이 원인이기 때문에 원하는 - 막연한 - 결과가 나올 리가 없다.
여기서 대부분 혼란을 일으키는데 시작하기 전에 차분하고 냉정하게 생각해 봐야지 이미 깊숙히 발을 들여놓은 후에 생각한다면 그때는 상황이 돌이킬 수 없게 된다.
옜날...전에는 라이프 사이클이 좀 느려서 충분히 일하면서 생각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지만 앞으로는 전혀 여유라는 것이 없을 것 같으므로 자신의 인생 행로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본인이 농담삼아 얘기하는 '한번 실수는 평생 실수'가 될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러분의 궁극의 목표는 무엇인가?
왜 만화를 만들려는가? 혹은 만화가가 되려는가? 아니면 만화가 노릇을(현역 만화가도 이 질문에서 결코 벗어날수 없다) 하고 있는가? 여기서 확실하게 짚고 넘어갈 사항은 만화나 만화가가 어떤 인간의 궁극의 목표는 아니라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서 하는데 그게 무슨 소리냐고 생각하겠지만 어떤 인간이든 궁극의 목표는 아마도 죽을 때까지는 살아간다는 것이리라. 살아있으니까 무슨 일이든 해야하고 그것이 단순히 만화라는 이름의 매개체라는 논리가 삶의 제대로된 인식이 되리라 본다.
잘못된 교육을 받아('세뇌' 당했을수도 있다)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목적이목표를 상쇄해서 어떤 창작적인 일도 오래 견뎌내지 못한다. 만화는 단순한 '일'이며만화가는 누구든 뭔가 일하는 '직업'이 있듯이 세상의 수많은 직업 중의 하나일 뿐이다. 만화를 만든다거나 만화가가 된다는 것은 목적이지 목표는 아니다.
이제 다시 한번 생각해보기 바란다. 여러분의 궁극의 목표는 무엇인가?
2000년 4월 만화가 '고 유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