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그러니까 PD수첩이 죽일 놈들인가?

!@#… 카페애니메이트 크로스카운터란의 “PD수첩이 틀리다면 앞으로 결과는?”(강조는 여기 전용). 쓰레드에 달아 놓은 글. 미디어를 공부한다는 capcold로서 작금의 여론/언론 개판 모드에 대해서 도저히 아무 말 안하고 있기가 힘든데, 정작 취지는 사람들이 쓰잘데기 없이 말들만 많다는 것. 미묘한 모순이다.

!@#… 이번 건에서 느끼는 바는, 평소에는 꽤 멀쩡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의외로 많이 피디수첩 때려죽이자 또는 우석오빠 만세 광기에 동참하고 있다는 것. 2005년, 한국사회를 설명하는 최고의 키워드는 ‘대세‘라고 정하기로 하겠다. 이건 이제는 심지어 집단 전체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파시즘도 뭣도 아니다. 국익 어쩌고는 변명일 뿐이고(아니 뭐가 국익인지 이미 사고를 포기한 것 같다), 이제는 그냥 대세에 같이 편승해서 맹목적으로 그저 피디수첩을 때려부수고 싶은 것 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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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 깁니다만, 카페란을 얼룩지게 하는 것 보다는 크카가 훨씬 이런 취지에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여기다가 올립니다.

(1) 원래 PD수첩에서 다루고자 했던 본체가 바로 복제 체세포의 진위여부 자체였고, 난자기증 윤리문제 건은 기껏해야(?) 워밍업 정도였다고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난자기증 건은 PD수첩에서 뭔가 새로운 문제지적을 했다기 보다, 이미 세튼 결별 건으로 이미 다 실질적으로 드러난 것을 취합하고 약간 증언을 더 확보해서 보도한 것 뿐이죠. PD수첩에서 한번 그런식으로 다루었다고 해서 특별히 국제적으로 새로운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니고, ‘국익'(그게 도대체 뭔지 도저히 모르겠지만)에 실질적으로 침해되는 것도 아니죠. 연구과정의 윤리문제야 워낙 간단히 정리됩니다: 황교수가 뻥쳤다, 라는 것. 법적으로 문제없고, 연구성과도 보존되기로 했으니 남은 이슈라고 해봐야 그것 뿐이죠. 하지만 그것마저도 황교수 기자회견을 통해서 봉합. 저는 왜 그 정도 방송에 사람들이 그렇게까지 오버해서 우석 오빠 건들지마를 외쳤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조동이 합심해서 MBC 때리기에 나선 것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니 그렇다 치더라도.

(2) PD수첩 따위가 감히 검증을 하려고 해, 라는 괘씸죄 여론은 더더욱 이해가 안갑니다. 학술지에 나간 것은 이제 이것이 진리다, 라는 마침표가 아닙니다. PD수첩이 아니라 일개 고등 학교 과학서클이라도 “어, 뭔가 수상쩍은데” 싶으면 검증을 나설 수 있는 것이 바로 학술의 세계입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황랩에서 협조를 해주느냐 안해주느냐는 그들 스스로 결정할 문제고 말이죠. 그런데 PD수첩건의 경우, 귀찮아서 그랬든 어쨌든 체세포를 일정량 줬습니다. 자, 이거 먹고 떨어져라, 전문검증 기관에 가지고 가서 검증해봐라. 그래서 검증을 해본 겁니다.

(3) PD수첩은 왜 이렇게 돌쇠짓을 하는 것일까요. 연구 결과에서 편법이 있었다는 인사이더 제보가 들어옵니다. 그 제보를 살펴보니, 연구실 핵심 인력이 연루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이것을 취재하는 것이 언론의 본분입니다. 취재하고 나서 근거가 충분히 모이면 보도를 하는 것이고 말이죠. 그런데 취재를 위해서 검증을 하는 중, 기관에서 직접 받은 체세포들이 4개는 판독불가(훼손), 1개는 불일치. 국익이니 윤리니 우석오빠 사랑해요를 다 떠나서, 이 결과 자체만 놓고 판단했을때 과연 어떤 판단을 내리는 것이 좋겠습니까. 답은 간단합니다. “다시 검증 해보자”. 지금 상황이 정확히 여기까지입니다. 취재를 통해서 제보된 의혹들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끝나면, 그때가서 방송을 합니다. 검증이 안되면 방송이고 뭐고 못하죠. 혹은 의혹 자체의 존재 대해서만 이슈를 정리해서 보도하거나. 지극히 상식적이지 않습니까.

(4) 물론 PD수첩의 보도방식이나 여론 향방에 대한 대처방식이 세련된 것은 물론 아니었다고 봅니다. 방송도 아직 안나간 상태에서 이따위로 추측보도들이 마구 나오도록 정보가 세어나갔다는 것, 그래서 무려 취재 과정에 대한 기자회견까지 한다는 자체가 전혀 프로답지 못하죠. 외부 영향을 최소화해야하는 시사 고발 프로그램이라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을 정도의 주먹구구입니다. 도저히 이번 건을 어떻게 수습하려는 것인지, 그 자충수의 끝이 전혀 짐작도 안갑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시사고발 프로그램의 영향을 너무 대단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열광적인 지지자들 스스로가, 황랩의 연구가 시사고발 프로그램에서 성과에 대한 의혹을 한번 제기한다고 해서 무너져내릴 만한 만만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국익’이라는 모호하지만 이상하게도 공감대가 넓은 이데올로기에 묻어가서 ‘잘난 언론’에 대한 평소의 불만과 스트레스를 이번 기회에 한번 터트려보자는 것에 불과하지 않는지. 한번 생각해볼만한 일입니다.

PS. 100분토론에서 중앙일보 홍혜걸 기자(예, 학술지 엠바고를 깨서 물의를 일으켰던 바로 그 사람입니다)가 출연해서 굉장한 말을 하더군요. 요지는 “진실보도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서 해야한다”. 옳은 말입니다. 그런데 그 파장을 고려하는 기준이 하필이면 그 분에게 있어서는 ‘국익’이더군요! 기자가 무례한 취재질을 허락받고, 명예훼손 고소로 부터 그나마 상당부분 제외되는 유일한 이유는 바로 ‘기자들은 진실 오타쿠 들이다’라는 사회적 역할 합의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런 근본적인 자기 기반을 타협해버릴 수 있는 기준이 고작 실체도 모호한 ‘국익’이라니, 스케일이 너무 작아서 실망했습니다. 최소한 ‘보편적 인권’ 이나 ‘세계 평화’ 정도는 되어야지…;;; 만약 중앙일보와 PD수첩 가운데 어느쪽이 언론의 역할에 충실한가를 물어보신다면, 0.5초 망설임도 없이 PD수첩의 손을 들어주겠습니다.

(나중에 한참 밑에 또 추가한 부분)

!@#… 그보다, PD수첩에서 검증한다니까 많은 사람들은, 어디 방송국 창고에서 피디들이 플라스크 들고 실험하는 줄 아는 듯 합니다(진짜로). 황랩에서 논문제출 전에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검증받아서 자료제출하듯, MBC도 전문기관에 의뢰해서 평가자료를 받아보는 것 뿐입니다.

저는 학부생때, 기말과제를 마감시간 내에 내야하는데 실험 데이터는 엉망이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론적 또는 절차상의 큰 문제라기보다는, 학부생들이 가용한 장비라는 게 워낙 열악해서 에러가 많이 들어가고 샘플사이즈도 작고 실험자의 숙련도도 낮고 뭐 여튼 여러가지 운용상의 결점들이 있어서 그랬으리라고 지금은 회상합니다. 여튼 그래도 깨끗한 보고서를 내기 위해서 한 일은 간단했습니다: 실제로 데이터에 일괄적으로 약간씩만 수치를 더하기. 그 결과 아주 해피한 결과보고서가 되어주었죠. 물론 학문적 측면에서 볼 때, 아주 심각한 사기를 친 셈이지만 말입니다. 다행히도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을 학부생 숙제 정도여서, 스스로 양심 한번 찔리고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겠다 혼자 다짐하고 끝난 일이었습니다. 만에 하나, 이런 패턴이 황랩에서 일어났다면, 정말 수습불가능입니다. PD수첩에서 검증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 부분입니다 (물론 황랩이 스스로 연구활동에 방해받으면서까지 검증에 꼭 전면 협조해줘야할 필요는 없습니다만, 이미 협조하겠다고 계약서까지 썼다고 합니다). 검증 결과 문제 없음으로 드러나면 방송하고 자시고 할 건덕지가 없어지는 것이죠. 한마디로, 아무 일 없이 끝나는 겁니다.

이런 비교적 정상적인 언론 취재 과정 속에서, 난데 없이 너도나도 중간중간 새어나오는 오만 짜투리 소문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섣부른 분노를 터트리고 있는 것 자체가 “광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요새 PD수첩이 어쨌더라 하는 보도들의 태반은, 저에게는 “오노가 새끼발가락이 못생겼다더라” 하는 뉴스 이상의 가치를 주지 않습니다. PD수첩이 사실은 잘나고 우수한 프로그램이라는 말이 아닙니다. PD수첩이 시도하고 있는 기능이 언론의 존재 의미 그 자체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또 추가… 그쪽 토론도 계속 현재 진행형이라서;;;;)

!@#… **님/ (1) 사람들이 실제로 기자가 진실 오타쿠라는 설정을 믿고 안믿고 문제가 아니라, 그것이 바로 그들이 지향해야 하는 지점이라는 말입니다만. (2) 아직 방송을 안했습니다! 그게 지금 가장 황당한 것 아닙니까. 취재과정에서 정보가 새어나간것 뿐이고, 그것으로 별별 보도를 하고 있는 것은 정작 PD수첩이 아니라 조중동과 오만 네티즌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들 PD수첩을 거꾸로 매달아버리려고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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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 음모론은 그다지 논의에 반영하고 싶지 않습니다. 미끼론은 물론이고, MBC가 시청률 확보를 했는지 역시 근거가 없습니다. PD수첩을 방영해야 시청률이고 뭐고 나옵니다. PD수첩으로 물의 일으킨다고 드라마 시청률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니 말이죠. 게다가 시청률 확보의 이유는 애초부터 광고 확보, 광고 단가 상향조정 때문입니다. 아무리 멍청해도 그런 좌판 접는 짓을 하지는 않습니다. 뭐랄까, 많은 분들이 언론 전반에 대한 평소의 불신으로 말미암아 이번 사건 전개과정에 대한 냉정한 – 아니, 사실에 입각한 시각을 잃어버리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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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 (1) 피디수첩에서 이 주제를 다루는 것 자체가 좌판 접을 만한 짓은 아닙니다. 까놓고 이야기해서, 난자매매 관련 보도를 한 첫번째 PD수첩 프로만 하더라도 “영웅만세”를 드높였던 다른 황교수 관련 뉴스들과 비교하자면 악의 넘치는 보도처럼 보이지만, PD수첩의 평소 모습이나 2580 같은 시사 고발 프로라는 기준에서 보면 그다지 특별히 더 심할 것도 덜할 것도 없었습니다. 만약 후속편, 즉 본체가 방영된다 할지라도 그 틀에서 크게 벗어날 것이라고 믿을 만한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즉, PD수첩은 그냥 원래 해오던 대로의 사회 고발 프로를 또하나 만드는 것 뿐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우석 오빠 사랑으로 광분해서, 우리가 당신들 좌판을 접어버리겠다고 협박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이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이해 가능한 논리적인 상황입니다. 여기에는 어떤 음모론도 아직 들어갈만한 근거가 없습니다.

(2) 취재가 안끝났으니까 방영을 미루는 겁니다. 취재는 언제 끝나냐고 물으신다면, 결론이라고 할만한 검증결과가 나와주면 그 때 끝납니다. 그런데 검증결과는 아직도 진행중입니다. 그렇다면 방영을 못합니다. 또는 검증결과가 나와도, 문제가 없다면 방영을 못합니다. 당연하지 않습니까. 당당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 물론 피디수첩이 이 안건을 다룰만한 성격의 프로였는가, 라는 것은 분명히 문제입니다. 제보를 했다는 사람도 만약 진짜로 진실을 밝히고 싶었다면 애초에 사이언스지에 제보를 했어야 했죠(왜 일부러 PD수첩을 택했을까 같은 또다른 음모론은 사양합니다). 하지만 피디수첩이, 들어온 의혹을 단지 황우석 교수가 세기의 영웅으로 잔뜩 칭송받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살포시 은폐하고 뭉개버렸다면 그게 더 큰일이었을 것입니다. 방송도 안나온 상태에서 피디수첩을 두둔하자는 것이 아니라, 근거 없는 분노에 휩쌓인 나머지 정상적인 민주주의 사회의 정상적인 언론 기능까지도 싸그리 부정하는 최근의 여론 경향이 심히 걱정되서 꺼내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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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시류와 타협해서 적당히 얼버무리거나, 아니면 충분한 근거도 확보하지 못하고 어설픈 의혹과 적당한 음모론으로 포장된 프로가 무려 방영까지 된다면 그때 비로소 저는 PD수첩에 분노할겁니다. 그 전까지는 제가 PD수첩에 분노해야할 이유를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갖가지 뒷소문들 흘러나오는 것들만 가지고 수십 수백건 기사를 뽑아내서 뿌리고 다니는 여러 잡배 언론매체들과, 언론의 마땅한 역할마저도 부정하고 일방적인 국익만능주의 타령을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지금 이미 분노하고 있습니다.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 수정 영리 당신들 맘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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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네이버덧글 백업]
    – lx___xl – ‘PD수첩 따위’라서가 문제는 아니지만, 사실 PD수첩의 성격상 취재 대상은 아니라고 보입니다. 논문의 조작 여부가 사회적인 문제는 아니니까요. 연구원들이 제보를 엉뚱한 곳에 한 것 같습니다. 2005/12/03 12:41

    – 캡콜드 – !@#… lx___xl 님/ 백번 공감합니다. 정말로 제보를 해서 뭔가 바로잡고 싶었다면 시사고발 프로그램이 아니라, 애초부터 사이언스지 자체에 했어야죠. 여튼 저는 여러모로 이해가 가지 않는 것들 투성이이라서 지금 시점에서는 정작 할 말이 위에 쓴 것 이상은 별로 없군요. 많은 다른 분들은 이해가 가든 안가든 잘만 광분하고 날뛰고 다니시던데. 2005/12/03 13:05

    – 에이피 – PD수첩 관련으로는 뉴스 기사 몇 개와 사람들 말 줏어들은 정도가 다라서, PD수첩이 ‘황우석 박사 연구는 죄다 사기다’라고 하는 것인 줄로 알고있었는데(..) 제가 알던 것과는 굉장히 다르군요. 하마터면 정말로 잘못 생각할 뻔했네요; 2005/12/03 14:02

    – 토리실 – 언론의 고발은…말하자면 개선장군 옆에서 끊임없이 “이건 다 부질없는 짓예요”라고 말하던 광대랄까, 난 그렇게 생각해요. 그 말이 괘씸하다고 때려 죽이려 하다니. 황우석 박사 성역화 분위기는…그만큼 우리들의 자존심 기반이 약하기 때문인 것을 방증하는 것 같기도 하고 말입니다. (대~한민국이라는 집단적 자존심이 또 얼마나 중요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서도) 2005/12/03 14:11

    – 김태 – 제 생각으로는 지금 ytn이 작정하고 mbc를 잡으려는 것 같습니다. ytn이 가장 난리도 아니거든요. 세상에 mbn보다 심합니다. 인간의 도를 벗어나고 있더군요. 아무래도 이 자식들 dmb 사업자 선정에서 ebs를 제치더니 간덩이가 부었나 봅니다. 이 양반들 간세포부터 검증해도 좋겠네요. 2005/12/04 00:39

    – 캡콜드 – !@#… 모두/ 맨날 언론보고 찌라시라니 뭐니 욕하면서, 정작 이런 때는 언론보고 언론 기능을 하지 말라고 하는 사람들의 “지조때로 스피릿”이 참 당혹스럽습니다. 아니 그럼 니들의 기준이 뭐냐, 라고 하면 엄하게도 ‘국익’이라는 달마대사 풀 뜯어먹는 소리나 하고 앉아있더란 말이죠. 이런 사람들에게 그렇다면 국익이 뭐냐, 라고 물어보면 대략 화내기 시작합니다. 2005/12/04 07:02

    – 미가엘 – ^^;; 그렇군요… 캡콜드님은 “언론”이 욕먹는 게 싫었던 것입니다..
    “미디어”의 순기능이 아니라 역기능만 사람들이 들고 일어나니까
    그것에 분노한 것이지요..
    그런데요.. 왜 사람들이 배운게 없어서? 그냥 애국이 좋은거라서? 그러는지 정말 곰곰히 생각해보세요…무식해도.. 미디어가 뭔지도 모르고.. 줄기세포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어도 이번건은 잘못되도 한참 잘못됬다는 걸 느낄겁니다… 2005/12/06 03:24

    – 캡콜드 – !@#… 미가엘님/ 저는 언론을 무지 많이 욕하는 사람입니다. 이번 건에 대해서도 물론 많이 욕하고 다녔습니다. 이왕이면 찬찬히 다른 글들도 읽어보시길. 다만 왜, 무엇에 대해서 욕해야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부분을 무시하면 안되는지를 따질 뿐입니다. 비유하자면 국회의원들을 무능하다고 욕하는 것과, 국회의 권한을 박탈하고 독재로 돌아가자는 것 사이에는 거대한 간극이 있다는 말입니다.

    !@#…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언론의 기능 수행이라는 원칙과 취재과정의 협잡이라는 중죄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입니다. 2005/12/06 11:39

    – 미가엘 – 사람들이 화내는 이유- 그들이 맹목적인 민족주의자여서? 절대 아님
    그렇다고 황교수를 교주로 여기는 황신도여서 ? 그것도 아님
    그냥 촉망받는 연구자라길래 대견한 이웃삼촌보듯 그렇게 여기는뿐임
    (이너넷에 올려진 글만보구 판단하면 대단한 착각이 오심)
    그렇다면 개인적으로 수첩을 싫어해서? 이것도 아님 가려운데 긁어주고
    나쁜사람들 여론화시켜주어서 좋아함
    그렇다면 왜!! 일까요….

    자신들이 가진 필력을 과대평가.
    자신들이 가지는 권력을 남용.
    그들은 언론의 기능 수행 자체를 과도하게 한 나머지
    수단의 합리화까지 시켜버렸습니다…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입니다..
    그들이 그렇게까지 한 이유. 자신들의 힘을 남용해 그동안 죄없는 사람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상대의 찍소리조차 못하는 숨막히는 짓밣힘속에서
    희희낙락 누려온 점
    그것때문에…….. 사람들이 화내고 있는것입니다.
    일부 감정격앙된 누리꾼들의 글만 보고 판단해선 안됩니다
    보이는것만 믿으려는 것과 똑같은 처사입니다.
    2005/12/06 21:13

    – 미가엘 – 그래서 이 기회에 “언론의 자유” 뿐만아니라
    언론으로부터 보호받을 선량한 사람들의 “자유”까지
    보장하자는 움직임입니다. 2005/12/06 21:16

    – 캡콜드 – !@#… 미가엘님/ 사람들은 피디수첩의 협잡이 드러나기 전부터 피디수첩을 때렸습니다. 그 전 주에 난자기증건을 보도했다는 이유만으로 말입니다. ‘별것도 아닌’ 윤리문제를 들고 나와서 황오빠를 괴롭혔다는 논리로 말입니다( 방송 항의 촛불시위까지!). 언론에 대한 일반적인 분노와 불신은 그렇다치더라도, 이런 현상은 명백한 문제입니다. 그리고 언론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는 당연히 추구해야 하는 것입니다. 프라이버시권, 또는 사생활 보호권이라고 부르는 분야의 핵심내용이죠. 과학자의 윤리 문제가 언제부터 보호의 대상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2005/12/07 02:54

    – 미가엘 – 아닙니다..ㅠㅠ 일부 기사글만 읽구 그렇게 성급한 판단은 자제해주시길바랍니다..
    제가 여러번 말씀드렸다시피 사람들은 광신도가 아닙니다 ㅠㅠ 왜 그렇게 보시는지 저는 이해가 안갑니다…
    사람들은 실제로 그저 유명한과학자와 언론의 부딪힘정도로만 알고있었습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이런 일이 있는줄도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수첩측에서 문제제기를 정중히 하고 퇴장했어야 할 사안을 “검증”과 “논문조작”이라는 큰 사안으로 만들때부터
    사람들은 언론인들의 과대한 공명심에 거부감이 든거지요
    상대가 황교주이든 성직자였든 마찬가지였을겁니다..
    그 지나친 사명감으로 말미암아 아님말고식의 취재에 대한 반감이 들었던것입니다.. 상대적으로 공부만하고 정치판과 기자에 대해 몰랐던 순진한 학자들이 당한다 라는 생각이 팽패해 진것이지요.
    이것이 실상입니다.. 오해하지 말아주세요
    물론 성역없는 취재, 문제제기 너무나 필요한것입니다..
    그러나 갑자기 문제제기 자체가
    “과학자의 윤리”까지 파고들면서 복잡하게 얽히게 된것입니다.
    황교수본인이 아닌이상에 이미 그의 비윤리성에 대해 미리 단정하지 마시기바랍니다.. 2005/12/09 00:05

    – 미가엘 – 과학자의 윤리는 언론이 단죄하는게 아닙니다..ㅠㅠ 제발… 2005/12/09 00:49

    – 캡콜드 – !@#… 미가엘님/ 언론은 단죄하는 게 아니라 사실을 밝혀내는 겁니다. 단죄는 법원이 하고, 과학자 커뮤니티가 하죠. 혹은 사실을 밝혀내라고 근거있는 의혹을 제기하거나요. 그러다보면 의혹의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서 과학적 검증을 하기도 합니다. 이번 피디수첩이 시도했던 것도 어디까지나 그런 맥락입니다(그보다, 애초에 6개월여의 취재과정의 핵심은 처음부터 논문 데이터조작이었지, 난자기증 거짓말이 아니었습니다). 증언 확보에서 협잡 범죄를 한 것은 그것 자체로 잘못이고 처벌받아야 하는 사안입니다. 하지만 피디수첩측 과학자들의 검증과정이 황랩 발언을 그대로 카피한 타언론의 주장과는 달리 대단히 과학적이었다는 것은 이제 드러날 대로 드러났다는 것 정도는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언론이 과학적 검증을 해서 “권위 있는” 연구결과에 도전하는 것이 말이나 되냐, 라고 하시는 분들께는 영국 BBC와 상온핵융합 사기사건에 대해서 소개시켜드리고 싶군요.

    !@#… 과학에서 거짓말을 하면 아주 무지하게 비윤리적인 것입니다. 그런 약속이 있는 것이죠. 그런데 난자기증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비윤리적이라고 규정당한 겁니다. 만약 데이터 조작으로 드러나면 더욱 더 비윤리적이라는 낙인이 찍히죠. 황교수 본인이 아니라도, 그것이 과학의 기준입니다. 황우석 교수라는 개인의 인격에 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2005/12/09 01:39

    – 미가엘 – 결국은 성역에 도전한 순교자군요..
    데이터나조작하고 거짓말이나 해대는 희대의 사기꾼 황교수를
    세상사람들에게 그 거짓된 모습을 낱낱히 고발해서
    사회적매장 학자적 매장 학문적 매장의 완벽한 무덤만들기를 위한
    그런거였군요… 2005/12/11 00:11

    – 캡콜드 – !@#… 미가엘님/ ‘순교자’ 같은 대단한 종교적 뉘앙스의 의미를 부여할 필요도 없고, 부여할만한 일도 아니라고 봅니다. 피디수첩은 폭로고발 저널리즘이라는 주어진 역할을 수행했고, 그 과정에서 취재윤리라는 의무를 어겨서 그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는 것 뿐입니다. 황랩이 성역이라서 보도에 나선 것이 아니라, 제보와 근거가 있으니까 성역이든 말든 도전한 것 뿐이죠(피디수첩의 지난 토픽들을 보면 이런 지점이 좀 더 명확해집니다). 폄하도 치켜세움도 아닌, 딱 그정도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봅니다. 2005/12/11 0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