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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만화의 제작과정 (26)
평범
속의 비범이란 이해하기 힘든 단어를 주인공에게 두 번이나
썼지만 그것 때문에 팔자가 사나워야 하는게 주인공의 비극이다.
모든
얘기가 다 그렇듯 사건(아이템)이 없으면 할 얘기가 없고
어떤 구실을 붙이든 사건은 일어나야하고 주인공은 사건
속에 말려 들어가는 게 정석이다.
평범
속의 비범을 지니고있는 주인공이야말로 사건의 중심인물로
제격이므로 당연히 심상치 않은 팔자가 전개되게 되있다.
물론
비범한 주인공이 사건을 해결할수도 있지만 인간의 능력(작가의
능력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에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라
주인공이 비록 사건의 중심부에 있다해도 혼자서는 감당하기
힘들다.
너무
깨끗한 물에는 물고기가 살수없다고 했듯이 모든 일을 혼자서
다 해결할 수 있는 만능선수는 사람들(독자)에게 경원시
당할 가능성이 높아서 웬만하면 헛점이 있는 인간적인 주인공이
좋다.
그런데
여기서 평범 속의 비범이랍시고 헛점이 많은데 일은 능구렁이처럼
잘 해결해 나가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심으면 나중에 뒷탈이
생기는수가 있다.
가끔
그런 인물(주인공)이 나오는 만화들이 눈에 띄는데 독자의
눈으로 바라볼 때 어쩐지 못마땅하다는 사실을 알아두기
바란다.
그런
인물을 옛날 소설등에서는 모사꾼으로 표현했는데 거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것이 그런 인물들은 자신의 부귀공명이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 배신을 서슴치않는 인간으로 여기기에(실제로는
그렇지 않을수도 있다) 팔자가 사납지 않다는 묘한 질시를
받는 것이다.
보통
사람이 한치 앞의 운명을 모르듯 주인공도 비슷한 처지일수록
독자들의 공감을 받는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만화는
전문가를 위한 작품이 아니므로(독자가 보고 즐기도록 만드는
게 당연하므로) 어느 정도 미래를 예측할수 없는 상황을
연출하는게 좋다.
여기서
작가가 어떤 의도로 만화를 만드느냐가 관건이 되는데 끝이
좋으면 다 좋다하는 말따위에 현혹되서 비범 속의 평범을
나타내서는 전혀 도움이 안된다.
이
얘기는 작가도 하나의 작품을 엮어나갈 때 독자 혹은 주인공과
같이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야 하는 모험가의 입장에서
만드는게 이상적이며 속칭 팔자가 사나운 스트렌져(방랑자)의
의무라는 것이다.
설마
의무나 책임이라는 것까지 작가가 짊어져야 하느냐는 가벼운
마음으로 만든다면 그거야말로 문자 글대로의 만화밖에
안되며 작품이라는 표제를 달 메리트가 안된다.
작가가
아무리 속이려해도 그 작품 자체가 웅변적으로 말해주기
때문에 모래속으로 스며드는 물처럼 속수무책으로 사라져버릴
가능성이 높으니 헛된 망상은 처음부터 버리는게 좋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주인공과 더불어 작가도 팔자가 사나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고 그것은 처음부터(만화를 만들려고 결심했을 때 부터)
결정된 일이므로 회피나 도피는 용납되지 않는 것이다.
비범
속의 평범은 만화 주인공으로써는 여러 가지로 제약을 많이
받는 애물단지이므로 될 수있는한 미지의 사건 속으로 뛰어들어
허덕대다 운 좋게도 해결하는 형식의 팔자 사나운 인물이
제격인 것이다.
따라서
당연하게도 만드는자도 허덕댈 수밖에 없다.
단지
운이 좋으면 사건에서 풀려날 수 있을 것이다.
2000년
4월 만화가 '고 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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