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만화의 제작과정 (25)

   

 

 

 

 

 

 

 

 

속칭 '개판 영웅'이라는 신조어(어느 성인용 동화책에서 시작된 말이다)가 요즘 심심치 않게 시중에 나도는데 본인도 찬성(?)이다.

 

주인공이 권선징악의 대표로써 착하고 용감한 사나이라는 구시대적 발상은 이제 본색이 다 들어난 이상 사람들을 속일수 없다.

 

앞으로도 그런 정의의 사도는 메리트면에서 빵점인데 그 이유는 착하면 용감하지 않다는 서민의 속성이 대부분 밝혀졌기 때문이고 그것은 착한 게 아니고 바보라는 소리를 좋게 부르는 말로 정의되기 때문이다.

 

용감한 사람은 바보가 아니듯 착한 것은 바보가 아니라는 소리로써 두 단어를 착각하면 곤란하다.

 

바보가 되기는 누구도(한국인은 특히) 싫어한다.

 

여태까지는 그래서 영웅(주인공)이 항상 바보였다.

 

누가 착한자 였냐하면 영웅을 뒤에서 조종하는자 즉, 기득권자나 수구세력이나 정치인등 착한척 하는 수괴(!)들이었다.

 

그러니까 여태까지의 만화속 영웅(주인공)은 위에서 조종하는대로(시키는대로) 움직이는 속말로 왕또라이였던 것이다.

 

그러나 앞서 얘기했듯 이제는 영웅본색(이 제목은 누구 발상인지는 모르겠지만 참 잘지었다)이 다 드러나서 오히려 증오심에 가까운 질타를 받게 됐다.

 

그렇다면 개판 영웅이란 어떤 인물일까?

 

당연히 용감해야겠지만 음모세력에게 이용당하지 않는 최소한도의 머리는 갖고 있어야하고 약자를 도와주기보다 강자(음모세력)의 뒤통수를 때릴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하므로 점잖은척 착한척하는 자들의 다중인격적 품위나 권위를 여지없이 박살낼 줄도 아는 테크닉도 있어야한다.

 

물론 작가는 그런 인물을 만들어야만 하므로 또한 용기가 있어야하고 그런 것이 작가가 부릴 수 있는 정당하고도 당연한 만용일 것이다.

 

작가도 용기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오랫동안 일해오면서 뼈저리게 느끼는데 항상 미지의 세계로 모험을 떠나는 모험가의 자세가 필요하기 때문이고 끝없는 호기심과 탐구심,연구열등이 있어야 한사람의 작가로서 대접 받을 수 있는 프로의 세계가 다가오기 때문이다.

 

어쨌든 주인공의 용기는 바보가 아닌 총명하고 지혜있는 것이 되야한다는게 평균적 소망이지만 바보들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바보는 아니며 또한 자기 자신만을 위한 이기주의적 사고를 갖고 있는 너무 잘난 인간도 아니어야 한다.

 

따라서 주인공의 용기란 꼭 필요할 때 발휘될 수 있는 진정한 용기의 표상 정도는 되야 하지만 사실 원래 중용이란게 애매해서 자칫 잘못하면 박쥐근성이 될 수 있으므로 상당히 주의를 요한다.

 

용기도 평범 속의 비범이 제일 무난하다.

 

 

 

                                                                   2000년 4월 만화가 '고 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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