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사회 안에서,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서브그룹들이 권력 관계가 기울어 어느 한 쪽이 노예화되어 결국 사회가 내적으로 망해버리지 않는 방법은 몇가지 근본적인 것으로 압축된다.
a 다들 졸라 착해서 서로를 챙겨준다.
b 양쪽이 인정하는 공동의 관리자가 있다.
c 양쪽이 서로 대등한 힘의 균형을 이룬다.
(d. 노예됨을 해피하게 받아들인다.)
a는 도덕적 이상주의 공동체의 모습이다. 하지만 그런거 없다. 생겨도 지속되지 않는다.
b는 공권력 개념이나 법치주의 등, 사회계약론적 신뢰시스템 전반.
c는 충돌시 발생할 막대한 상호 피해를 각인시켜 충돌을 방지하기.
(d는… 현존하는 방식임은 알지만, 현대적 민주사회에서 제정신으로 권장할 바가 아니니 스킵)
잘 굴러가는 곳은 abc 요소가 모두 섞여있다.
a는 공생공존의 이념적 동기를 제공.
b는 사회 내적으로는 무력충돌하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만드는 전반적 운영 제도를 제공.
c는 b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여러 분야가 있어도(사회가 복잡할수록, 그런 부분은 늘 많다) 그럭저럭 망하지 않고 굴러가게 도와준다.
a가 없으면 지향점이 없어지고, b가 없으면 위태롭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c다. c가 있으면 공생을 위해서라도 a는 만들어낸다. c가 없으면 b가 있다한들 종이호랑이다. 오스트롬식 공동체 균형상태도, 결국 제한된 자원속에서 c를 이루고 a의 도덕률을 성립하여 결국 b를 느슨하게나마 창발시키는 것이다.
국제 관계를 생각해보라. 사해동포주의(a)나 유엔(b)이 있지만 이런 것이 기능할 수 있는 근간은 일정한 군사력 균형(c)이다. 물론 현재는 경제력 균형(물론 이것도 c)도 크다. 서로 잘못 수틀리면 공멸의 길로 가버리는 힘의 균형이 있는 만큼씩 국제 관계가 평화롭게 작동할 수 있다. 그런게 없으면 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실 딱히 복잡한 이야기는 아니다. 일정한 군사력이 있어야 북한/중국/일본/기타등등이 우리를 넘보지 못한다고 뭇 어르신들이 말하지 않나. 국방력으로 평화를 유지한다는 논리는 매우 일리가 있다.
한 사회 안에서 노동이 제공되는 방식이라면 어떨까. 의사결정의 체계상 훨씬 큰 권력을 지니는 것이 사측이고, 그것이 노동력을 제공하는 사람들에 대한 노예화로 흐르지 않게 하려면 (a)하늘에서 강림한 날개달리고 머리 위에 고리가 떠 있는 자본가거나 (b)한국의 공공정책이 무척 노동자 보호적이거나 (c)노동자들이 사측에 대해 힘의 균형을 이뤄야 한다. (a)는 그냥 비현실적이고, (b)는 사회평등보다 개발성장이 매우 우선순위에 있는 역사적 경험으로 볼 때 매우 장기적인 과제고(하지만 꾸준히 진보해야 한다), 결국 (c)가 당장의 현실적 대책이다.
뚜렷한 약자가 대등한 힘을 만들어내는 방법은 (가)강한 개체가 되거나 또는 (나)강한 집단이 되는 것인데, (가)는 딱 강해진 개체만 출세하고 땡이라서, 사회 전체로서 바람직한 선택은 (나)일 수 밖에 없다.
그게 바로 노조다. 조직률이 높을 수록 더 역할에 충실해진다.
그러니 국방력을 외치는 보수를 자처하는 분들은, 일관된 이치를 발휘하여 노조라는 것을 소중히 여겨주시면 되겠다. 나도 노조를 옹호하는 만큼 국방력의 필요성을 납득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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