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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만화의 제작과정 (23)
앞서는
상상력이라는 과정의 상당히 구름잡는 얘기같은 강의를
어지럽게 펼쳤으므로 이젠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해 그림쪽으로
들어기 보도록 하자.
그림은
많은 시각적 자료가 필요하지만 따로 다루기로 하고 여기서는
글로 강좌 할 수 있는것부터 짚고 넘어가기로 하겠다.
그림이란
시각적으로 실제감을 보여주는 만화의 기본작업이지만 이것에
대해서는 특별한 이론서도 없고 이론서같은 골치아픈 작업은
그림 몇장으로 때울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어이없기도
하다.
하지만
본인은 실제 제작을 오랫동안 해온바 약간은 나름대로 생각해온
몇가지 얘기들을 설명할 자격이 있다고 보기에 강의 형식으로
써 보기로 하겠다.
맨
앞에서 꺼낸 만화그림의 사전적 의미는 사실 사람을 몹시
괴롭히는 소리이다.
손
가는대로 그린다...무었을 어떻게 그린단 말인가?
몇가지
도구로 만화는 아무나 훌륭히 그릴수 있지만 아무나 그릴수
있다는 평범한 사실이 막상 만화그림을 손에잡은 사람들에게는
상당한 불만인가 보다.
그래서
나온 것이 도구의 노예가 되서 자기만이 아는 도구나 끼리끼리
아는 도구(장만하기 힘든 도구나 고가의 도구)로 타인과
차별지으려는 어리석은 풍조를 만드는 경향까지 생겨났다.
사람이
그런 기술적(도구적)인 면에 집착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나 그것으로 할수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초기
만화의 그림은 절대적으로 핸드메이드(수작업)으로 그리는게
당연한 과정이었고 앞으로도 당연한 일이지만 세상이 변했는지
잘못됐는지 도구가 없으면 작업진행이 전혀 안되는 문명적
딜레마에 빠진 것 같다.
그림이라는
것은 확실히 상상 속의 헛점투성이가 아닌 실제의 시각적
표현이라 그리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아무리
지독한 훈련과 연습을 거치더라도 막상 자기 그림을 타인에게
평가받기위해 보여준다는 것은 어지간히 심장이 튼튼한
사람이라도 엄청난 두려움에 휩싸이게 된다.
더구나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선보일 그림이라면 더더욱 공포라고까지
할만한 상황에 휩싸이게 되는데 그것을 견뎌내야 한다는
사실이 지옥과 같은 상황을 연출한다.
그것도
무심하게 그리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지만 본인이 알기로는
아마 와전된 것일거라는 생각이고 그 공포에서 벗어나거나
초연할 사람은 피와 살을 갖고있는 인간인이상 없으리라
본다.
제아무리
오랫동안 작품제작을 했고 자타가 공인하는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인증된 사람도 막상 작품을 제작하려면 갓 입문하려는
아마츄어와 별 다를 것 없는 벽에 부딪치는데 단지 경험이
풍부한 사람은 그 상황을 타인이 눈치채지 못하도록하는
작은 테크닉이 있을뿐이다.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오랜 경험상 또는 자존심상 타인이
아는게 싫은 것도 같이 작용한다.
작가가
주인공은 아니지만 주인공스러운데는 있어야 하므로...
2000년
4월 만화가 '고 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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