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 만화의 제작과정 (5)
대중 소설의 소 장르 중에 '탐정 소설'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 속에는 '사건'이 있고 '탐정'이 있다.
그것을 만화로 옮겨보면 역시 '사건'이 있고 '주인공'이 있다. 모든 얘기에는 주인공이 있지만 만화의 주인공은 조금 특이한 편인데 즉, 캐릭터성이 짙다는 것인데 이 캐릭터성이라는 것이 탈렌트와 비슷하다.
탈렌트라는 말은 이것저것 다 할 수 있는 재주를 말하는 것으로 아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나중에 논하기로 하고 우선은 사건과 주인공을 통해 어떻게 글(스토리)을 정리할 것인가 생각해 보자.
왜 탐정 소설을 서두에 넣었느냐하면 탐정 소설이 대중 소설의 기본이기 때문으로 글의 요점 정리가 잘 되지 않으면 사건을 풀어나가지 못하기 십상이므로 앞으로도 유행할 장편 드라마성 만화에서는 필수적으로 필요한 기,승,전,결의 네가지 사항을 논리적으로 이어줄수 없다.
사건이 없는 탐정은 무용지물이듯 사건이 없는 만화는 무용지물이다.
주인공은 거기에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장식품 같은 것인데 그림이 주도하는 만화에서는 배우처럼 탈렌트성이 짙어야 하는 것이다.
그림얘기는 다시 논하기로 하고 우선 작자가 어떤 사건을 선호하느냐에 따라 얘기는 천태만상으로 바뀔수 있다.
세상에는 하고많은 '직업'이란 것이 있고 이야기의 주제가되는 사건, 사고에 가장 근접하는 직업을 갖인 사람들은 대부분 공무원(경찰,소방관등)이기 마련이지만 공무원이라는 직업은 대중이 싫어하는 관료라는 명칭을 부여받기 때문에 선호도가 그리 높지는 않다.
또 조직의 일원으로 그 조직 자체를 잘 파악하려면 상당한 취재가 필요하므로 대부분 일차적으로 주인공의 직업에서 밀려난다.
그 다음으로 전에 흔히 쓴 직업은 신문기자등 사건,사고만 전문으로 다루는 자유직업과 비슷한 사람들인데 이 또한 정보의 멀티화,영상화로 인하여 한물 갔다.
그렇다면 주인공의 직업(물론 아무 직업이 없을수도 있다)은 대부분 그때 그때 유행하는 자유직업중에서 고를 수밖에 없는데 여기서 작가의 주제파악이 나온다.
심지어는 작가 자신 즉, 만화가가 스스로 주인공이 될 수도 있겠지만 원래 작가란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양하는 족속이라 대부분의 작가들처럼 자신의(자신이 속한 직업의) 얘기를 극도로 꺼내기 싫어하는 경향이 짙어서 진실(?)을 잘 밝히지 않는 경향이 있다.
대체로 만화가들이 만드는 주인공이란 자기 자신을 대변하는 인물로 여기는 심리가 짙기 때문에 약점이 많은(과장이 심한) 만화에서는 특히 만화가 자체가 주인공이 되는일은 극히 드믈다.
여기서 우리는 '주인공'이라는 특정 인물의 첫 번째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2000년 4월 만화가 '고 유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