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서사물 비평의 다섯 덕목

!@#… 대중문화 서사물은, 어떤 작품이 히트를 치면 실로 너도나도 비평에 나서곤 한다. 그러다보니 한 줌의 정말 훌륭한 통찰, 다수의 뜬금포와 무리수들, 다시 한 줌의 정말 쓰레기로 정상분포를 이루는 것이 종종 도달하는 귀결. 만화를 중심으로 비평글들을 적잖이 써온 입장이기에 이런 말을 할 때에는 더욱 조심스러워지지만, 개인적으로 스스로에게 기준으로 강요해온(그걸 얼마나 따랐는지는 글쎄) 기준 가운데 다섯 가지를 소개한다.

1. 창작자의 행적보다는 작품에 드러난 내용을 기준으로 비평하라. 물론 창작자의 행적을 참조거리로 삼는건 당연하지만, 충분한 판단근거가 없거나 상충할 경우 우선 순위는 후자. 아, 물론 팬덤은 창작자라는 ‘사람’을 중심으로 결집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쯤은(혹은 캐릭터라는 ‘사람’) 안다. 그럼에도, 작품을 경외하는 것은 그럭저럭 허용범위지만, 작가를 존경하지 말 것. 작가는 존경의 대상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 줄 가능성의 기대를 거는 대상으로만 둘 것.

2. 평가에 있어서는 ‘직접 묘사된 의미’가 ‘내 상상으로 끼워맞춘 의미’보다 훨씨이이이이인 중요하다. 행간도 재밌겠지만 행을 좀 읽어야 한다. 나아가, 여러분 상상으로 끼워맞춘 의미는 늘 따로 표시하고 분리해두는게 바람직하다.

3. 이건 왜 그럴까를 설명하는 순서는, 작품 내적 논리 > 해당 장르/산업의 논리 > 창작이 이루어진 해당 사회의 논리다. 전자로 충분히 설명되는 요소라면, 후자를 적용해서 나오는 건 운좋으면 덤, 운 나쁘면 오바질.

4. 작가의 의도를 읽겠다는 관심법 같은 것을 부리지 말라. 대체로 못 맞출테고, 맞출 필요도 없다. 감상자로서 이런 측면들이 보이더라, 그 정도면 충분. 아니 그것만도 제대로 정리하려면 엄청 어렵다.

5. 추상적 개념어에 의지하지 말라. 학술적 이론틀을 쓰지 말라는게 아니라(할 수 있다면 당연히 언제라도 써먹어야), 개념어에 똑 떨어지게 맞추려고 현상을 재단하지 말라는 것. 비평은 개별 대상에 대한 설명이지, 그 자체로 이론 모델링 작업이 아니다.

위 다섯 가지를 하나로 압축하면,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현실이 우선한다’. 그 위에 비로소 다양한 접근법이나 자유로운 사고를 발휘하면 된다.

!@#…당연하게도, 대중문화 서사물에 한정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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