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오브 2019: 미디어/시사

!@#… 베스트오브2019 시리즈, 미디어편(미디어 관련 국내 및 해외 이슈, 불명예스러운 일들 등)과 시사편(시사사건, 올해의 키워드 등).

** 미디어 이슈 한국편 (무순)

  •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정국의 뉴스 대란: 검찰의 정치전략이나 당사자 일가의 비위 여부 말고, 그걸 둘러싼 언론 일반의 대처방식과 보도 홍수에 올라탄 유투브논객과 뉴스소비 시민들이 집합적으로 만들어낸 어떤 모자이크. “빨대 꼽는” 특종 속보 행태, 정파적 선호에 끼워맞춘 대놓고 의도적인 어젠다 끼워맞추기, 방어하겠답시고 들고오는 막던지기 음모론과 순수무결론, 미디어 환경 속에 대거 극단-증폭되는 필요 이상의 과잉 호응, 모든 요소들이 함께 엮이는 불신과 과잉신뢰의 지옥 화음. (예전 황우석 대란 때 그랬듯, 언젠가 진지한 연구로 다룰 사안).
  • 기업의 기사 압력 문제, 경향신문 기자들이 들이받다: 수익모델상 어쩔 수 없어 그러려니 넘어가지 않고, 공론화해버리고 후속 조치를 이끌어냄. 저널리즘 신뢰 회복은 거창한 표어가 아니라, 이런 것들로 한걸음씩 나아가는 것.
  • 유투브 “언론”채널들의 기레기질: 기성 언론을 “기레기” 취급하며 새 언로를 차리고는 언론 윤리까지 벗어던진 우리편 설레는 음모와 선정성으로 호응을 모으는 한층 강력한 기레기질 패턴. 가로세로연구소든 알릴레오든, 정파의 방향 문제가 아님.
  • 아동성학대 영상 거래범 형량 이슈화: 다크웹상에서 아동성학대 영상을 대량 거래한 운영자가 한국에서는 솜방망이 처벌만 받고 잊혀졌다가, 올해 영미권에서 그 동네 이용자들이 훨씬 큰 처벌을 받자 그 격차가 이슈화, 그리고 늘 그렇듯 청원으로. 지구적 미디어공간에서 움트는 지역적 사회 사안이 재발굴되고 떠오르는 어떤 경로.
  • 방송제작 노동권 부각: 2018년 말엽부터 혁혁한 활동을 보인 한빛센터에 특히 주목. 연구사업, 방송계 아동청소년 노동 이슈화, 제작 노동 시간 고발 등. 화이팅.
  • JTBC 손석희 뉴스룸 메인 앵커 교체 예고: 액면상으로는 앵커 한 명 교체지만, 함의는 결정권과 현장진행을 동시진행하며 구심력 있는 언론실험을 해낸 어떤 초기 체제의 끝. 교체의 정치경제적 배경이 어떻든, 중요한건 그 다음 버전이 무엇인가다.
  • 미디어다음, 호응 극대화보다 책임을 선택하다: 포털사이트의 뉴스 리플은 호응을 극대화하는 수단이자, 집합적 괴롭힘의 독버섯 농장이다. 미디어다음이 솔선수범, 우선 연예 섹션에서 댓글을 없애버림. 그리고 조만간, 실시간 이슈 검색어도 없애기로. 없애는게 능사는 아니지만, 호응이라는 사익보다 책임이라는 공익을 선택한 방향성 자체에 우선 큰 박수.
  • 솔루션 저널리즘 밀기: 사회적 사안의 “해법” 모색에 초점을 두는 일련의 보도 기법 및 장르. 개념 자체야 한 3년쯤 전부터 이미 국내에도 소개되었지만, 워크샵 개최 등 좀 더 본격적으로 적용을 위한 움직임이 보인 해.

** 미디어 이슈 세계편…이라고 해놓고 대체로 영미권 (무순)

  • 미 트럼프 정권의 언론 흑색질 최고조: 매일 내뱉는 “언론은 인민의 적이다,” “가짜 뉴스다,” “망하는NYT” 등의 발언은 기본이고(한국사회에서도 대중적으로 유행하는 ‘기레기’ 담론과 레토릭이 비슷해보인다면 우연이 아니다), 이민정책 반대 언론인 블랙리스트, 백악관 출입금지 등까지. 언론에 대한 사회적 신뢰 하락을 선정적 정파성으로 사적 무기화하며 그 과정에서 민주제를 망쳐먹는 완벽한 폭정.
  • 소셜미디어 대기업들, 자신들의 정치 여론 영향력 문제에 대해 재정렬: 2016년 미국 대선 과정에서 드러난 소셜미디어상 유통 정보의 심각한 문제점, 그러니까 전략적 오염과 사람들의 집합적 자의에 의한 오염을 방치 내지 강화해온 모습에 대해, 올해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각 회사들이 개선 압박을 받음. 그리고 엇갈리는 대처. 정치주체의 광고를 금하겠다 선포하고 실무의 난맥을 겪는 트위터, 노골적 허위 정치 광고마저 표현의 자유 운운하며 냅두겠다는 페북. 눈치 저울질하는 구글.
  • 틱톡 대히트: 결국 AniGIF의 매력에 가까운 짧은 개그성 반복 영상이 중국발로 이렇게 세계적 대히트가 될걸 미리 알았더라면… 아니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트위터가 Vine을 옛날에 인수했던거지만. 여튼 진지한 언론매체도 나름 교두보 모색중.
  • 영상물 스트리밍 채널 대경쟁시대 개막: 넷플릭스 원탑에 마이너 훌루와 아마존프라임이 노크하던 지난 몇년의 구도는 끝. 괴물급 디즈니플러스가 나와버렸고, HBO가 워너계 콘텐츠 죄다 엮어서 출범시킬거라 발표. 아마존도 본격 돈 퍼붓기. 패배자는 물론… 일일이 다 따로 돈 내고 가입해야 하는 일반 유저들.
  • 미국권 온라인 언론매체 합종연횡: Vice, Vox 등 다양한 이름난 온라인 언론매체사들이 대거 합종연횡 M&A 대행진. 그 와중에 편집방향 갈등으로 편집팀 전체가 공중분해된 Deadspin 같은 곳도 등장.
  • WeWork 사태로 유니콘 전설에 경각심 일어나다: 그 화려한 개판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

**올해의 저널리즘 홀오브쉐임

* 국내

  • 조국 법무부 장관 정국에서 열심히 정파적 지지로 한탕잡으려 한 대다수 언론의 행태. 물론 그 가운데에도 희망은 있기에, 한겨레신문에서 편집진이 조국 후보자에 대한 비판적 기사를 막아서 기자들이 들고 일어남 (“국장단은 현 정권에 대해 비판적인 보도를 하지 못하는 상황을 적극적으로 방기했다”).

* 해외:

**올해의 우수 저널리즘

* 국내:
(즉, 저널리즘의 가치를 한층 우직하게 키워준 것. 단순히 특종이 아니라.)

  • 대림동에서 보낸 서른 번의 밤 (시사IN): 대림동 차이나타운, 그 이민자 사회의 고민과 활기와 배경을 생활감 넘치게 묘사. 아예 가서 눌러 살았으니까.
  •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 (경향신문): 소외된 노동 산재를 숫자 놀음이 아닌 사람의 모습으로 이끌어낸다. 산재 노동자 하나하나의 이름을 호명하여 1면을 통째로 쓴 종이판도 필견.
  • 지옥고 아래 쪽방 (한국일보): 투자로서의 부동산과 얽힌 거주 인권으로서의 부동산, 그 가장 아래단의 고리인 쪽방. 공간의 열악함 전달이 중요하기에, 360인터액티브 기술도 매우 적절하게 활용됨.
  • 2019 대한민국 양육비 계산기 (동아일보): 입소문과 게시판 공간의 카더라 불안감으로 전파되곤 하던 사안이, 제대로 통계자료와 선택형 계산으로 정돈. 당연히도 결과는 암울한 현실 직면.

* 해외(영미권):

  • 1619 프로젝트 (NYT): 여전히 미국사회의 근간, 노예제의 유산. 담대한 의제, 폭넓은 구성, 집요한 취재.
  • The Opioid Files (WaPo): 워싱턴 포스트의 대형 탐사보도, 미국 아편계 진통제 중독 문제의 의료산업 맥락 탈탈 털기. 그냥 굉장하다.
  • Seth Abramson의 멀러 특검 보고서 법리 해설 트윗 스레드: 보고서 발표와 동시 진행된, 법학교수의 해설 타래. 트위터 특유의 연재 느낌을 수백개 분절로 잘 활용.
  • Trumptown (Pro Publica): 속칭 “회전문 인사”가 움직이는 방식을 대량 데이터로 추적. 트럼프 정권 인물들이 어떤 식으로 정계와 업계에서 돌고도는지 집요하게 밝혀내는 프로젝트.

** 주목할 국내외 시사 사건

[국내]

  • 버닝썬 클럽 조직성범죄 적발.
  • 강원도 산불, 대형 참사를 막는 효과적 대처.
  • 낙태죄 헌법불합치.
  • 남북미 판문점 회동.
  • 일제강제징용 문제, 일본발 무역보복과 한국의 불매운동으로.
  • 조국 법무장관 임명 정국, 검찰의 욕망-정권의 고집-시민들의 정파성.
  • 화성연쇄살인범 결국 특정, 어떤 이는 마침내 누명 벗다.
  • 인기 아이돌 경연프로그램 [프로듀스101] 사기 폭로.
  • 톨게이트 노동자 파업,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찬밥.
  • 선거법/공수처법 패스트트랙.

[해외]

  • 미 트럼프 대통령 탄핵 (경질 여부는 상원에서 내년에 결정).
  • 인종혐오 총기난사, 미국에서는 늘 극성이었지만 크라이스트처치의 생방 스트리밍 테러리즘 사례처럼 세계적으로도 발생.
  • 미 트럼프 정권 치하 국경 수용소 현실의 참상 대공개.
  • 브렉시트 우왕좌왕 대난리, 결말은 또 우익의 선거 승리.
  • 영미권 유력 인사들 잔뜩 엮인, 엡스타인 미성년 성접대 파문.
  •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둘러싼 선진국 어른들의 대소동.
  • 쿄애니 방화 참극.
  • 세계적 BTS 붐.
  • 세계 동시다발 각자 이유의 민주화 시위. 홍콩, 칠레, 인도, 이란, 그리고 더 많은 곳들.

** 올해의 개드립: 이렇게 국회에 들어오신 것은 이미 승리한 것“. 9월에 지도부 삭발식으로 자신들을 좀 더 극단화했던 보수야당의 대표인 황교안, 결국 그 방향으로 더 퇴화하더니 급기야 국회에 무단 침입한 극우 시위대를 응원하는 괴상한 경지에 도달. 그야말로 징후적이다.

** 올해의 키워드: 스펙 품앗이.
조국 정국을 장관 한 명의 임명 논란 너머 사회적 뇌관으로 키운 것은, 실제 더 중대한 혐의인 사모펀드니 학원재단 자금 비리 같은게 아니었다. 그보다 자식의 입시과정에서, 인턴 자리로 논문 연구 끼워주기로 부모들이 끼리끼리 자식들의 “스펙”을 높여줬다는 정황에 대한 공분이었다. 나에게 내 피해가 와 닿는 불공정, 그것이 주는 사회에 대한 실망감. 그러니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은 전에 남긴 메모로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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