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의 ** 시리즈 도서 정보


‘만화의 이해’ 3부작의 기본 도서 정보 페이지를 가장한, 책들이 나오게 된 간단한 배경입니다.

[만화의 이해 Understanding Comics] (클릭)
[만화의 미래 Reinventing Comics] (클릭)
[만화의 창작 Making Comics] (클릭)

 

[만화의 이해]

원서: 1993 Tundra Publishing 출간. 출판사가 기울어지자 Kitchen Sink Press에 흡수, 또 기울어진 후 Harper Collins로 넘어감. 만화전문점의 direct market 유통은 DC에서 담당.

한국어판:
최초의 한국어판은 1995년 아름드리에서 출간했습니다(고재경, 이무열 역). 당시의 숱한 기법서들과 마찬가지로 무척 무신경했던 갈색 표지디자인이 인상적이었던 버전. 90년대 초중반의 문화연구붐과 함께 고조된 만화에 관한 담론을 정점으로 올려준 책으로 기억할 만합니다.

개정판 ‘만화의 이해’는 2002년 시공사에서 출간되었습니다(김낙호 역). 아름드리판이 오래동안 표준으로 자리잡았으나, 나중에 원서를 보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문외한들의 원활한 독서에 중점을 두었는지 작가가 동원한 여러 개념들이 번역 과정에서 다소 뭉개진 감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Closure인데, 지각심리학적 측면에서 사람들이 분절된 형체를 볼 때 그 사이의 완결성을 가정하여 지각하게 된다는 개념입니다. 하지만 아름드리판에서는 그냥 ‘연상’으로 번역되었습니다. 그 자체로만 읽으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아무래도 보다 많은 관련 분야로 담론을 연결지으려면 보다 정확한 개념이 필요하겠다 싶었죠. 때마침 당시 후속편 ‘만화의 미래’가 출간되었고, 출판사에서는 세트를 맞추는 의미에서 ‘만화의 이해’를 다시 내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이왕이면 재번역 전면 개정판으로 가자고 제안했고, 그렇게 실현되었습니다. 당시 지사적인 정신이 충만했는지, 책이 나온 후 경과 과정이라든지 한국 현실에서 이 책을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가에 대한 내용을 가지고 거의 한 챕터 분량의 해설편을 넣어버렸습니다. 원서에는 없는 ‘찾아보기’ 색인도 만들었죠.

2008년에는 재개정판 ‘만화의 이해’가 비즈앤비즈에서 나왔습니다(김낙호 역). 이전 출판사인 시공사에서 만화사업부를 물갈이하고 축소시켰던 여파인지, 무려 거의 3년여동안 절판 상태로 남아 뭇 만화 관련 교육기관들로부터 원성이 자자하던(…) 시기, 비즈앤비즈가 재간을 결정했고 2002년판의 번역내용을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마이너 업그레이드로 오타나 명칭 발음 잘못된 것 다시 한번 고치고, 몇몇 어색한 문장 손보고, 해설편 역시 이후 상황 좀 더 반영하고. 특히 무엇보다, 출판사의 흔쾌한 동의 하에 처음에는 오역에 의해서, 그 다음에는 동일명 유지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맥클루드’라고 표기한 작가명을 ‘맥클라우드’로 바로잡을 수 있었습니다. 여튼 잘 나와주었습니다. 출판사가 3번 바뀌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중요한 스테디셀러로서 오래 서가를 유지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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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의 미래]

원서: 2000년 Harper Collins 출간입니다. 미국의 종이 만화산업이 열심히 기울고 있고, 인터넷이 웹을 매개로 본격 보급화되려고 했으나 아직 공학마인드를 소유하지 않은 평범한 만화가들이 웹에서 자기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는 보편성은 살짝 부족했던 타이밍이죠.

한국어판:
첫 한국어판은 2001 시공사판입니다(김낙호 외 역). 만화비평 웹진 ‘두고보자’를 하면서, 만화에 관한 진지한 담론을 키우고자 하는 열망 그리고 편집진들의 스터디 자료가 필요하다는 이유 때문에 붙들게 되었죠. 그리고 이왕 이 책을 내자, 라는 생각으로 출판사들을 컨택하다가 시공사와 연결이 되었습니다. 당시 시공사는 만화에 한창 열의를 보여서, 기존의 잡지/단행본팀 말고 실로 화려한 경력의 기획자들로 새 만화팀을 꾸렸던 바 있고, 그쪽과 작업하게 되었습니다. 이쪽도 열의 빼면 시체였기 때문에 죽이 잘 맞아서,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번역작업 자체에서 나타났는데, 각 편집진의 번역능력과 문체, 용어활용 등에 격차가 있다 보니 결국 책임자가 원고를 거의 재작업해야하는 비극이 벌어졌죠(아예 편저인 책이 아니라면, 공역 작업에서 대표를 맡는 실수를 절대! 하지 마십시오). 게다가 미국만화 현실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서, 슬프게도 스터디도 잘 굴러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그 격차를 설명하고 한국에 대한 함의, 온라인에 대한 함의를 이야기하는 해설편을 두껍게 질러넣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이 나온 후, 출판사는 전작인 ‘만화의 이해’도 같이 내기로 결정.

개정판 ‘만화의 미래’는 비즈앤비즈에서 나왔습니다(김낙호 역). ‘만화의 이해’에서 설명했듯 2001년 시공사판의 절판 상태가 오래 유지되다가 재간이 이루어졌죠. 그간 미국만화의 사정에도 더 밝아진터라, 이름 표기 잘못을 다수 수정하고 의미전달이 애매한 번역체를 살짝 손봤습니다(그래도 여전히 직역 우선주의자라서, 다소의 번역투가 남았을 것이라 봅니다만). 01년과 08년 사이에 만화 환경도 인터넷 환경도 많이 바뀌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중요한 함의들 혹은 그런 이슈에 접근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그대로라고 보기에 읽을 가치가 있는 작품입니다. 물론 해설편도 그에 맞추어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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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의 창작]

원서: 2006 Harper Collins 출간. 이전의 논의들을 창작이라는 실제 작업에 적용하는 이야기입니다. 기법서가 아니라 ‘원리’를 파고 드는 성향은 여전하고, 유머감각과 설명력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다만 말이 그만큼 많아져서, 번역하려면 꽤 품이 들겠다… 싶었던 작품이죠.

한국어판: 한국어판 ‘만화의 창작’은 2008 비즈앤비즈에서 낸 것이 처음입니다(김낙호 역). 사실 원래는 2006년에 원서가 나오기 직전부터, 이 책을 내기 위해 이전에 작업했던 출판계 분들과 이야기를 진행했지만, Harper Collins를 아시아지역에서 독점하는 (업계에서는 꽤 악명 높은) 모 출판 에이전시측이 자신들 나름의 조율 과정을 발동하면서 무척 많은 시간과 노력이 헛되이 낭비되었습니다. 결국 여러 출판사들이 나가 떨어지고 다시 시공사가 이 작품을 내겠다고 출판권을 붙잡았는데, 전작 두 권의 재간 계획은 없다는 애매한 상황이 되었죠. 그런 상황에서 비즈앤비즈가 이전 두 작품을 내겠다고 결정하여 제게 연락을 했고, 흔쾌히 같이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2008년의 어느 좋은 봄날, 결국 시공사가 손을 뗐고 비즈앤비즈에서 세 권을 통째로 하게 되었다는 낭보가 들어왔습니다(시공사가 하면 안된다는 것이 아니고, 역시 연작은 하나의 세트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낭보’입니다). 그렇게 해서, 결국 책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워낙 이번 작품은 작가 자신이 주석을 통해서 수많은 세부 설명을 곁들였기 때문에 이번에는 한국어판 해설편의 분량을 대폭 줄이고(줄였다 해도…), 대신 온라인 보충 챕터의 한국어판을 만들고 기타 정보를 축적해놓은 이 사이트를 열었습니다. 아무쪼록, ‘만화의 창작’이 원래의 의도 대로, 단순한 기법서가 아니라 창작의 원리, 원리에 입각해서 사고하는 방식을 널리 퍼트려서 더 좋은 창작의 밑거름이 되기를 희망할 따름입니다. 만화 자체든, 만화의 언어를 활용한 여타 수많은 다른 매체에서든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래오래 서가에 유지되기를. 나중에는 박스세트도 발매해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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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책들이 나온 과정에 관한 그저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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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houghts on “만화의 ** 시리즈 도서 정보

Comments


  1. 역시나 가장 중요한 것은, 출판사의 열의 입니다.
    그런 면에서 시공사의 DC코믹스 출판 붐 어딘가 두려워요…
    (유시진 작가의 팬들의 ‘온’의 시공사 출판을 결사 반대한 것이 이해가 갑니다)

  2. !@#… Skyjet님/ 열의와 함께, 끈기/일관성이죠. 사실 시공사는 그리폰북스를 내는 것만 봐도 열의 면에서는 참 기대를 버리기 힘든 곳이지만, 반대로 만화사업부를 거의 엎어버렸던 일도 있고… “10년 뒤에도 서점에서 구할 수 있는 책이 되기를” 바란다는 것이 생각보다 무척 힘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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