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오브 2008 [책, 대중문화]

!@#… 앗 하는 사이에 연말이 되었으니, 연말정리 한번 들어갑니다. capcold가 뽑는 베스트 오브 2008를 3개 영역, 즉 “미디어/시사/블로깅“, “책/대중문화“, “2008 capcold 만화대상” 로 나누어 올립니다.

!@#… 2008년의 , 영화, 음악, 기타등등 관련, capcold의 관점에서 가장 주목할 만 했던 것들.

 

2008년 읽은 책 베스트5

이 부분은 이승환님에게 받은 바통의 일환. 다만, 비만화서적 중에서만 선정했는데, 만화책은 ‘2008 capcold 세계만화대상’으로 아예 따로 다루기 때문입니다. 또한 한국에 출간된 서적 가운데, 그것도 좀 노멀한 것만 선정했습니다. 뭐 이왕이면 같이 읽어보자는 취지니까요. (에에…그런 취지 아닌가?) 이왕 바통으로 받았으니, 저도 이상한 책 많이 찾아볼 듯한 3명 정도의 단골분들에게 바통을 넘깁니다: 민노씨, nooe님, dcdc님.

민주화 20년, 지식인의 죽음: 지식인 그들은 어디에 서있나 (경향신문 특별취재팀 엮음 / 후마니타스). 2007년 경향신문에 난데없이 등장한 깜짝 놀랄 정도의 품질을 갖춘 탐사 저널리즘 기획물, 반년간의 원고를 바탕으로 정리한 단행본. 한국의 지식사회가 사회와 어떻게 제대로 혹은 개판으로 관계했는지 다각도로 접근하고 있는데, 다행히도 그 지식인들의 이해불능 언어가 아니라 저널리즘의 독해력으로 재처리. 한국사회에서 전문성의 사회적 역할, 지식 권력 등의 테마에 대한 표준레퍼런스. 하지만 이런 레벨초월 기사를 만들어 봤자, 경향신문의 신문으로서의 수익성은 여전히 시궁창.

희망으로 가는 길: 한겨레 20년의 역사 (한겨레 20년 사사편찬위원회 엮음 | 한겨레출판). 개인적 취향으로는 좀 현 상황에 대한 쓴소리가 부족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지사’적 접근을 워낙 좋지 않게 보는지라), 한겨레라는 언론사의 역사를 통해서 역추적하는 87년 이후 한국 현대사로서의 기능이 짭짤한 책. 좋은 레퍼런스. 진보적 함의가 큰 쓸만한 아이디어로 대안적 시도를 펼쳐놓고는 그것을 끝까지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흐지부지 방치하는 패턴이 생각보다 자주 반복되었음도 문득 다시 알게된다.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 새로운 사회와 대중의 탄생(클레이 서키 지음/ 송연석 역/ 갤리온). 도대체 누가 제목을 이렇게 싼티나게 옮겼는지는 모르겠지만(원제: Here Comes Everybody: The Power of Organizing without Organizations). 아니 사실 한국어판은 읽어본 적 없고, 영어판 기준으로 추천하는 책. 위키든 오픈소스든 스마트몹이든 뭐든 “조직 없이” 조직되는, 발생적인 집합적 힘의 패턴에 대한 2008년 기준의 총정리. 물론 프로그래머 사회에서 오픈소스의 전통도 강하고 웹2.0개념도 대중적으로 쫌 히트친 미국 기준의 서술이라서, 한국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데쓰. 읽기 귀찮은 분들을 위한 결론 요약: 결국 필요한 건 될듯한 성공전망(a plausible promise), 적합한 도구(right tools), 받아들일만한 합의조건(an acceptable bargain).

디지털미디어의 이해 (김주환 / 생각의 나무). 아직 읽고 있는 중이지만. 디지털 미디어를 산업론, 사회학 뭐 그런걸로 접근하기보다, 무려 논리학과 기호학을 바탕으로 하는 철학적 존재론으로 접근하고 있다. 그런데도, 읽을 만하다(인간의 언어로 쓰여있고, 어거지 번역체도 아니다)! 미디어나 정보사회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서, 민주사회에 대한 규범론이 아니라 자명한 논리라는 차원의 뒷받침이 필요할 때 종종 참조하기 좋을 듯. 여튼 왠지 이런게 한 권쯤 있어야할 것 같은 기분이었는데 결국 나왔다.

하악하악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사실 책으로는 못읽었지만, 원고의 출처인 작가의 플톡은 꼬박꼬박 읽었으니 뭐. 자폐월드에 빠진 작품들을 양산하는 뭇 문학가들을 버로우시키는, 세상의 오늘과 대화하는 걸걸한 산문집. 게다가 인생에 대한 포지티브 마인드. 그리고 단행본의 물고기(?) 표지 만든 이에게는 상줘야 함.

 

2008년의 영화

월E : 추가 설명 필요 없음.

The Man From Earth : 감동적 SF의 핵심은, 시공을 넘어서는 상상력으로 삶의 본질을 파고드는 것.

헬보이2 : 미안 닭나잇… 그대는 영화로서는 잘 만들었으나 히어로성이 부족해.

– 추격자 : 그 대목에서 ***이 죽는 비정함 때문에 영화의 불편함 지수와 긍정적 평가가 급상승. 한국적 오지랖의 정서도 은근히 잘 녹여냄.

– 번 애프터 리딩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삶이란 랜덤. 사실은 같은 주제, 정반대(?)의 장르적 접근의 코엔 형제 세트.

 

2008년의 음악

– 고품질 한국 팝의 역습: 브로콜리 너마저 1집 “보편적인 노래”, 언니네이발관 5집 “가장 보통의 존재”, 윤종신 11집 “동네 한 바퀴” 등등.

– 오아시스Oasis의 신보, “Dig Out Your Soul”. 이 그룹 이제는 좀 싸이키 (4집에서 싸이키한 척 흉내내려다가 피본 것 생각하면 혁혁한 발전).

– 시워 로스Sigur Ros의 신보, “Með suð í eyrum við spilum endalaust” (어떻게 읽는거야 대체). 엘프나라 사운드에 이제는 비트 충전. 첫 싱글 Gobbledigook의 홀라당 뮤직비디오 필견.

– 월E OST. 첫 40분간을 장식하는 무성영화 감수성의 다채로운 음악 흐름, Define Dancing 같은 비주얼함 넘치는 킬러 트랙, 피터 가브리엘의 엔딩노래 Down to Earth까지.

– 장기하와 얼굴들, “아무것도 없잖어“. 싸구려커피의 읆조림이 히트치고 달이 차오른다가 인터넷 대세가 되었지만, 사실 2008년 한국을 장식해야할 시대의 송가라면 이거라고 본다. 이거 완전히 속 았 잖 어.

 

2008년의 기타등등

– 리모콘 월e (아이템) : U-Command 버전. 모터 하나로 최대한의 작동완구 재미를 뽑아냄.

– 그분이 오신다 (TV 시트콤) : 괴유머와 페이소스가 하나 가득. 신정구 작가가 극본을 리드한 46화까지만.

– 삼박자의 떳다 그녀 시리즈 완결 (전5부) : 2003년의 엄청난 인기에 비해 이후 소식이 없다가, 결국 5년만에 완결(보러가기). 아아, 이 작품 정말 멋지다. 따스한 세계관과 스토리텔링의 승리.

– APOCALYPTICA (공연) : 헤비메탈 첼로단. 너무 클래식만 시키면 이런 식으로 반항한다.

– RATM의 메가폰 아카펠라 라이브 (공연실황 동영상) : 이 사람들, 내라는 신보는 안내고! 이런 훌륭한 짓을! (클릭)

!@#… 뭐 여튼 여기까지. 시사편과 만화대상은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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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thoughts on “베스트 오브 2008 [책, 대중문화]

Trackbacks/Pings

  1. Pingback by 현실창조공간

    2008 읽은 책 Best 5…

    최근 들어 제 이미지가 하루가 멀다 하고 나빠지고 있습니다. 모두 물 나쁜 이웃들 때문이죠. 이 작자가 나를 어둠의 늪으로 빠뜨리더니… 두목님까지 친히 나서 나를 악의 조직에 영입하고…..

  2. Pingback by 청정 하수구

    올해의 Best 5…

    만화는 이미 여기에 10편을 골랐고 나머지 영화, 음반, 소설에서 5개씩을 추려 봤습니다. 작년엔 최고최악이란 타이틀로 선정을 했는데 만화만 최악을 투표로 선정하기로 하고 나머지는 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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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읽은 책 베스트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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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고야 말았어. 오고야 말았습니다. 그러길래 블로그에서 뭐 아는척 좀 하지 말자고 그렇게 다짐해놓고서는-!;; 제가 ‘이분이 이글루스에서 활동하지 않으셔서 다행이다’ 싶은 블로거 1…

  5. Pingback by nooegoch

    2008년 나를 키워준 책 5가지…

    capcold님으로부터 바통을 받았습니다. (영화와 음악 기타등등을 포함시킨 capcold님의 목록 : 베스트 오브 베스트 2008) 연말이라 블로그 세상에서 이런 저런 행사가 많이 열리나 봅니다. 나름대…

  6. Pingback by 민노씨.네

    2008년에 읽은 책 1.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 캡콜드(capcold)님의 책, 대중문화에 대한 2008년 결산 중 ‘책’ 부분에서 바통 받습니다. : ) http://capcold.net/blog/23780. 책과 나2008년에 무슨 책을 읽었더라… 떠올려보니 뻔하다. 구입해서 읽은 책…

  7. Pingback by Nakho Kim

    @coldera @aleph_k 물론 저야 사악할 '사', 마귀 '마' 입니다(핫핫). 그건그렇고 대충 작년에 한 것 http://capcold.net/blog/2378 처럼 조만간 틈 날 때 시작해보죠 뭐.

Comments


  1. 흥미로운 리스트네요. 나중에 책 살때 참고해야겠습니다.
    그나저나 2008년 영화 중 다른 건 모르겠고 헬보이2는 조금 갸웃거려집니다.
    제게는 줄거리 쫓아가느라 바쁜 닭살스런 총집편같은 느낌이었거든요;

  2. !@#… 여울바람님/ 게다가 짧습니다(참조문헌 포함 240p). 그리고 만원 이하의 가격에 예쁜 하드커버. 지금, 주문하세요! (외판원 마인드)

    하늘빛마야님/ 블록버스터 액션물의 판단기준보다 슈퍼히어로물이라는 장르 틀을 바탕으로 본 것이니까요 저는. (핫핫) 닭나잇이 슈퍼히어로의 흉내를 낸 블록버스터 크라임스릴러라면, 헬보이2는 신기하게도 블록버스터 예산을 따낸 델토로표 슈퍼히어로물이랄까. 그런데 슈퍼히어로물이나 판타지 장르쪽 향유자들이 공유하는 가장 대표적인 ‘사전약속’이라면 역시 세계관 설정에 대한 빠른 납득이다보니, 새 세계관 소개를 최소화하거나 차근차근하는 것이 약속인 여름철 블록버스터와는 좀… 다르죠.

  3. 바톤은 사실 진즉 보았지만 역시 내공이 딸리는데 감히 받기가 무서워서 덧글을 남기지 않고 있었답니다 ^^; 그래서 결국 12월 31일까지 최대한 좋은 책을 많이 봐서 리스트의 쪽팔림을 최대한 줄이자로 결론을 내렸지요(…)

  4. 다크나이트는 음–히스 레저는 확실히 굉장했지만 영화 자체로는 왠지 음……; 어쩌면 지적하신대로 근본을 둔 장르를 너무 간과 혹은 무시(?)한 탓일 수도 있겠군요. 헬보이2는 일단 1부터 찾아보고(…)

  5. !@#… nooe님/ 그리고 그 선택, 얼추 잘 맞아떨어졌군요. 바통 수락 감사 :-)

    dcdc님/ 택도 없이 지나친 겸손은 주변인들로 하여금 ‘재섭슴’ 반응을 일으킵니다(핫핫). 바통 수락 감사 :-)

    시바우치님/ 헬보이는 게다가 시거 꼬나문 근육질 수염중년 (뭔가 특정 취향층의 로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