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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만화는 '어떻게' 만드는가?  

 

 

 

 

 

 

 

 

 

 

 

 

 

만화는 '어떻게' 만드는가?

이렇게 쓰면 대부분 별 싱거운 얘기 하지 말라고들 한다.

우리집 아이도 만화 잘그린다고 당당히 말하는 부모도 무수히 있으니 어떻게 그리는지는 누구나 다 잘 아나 보다.

 

그러나 이장의 주제는  '그린다'가 아니고 '만든다'이다.

 

흔히 만화를 그린다고 말하지만 이것은 정말 잘못된 용어로써 조금만 생각할줄 아는 사람이면 그런 무지한 용어는 쓰지 않으리라 본다. 만화는  '그리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과학을 다루는 사람들 중에는 과학자와 기술자가 있는데 과학자는 창의적인 생각을 끄집어내는 사람이고(책임감은 없다) 기술자는 과학자가 창안해낸 기술 등을 실제로만들어서 쓰게하는 사람으로(책임감이 많이 있어야 한다) 분류되는 데 수시로 과학자와 기술자 일을 같이 하는 사람도 있어서 요즘은 어느 쪽이 어느 쪽인지 분간하기 힘들어 둘 다 과학자로 통합해 얘기하는 바 그와 마찬가지로 창의적인 생각과 실제적인 그림을 같이 병합해 하는 사람을  '만화가'라 칭한다.

 

즉 만화가는 만화를  그리는 사람이 아니라  만드는 사람인 것이다.

 

일단 가상의 스토리를 짠후 거기에 맞춰 실제적인 그림을 그리는 것이 만화를 만드는순서라는 것쯤은 조금만 관심있게 알아본 사람이면 다 아는 얘기지만 그 과정에서 꼭왜? 라는 필수과정을 거쳐야 한다.

 

왜? 라는 원인을 생략하고 지나가면 절대로 어떻게? 라는 결과는 안 나올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는 사태까지 벌어진다. 알기쉽게 말하자면 만화를 만들수가 없는 것이다.

 

만화라는 것은 하나의 상징적인 의미일 뿐이지 어떤 것을 꼭 집어서 얘기하는게 아니기에 잘못하면 엄청난 공허감을 느끼게 된다.

 

모든 예술행위가 다 그렇지만 만화에도 이제는 대중예술이라는 호칭이 공공연히 부여된만큼 행위...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듯 창작행위에는 엄청난 책임이 따라붙거니와대중예술이며 또한 상업예술이기도 하므로 불특정다수 즉, 대중을 상대로하는 장사꾼 역할도 겸업해야 하므로 그 복잡 다양성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이루 말할수 없다고단언한다.

 

예술...문화적 행위중에는 무형과 유형이 있는데 만화는 앞에 얘기했듯 두 가지를 다 겸비해야하는 이중고를 떠 안아야 할 수밖에 없고 그 사실을 뒤늦게 알고 후회해봤자소용 없는 일이다.

 

하지만 만화를 만드는 사람이 조금만 생각을 달리하면 이것만큼 재미있는 일도 없는데 거기에 대해선 차차 논하기로 하자.

만화를 어떻게 만드느냐는 것의 궁극의 목표는 사전적 해석인 인생의 비평이므로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와는 별개로 인간... 인간적 행위를 관찰하는게 최우선이라 보겠다.

 

만화는 사람이 보라고 만드는 것이지 동물이나 곤충이 보라고 만드는 게 아닌 것은 확실하고 따라서 이야기꺼리도 당연히 인간을 관찰해서 그 안에서 조합해 과장을 보태서 만들면 된다.

 

가끔 가다가 자칫 만화가 진지해 지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은 극도로 주의해야 할 만화(만화가)의 함정으로써 책임 한계를 넘어서는 행위이므로 만드는자가 충분한 성숙도를 이루었을 때 시도해 보는게 좋겠다.

만화의 1차 책임 한계선은  '과장'이지 '실제성'이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 문화적, 예술적 행위는 정신적인 것이지 물질적인 것이 아니지만 감당할 수 없는 책임을 떠안으려면... 떠안고 싶으면... 대중 예술은 즉, 만화는 만들지 말아야 하는게 기본 수칙이다.

 

만화를 어떻게 만드느냐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실제적인 책임을 지지는 않는 한에서 과장을 통해 상황을 부드럽게 혹은 재미있게 유도하는 테크닉을 발휘 할때만 비로써 만화를 만화답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이 결코 쉬운일이 아님은 조금만 만들어본 사람이라면 뼈저리게 느끼겠지만 그 열매가 워낙 달고 맛있기에 손에서 놓을수가 없는 것이다.

 

만화에 목숨을 걸 가치는 없지만 만드는 재미는 이세상 어떤 것 보다도 많다고 생각하는 것은 본인만의 느낌이 아니리라 본다.

 

만화의 장르를 어느 것으로 선택하느냐는 각자의 취향이겠지만 어떻게 만드느냐는 과장 이라는 원칙에서 벗어나면 책임질 수 없는 사태가 무수히 발생하고 중도 하차하는 불행까지도 감수해야 한다.

 

어떤 면에선 엄청난 외줄타기 곡예일수도 있겠지만 불특정다수 즉, 대중을 상대로 하는 행위가 예전처럼 단순한 광대 놀음... 무시당하고 깔보인다는 의미도 포함된... 이 아니게 되가므로 한 번 부딪쳐 볼만한 재미가 확실히 있다.

 

만화는 과장과 과장속에 진행되는 인간 비평성 행위인 것이다.

 

                                                          2000년 4월 만화가 '고 유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