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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만화의 제작과정 (2)
만화의 모든 것은 '관찰'에서 시작된다. 여기서 관찰이라는 것은 모든 사물과 인간을 말한다. 따라서 항상 어떤 일에 끼어들기보다 옆에서 구경하는 구경꾼의 입장 에 서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자기 주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관찰의 대상이며 스토리다.
작품을 만들려면 아주 소소한 일부터 인류사적 일까지 모두 필요하며 알아야하고 관찰해야하고 평가해야하며 비판해야하고 과장해야하며 또한 그것을 그림이라는 매체로 표현해야 한다.
이렇게 말하면 갑자기 자신을 덥쳐오는 엄청난 압박감에 숨을 잘 쉬지 못할정도가 되는 사람을 봤는데 아마도 전업작가가 될 소질이 부족하거나 뭔가 잘못 생각하고 만화를 접했다고 본다.
대중예술은 어느 한가지만 잘해서는 결코 입문해서 오래 작품생활을 유지할수도 없거니와 인정 받기도 힘들다.
왜냐하면 대중이란 자체가 앞서 계속 얘기했던대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펼치는 것이고 불특정 다수란 각자 취향, 취미, 성향, 지식수준등이 다르기에 만드는 사람이 그들의 30%정도만 만족시켜 주려해도 대단한 작업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능력으로는 결코 전부를 만족시켜줄수 없다. 알기쉽게 말하면 프로야구 선수가 3할대 타자라면 A급 선수라고 치듯 만화도 그렇다고 보면 맞는 확률이 아닐까 싶다.
더 정확히 말하면 독자들 사이에서 10명중 3명만 자기 작품을 봐준다면 크게 성공한 작품이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여기서 관찰이라는 것이 뭘 의미하는지 해답이 나온다.
보통사람인 독자의 마음에 들기위해서 그들을 관찰하는 것이며 동시에 상업예술이기도 하므로 서비스 정신이 필요한 것이다.
어떤이는 자존심을 내세워 독자와 타협하지 않겠다고 의협심을 내보이기도 하지만 앞서 얘기했듯 그전에 이미 자기 작품을 실어줄(찍어줄) 업자와의 타협을 하고 들어가야하는 자기기만적 모순을 안고있어 표리부동한 인간이 되므로 그런 작가의 작품은 인정받기 힘들다... 역으로 예술성이 인정된다면 특정 소수를 만족시킬 수는 있다.
언제나 본인이 얘기하는 것처럼 조금은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만화...만화가는 재미있는 대중 예술로써 독자에게 봉사하는 것이 의무이며 독자와 공존하려는 의미에서 여러 가지로 많은 관찰과 생각과 행동이 필요한 작업이다.
물론 행동이란 만화로 표현함을 말한다.
독자는 결코 바보가 아니며 단지 만화를 못(안)만드는 사람일 뿐이다.
2000년 4월 만화가 '고 유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