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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만화의 제작과정 (3)
이제 심리적 훈련중 몰입과 관찰이라는 애매한 두가지 과정을 얘기했으므로 조금은 알기쉬운 그림 쪽으로 들어가보기로 하자.
앞서 기본지식에서 잠깐 얘기했듯 만화그림의 네가지 분류에서 어떤 그림을 선호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변한다.
물론 한 번씩은 다 섭렵해 봐야 한다고 했지만 아무래도 여러 가지 개인적 취향에 따라 어떤 종류의 그림을 선택하게 되는가보다.
본인의 경우에는 그림체 구분없이 모두 다 잘 그리고싶은 욕심이 있어서 닥치는대로 그려봤지만 그것은 좀 별난 취향이라고 평가가 나와있고 대부분 어느 한가지 종류만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잘그린다는 평을 받는 그림은 대부분 삽화체(극화체)에서 나온다.
그렇다면 만화체와 그와 유사한 모든 그림은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여기에 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고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연구된바도 없지만 정확히 말하면 삽화체(극화체) 그림은 만화가 아니다. 누차 얘기하지만 만화는 과장과 과장속에 이루어지는 그림이기에 과장이라고는 별로 찾아보기 힘든 삽화체(극화체)그림을 만화그림이라고 평하기에는 무리가 있는게 당연하다.
하지만 만화의 장르가 넓어지고 있고 따라서 폭도 깊어질수 있으므로 과감히 삽화체(극화체)의 그림도 만화속에 포함시켜 수용하기로 하는 것이 요즘의 경향이다.
물론 초기 만화그림에는 대부분 삽화체(극화체)가 많았었는데 그것이 만화그림의 주제가 아니었던 까닭에 고전... 불과 4-50년전 얘기를 그렇게 부를수 있는지는 조금 생각해 봐야겠지만...만화(한국만화)의 맥이 끊어지는데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으리라 생각한다.
만화그림이 과장이 심하게 섞인 것이므로 외국의 정통 만화들이... 디즈니류의 만화그림...일본을 거쳐서 윤색된 것이 당연히 대중(독자)의 눈길에 색다른 것으로 비춰지게 됐고 고답적인 그림에대해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추세였고 본격적인 대본소체제로 들어가면서 그리기쉽고 신유행인 만화체그림이 만화그림의 주류를 이루게 됐었다.
그러니까 만화체그림을 한 번쯤 섭렵해보지 않는한 진정한 만화그림의 맛을 표현해 낼수 없으리라는 것이다.
싫든 좋든 기호에 맞든 아니든 그것은 기초훈련으로써 꼭 거쳐야하며 그림을 잘 그린다는것과는 무관한 기본기이다.
어느 한쪽만...만화체나 삽화체(극화체)...를 선택해서 그것만 연구한다면 편협스러운 사고방식을 갖게되고 작가가 아닌 기술자(환장이)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 여태까지 보아온 만화가들의 인생행로였기에 조금 힘들더라도 유행따라 변신하기 쉽게 미리 훈련해두는것도 좋으리라 생각한다.
만화가가 아닌 작화가라는 듣기 거북한 명칭을 부여받지 않으려면...
2000년 4월 만화가 '고 유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