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에 슬뉴에 발행한 간만의 현명뉴스, 시기가 시기니 선거특집. 게재본은 여기로.
현명하게 뉴스보기 9: 선거전 보도의 상투성에 대처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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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에 슬뉴에 발행한 간만의 현명뉴스, 시기가 시기니 선거특집. 게재본은 여기로.
현명하게 뉴스보기 9: 선거전 보도의 상투성에 대처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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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재본은 여기. 당연하게도, 이 글 역시 한겨레에 나간 뒤로 어떤 열정적인 분들께 지극히 “능동적으로 받아들여”지며 욕 좀 먹고 있다.
우리편 방송보다 중요한 것
김낙호(미디어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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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리잔에 물이 반 담겨있을 때, 잔이 반쯤 비어있다는 사람과 반쯤 차있다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어서, 이를 비관론자와 낙관론자로 흔히 칭한다. 뭐 어쩌다가 “유리잔 부피의 절반에 해당하는 물이 존재한다” 라고 애써 정밀하려고 하는 얄미운 이들도 있겠지만. 그런데 한 방울이 담겨 있더라도 잔이 차있다고 주장하는 울트라낙관론자들도 있는데, 정말 세상을 해밝게 보거나 아니면 유리잔에 미칠듯한 애정을 느끼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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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여론이 편향되어 나랏님들이 걱정하신다. 이런 안타까운 지경이 있나.
청와대 “광우병 괴담 막아야 하는데…” 뾰족수 없어 발동동
[세계일보 | 황계식 기자 기사입력 2008.05.06]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6일 기자들과 만나 “인터넷 여론의 편향성을 시정하기 위한 근본 대책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있다”며 “앞으로 시간을 갖고 하겠지만 근본대책이 필요하지 않으냐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 이거, 이대로 좌시할 수 없다! 그래서 이 분들의 수준에 딱 맞춘 5가지 근본 대책을 여기서 출혈 대서비스한다. 이런거 공짜로 자꾸 해주면 안되는데 capcold도 참 오지랖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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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에 잠깐 말한 바 있지만, 사실 이명박 ‘대세론'(…)에 흠집을 남길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이명박은 노무현의 정통후계자”라는 담론. 한마디로 당신들이 노무현을 싫어한다고 꼽고 있는 바로 그 요소들에 있어서, 이명박이 더욱 지존이라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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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나믹 코리아, 또 한번 흔들리는구나. 이명박 후보 BBK 주가조작 경제사범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의 중간발표, 무혐의 잠정결론. 아니 검찰의 발표가 특별히 다이나믹하다는 것도 아니고, 주가조작 사건이 뭔가 대선 결과의 향방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온 것도 아니다. 솔직히 만약 이명박이 BBK의 실제 소유주로 드러났더라고 할지라도, 어차피 한국의 조폭보스류(즉 대부분 거대 조직들의 수장)들이 원래 쓰는 ‘내가 안시켰어, 난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보스일 뿐이야, 아래에서 알아서 한거야” 스킬 한방이면 유야무야 지나갔을테니까 – 법이나 당 규정에 의하여 물리적으로 후보사퇴를 시키지 않는 한.
다이나믹하다고 하는 것은, 바로 유권자들 말이다. 발표 나오자마자 이명박 표가 무슨 6% 오르고 반대로 이회창 표가 7% 떨어졌단다(07.12.5. CBS 조사 기준). 이런 널뛰기가 과연 선거 2주일 앞두고 나올법한 수치인가. -_-; 이회창 이탈표가 고스란히 이명박에게 갔겠거니 하고 거칠게 해석하자면(물론 그렇다는 확실한 보장은 없지만, 상식의 수준에서 추측하는 정도다), 반드시 소위 ‘보수’를 표방하는 주자가 승리하는 꼴을 보고 싶은데, 위장취업 탈세와 서울시 공금으로 마누라 호화 해외여행 보내는 것은 세이프지만 주가조작 사범은 좀 꺼림찍해할 정도의 윤리감각을 가진 사람들이 대략 7%라는 이야기 되겠다. 정말, 범상치 않게 미묘한 감각이라고 밖에는. 마치 신세계와 구세계의 중간 같은, 이베리아의 춤추는 여인 같은 미묘함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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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이틀동안 또 ‘국민의 여론'(하하핫)을 떠들썩하게 한 노무현 대통령 평화의 바다 제의 파장 사태. 사실 협력적인 제3의 방안을 찾는 것은 이미 한일월드컵 개최에서 증명되었듯 충분히 합리적인 방안인데다가 별로 새로운 아이디어도 아니다. 또한 어차피 제의라기보다는 비공식 비실효성 발언이기에 (게다가 두 달 전 발언) 낚시 떡밥으로서의 가치조차 없다고 생각했건만, 조중동SY(하는 김에, SBS와 YTN도 이 낚시질 저질 뉴스 클러스터에 추가하기로 했다)나 네이버뉴스 리플족들의 심경은 그게 아니더라는. 완전히 준 매국노 취급에, 불타오르며 기꺼이 다음 대선에서는 한나라당 – 그러니까, 살인마 전두환을 큰어른으로 모시며 당당하게 세배하러 가는 사람들 – 을 찍어주겠다는 다짐이 하나가득. 어떤 의도와 맥락에서 이야기하더라도 욕먹을 것이 뻔한데도 결국 못참고 뭔가 ‘참신한’ 표현을 해버리고 마는 노대통령도 한심스럽지만, 도대체 국민의 여론이라는 것을 자처하는 이 인간들은 최소한의 학습능력이라는 것도 없는 것인가하는 현기증이 밀려오는 찰나. 오래 안끌고 청와대측에서 발언록을 공개. 연합뉴스의 보도를 인용해보자:
청와대가 공개한 발언록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당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미시적으로만 따지면 문제를 풀기 어렵다”며 “일본이 야스쿠니 문제나 역사교과서 문제에서 `이웃나라를 존중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 `역사문제를 공동연구하자’는 등 새로운 협력관계를 위해 적극적인 제안을 내놓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가령, 동해 바다를 한국은 동해라고 하고 일본은 일본해라고 하는데 예를 들어 두 나라가 `평화의 바다’ `우의의 바다’ `화해의 바다’로 하면 두 나라 사이에 대화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해당 표현을 사용했다.
노 대통령은 곧바로 “동해 바다 표기 문제는 쉽게 풀리지 않는 문제”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이런 문제를 풀게 되면 상대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것이란 점에서 아이디어 차원에서 예를 들어 말한 것”이라며 “공식 제안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이상헌 기자 (서울=연합뉴스) 2007-01-08
!@#… 물론 당연하게도 이런 저질 낚시질을 한 언론 어디도 책임도 사과도 반성도 없이 그냥 지나갈 것이라는 것에 500원 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저질 낚시질에 기꺼이 분노로 동참하고 오만군데에 확산배포하여 낚시질을 완성시킨 자칭 ‘평.범.한. 일.반.인.’들 역시 아무 반성도 뭣도 없이 그냥 지나갈 것이라는 것에도 500원 건다. 버로우의 계절이 돌아온 것이다. 이미 다들 잊어버린 듯 하지만, 작년 황우석 사기쑈의 여론 쌩쑈는 우연히 일어난 것도 아니고, 사기꾼 하나의 힘만으로 일어난 것도 아니다. 만약 이런 거지같은 여론 쌩쑈가 일어난 후 쌩쑈에 동참했던 사람들이 그 열렬했던 목소리의 단 10분의 1, 아니 100분의 1 만큼의 목소리만이라도 내주어서 자신들의 과오를 반성한다면 세상은 참 상식적이고 아름답고 발랄하고 명랑한 곳이 될 터.
PS. 한국의 여론 쌩쑈에는 항상 과잉적용된 ‘민족자존심’ 또는 ‘서민경제’의 논리가 걸려있다. 한국 드라마는 맨날 연애질만 한다고 식상해하는 사람들이, 맨날 같은 레퍼토리로 울궈먹는 여론쌩쑈에는 질리지 않는다니 참 신기하다. 하기야 드라마도 질려도 질려도 결국 또 계속 보지만.
— Copyleft 2007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 요새 한국쪽 뉴스를 보고 있노라면 바다이야기(‘마린블루스‘와는 당연히 무관 -_-) 파문이 일파만파. 지구 반대편에 있는 터라, 서울대 학생회장서 쫒겨난 황라열씨 건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던 물건. 그런데 파문이라… 애초에 그런 도박성 게임을 허가하고 키워주면서 아무런 뒷일이 안생긴다면 오히려 신기했겠다. 사실 정작 중요한 건 카지노급 도박장이 마구 퍼지고 서민형 폐인들을 양성한 것에 대한 정책성 무능인데, 어째서인지(사실, 당연하게도) 한나라당의 비판은 정작 확인도 되지 않은 비리의혹에 집중해서 터트린 상황. 개그도 이런 쌩 개그가 어디있겠는가. 그런데 더 재미있는 것은, 비리로 한번 이슈가 되기 시작하니 너도나도 언론에서 도박의 폐해 특집을 쏟아내는 형국. 어머나 놀라워라, 사람들은 도박에 빠져들며 폐인이 되어 생활을 조지곤 하는구나. 이런 언론 패턴이라면 아마 KT&G에 뭔가 비리의혹이 일어나면 담배는 건강에 해롭다는 기사들로 도배가 될 것이고, 여당과 ‘진로’에 뭔가 연계가 있다고 누가 터트리면 곧바로 다음날부터 음주는 알고보니 운전에 해롭고 임산부의 건강에 큰일이더라 라고 기사가 나올 듯 하다.
!@#… 그런데… 한미 FTA는? 전시 작전권 환수는? 과학계 윤리 개혁은? 포스코 노사갈등은? 또 나조차도 이미 더 이상 기억을 못하는 수많은 원래 대단히 중요하지만 지금 화끈하게 덮여버린 기타 여러가지 이슈들은 어디에 있을까. 인터넷이니 뉴미디어니 하면서 미디어의 채널은 엄청나게 증가했지만, 그 채널 속에 담겨있는 이슈 다양성은 제자리 걸음이다. 그냥 다양성의 문제라면 또 그러려니 할 수도 있지만, 하나의 이슈를 끝까지 마무리하는 일 조차 드물다(후일담 등 AS는 더더욱 드물고). 카드 돌려막기와 비슷한, 이슈 돌려막기. 하나의 이슈를 계속 책임지기 힘들 때, 다른 이슈로 돌려막는 신공. 아, 물론 언론만의 문제라기보다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평소 대화 관심사도 크게 다르지 않은 패턴을 따라간다. 하나의 큰 덩어리가 터지면 다들 달려드는 사회 이슈 올인 성향. 일반 사람들의 술자리든 언론의 보도패턴이든 <사회 이슈마저도 ‘대박’을 노리며 올인하는 사회이기에, 바다이야기라는 일개 도박게임기의 엄청난 파급력이 전혀 낮설지도 신기하지도 않다. 하나의 이슈의 기승전결을 다 겪고 사회적 경험으로 승화시키기보다는, 전전전전으로 불타오르기만 하고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하는 패턴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커다란 화두가 놓여있다.
— Copyleft 2006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나중에 추가) PS. 그건 그렇고… 가면 갈수록 비리 관계의 사실 무근은 물론, 도박기기 대형 유통이라는 정책성 무능에서 한나라당이 차지하는 비중이 사실 훨씬 더 지대했다는 것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어서 개그가 한층 빛나고 있다는;;; 하지만 그래도 일반 사람들은 복잡한 이슈 생각하기 귀찮으니 왠만하면 그냥 기존의 ‘모든 문제는 노무현 때문’이라는 프레임에 맞춰넣고 대충 만족하고 넘어갈 듯 하는 눈치다. 인생은 단순해피하게.
!@#… 사실 그리 멀지도 않았던 어떤 과거의 날을 돌이켜본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공조해서 대통령 탄핵 시도라는 희대의 자충수를 두었던 지난날. 말도 안되는 비민주적 삽질에 대한 광범위한 분노. 그리고 직후에 실시된 총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이 거의 40%를 득표했다. 열린우리당은 “빗자루에 양복만 걸쳐놓고 후보를 내놔도 이길 태세”라고 평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과반수를 겨우 턱걸이하고도 축제 분위기. 다행히도 민주노동당이 10% 지지를 겨우 확보하고 마찬가지로 축제 분위기. 그런데 그런 상황을 보고 자칭 보수 언론들과 딱 그 정도 의식 수준 밖에 없는 자칭 시민들은 뭐라고 불렀는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한국 국민의 탁월한 균형감각”. 한쪽으로 쏠림 없이, 보수와 진보의 현명한 균형을 이루어냈으며 견재와 응원을 동시에… 어쩌고 저쩌고 자화자찬. capcold는 세상에 그런 편리한 자기만족성 구라가 다 있나, 하면서 실망했던 터.
이번 지방 선거결과가 그것을 여실하게 증명해준다: 광역단체장, 한나라당이 사실상 싹쓸이. 균형감각은 얼어죽을. 그냥 무슨 일이 일어나도 조건반사적으로 한나라당을 지지하고 싶어서 안달이 난 것 뿐이지. 스스로를 속이면서 살지 말자. 당신들은 한나라당과 이미 운명적인 사랑에 빠졌단 말이다! 당당하게 커밍아웃하시길. 하기야 뭐 심지어, 박근혜 상해 사건 이후로 한나라당으로 지지를 결정한 사람도 6%나 된다고 한다(비록 조선일보 기사라서 신뢰성은 무지 떨어지지만).
!@#… 한나라당에 대해서 한심하고 구태라고 생각하면서도 끝없이 지지해주는 위선적 행태는 바로 동경으로서의 사랑에 가깝다. 한나라당의 실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전통적 가치를 지켜내는(이것이 바로 보수주의자들 최고의 낭만!) 소수 야당이라는 어렴풋한 이미지를 보는 것이다. 혹은 한나라당의 전신들이 절대여당이었던 시절을 겪어온 나이든 사람들은, 좋았던 과거(젠장)에 대한 왜곡된 환상적 기억을 무려 한나라당과 동일시하고 있거나. 혹은 심지어, 민병두 의원의 비유를 인용하자면 ‘무능한 남편보다 부패한 남편이 낫다’는 말도 안되는 논리로 자기합리화를 하거나(왜냐하면, 열린 우리당이 무능하다고 해서 한나라당이 자동으로 유능해지는 것은 아니지 않던가? 부패하고 무능하기까지 하다는 것이 오히려 97년 IMF 사태 당시의 경험 아니던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콩깍지 모드에서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얼마나 무식한 추태를 부리든 말든 눈에 안들어온다. 추태를 부리는 그 순간에 혀는 한번 차지만, 혀를 차는 대상은 ‘정치인 놈들’ 전반에 대한 분노지 한나라당에 대한 열렬한 사랑을 사그러들게 하는 것이 아닌 듯 하다.
!@#… 그런 의미에서, capcold가 한나라당 지지자들에게 차라리 그 사랑을 인정하라고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사랑을 스스로 인정해야 어떤 식으로든 사랑이 완성되니까. 그리고 사랑이 완성되어야 나중에 권태기도 생기고, 실제 생활 하다가 눈꺼풀에서 콩깍지도 떨어지고, 다른 쪽으로 바람도 피니까. 자신의 진짜 정치성향에 대해서, 완전히 인식하고 또 커밍아웃을 하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인식해야 ‘생각’도 가끔 하고 사니까 말이다. 중립이니 어쩌니 하는 구라를 치면서 자신들의 무관심과 무뇌성을 덮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근거와 판단을 가지고 서로 충분히 정보와 시각들을 소통하고 정치적 견해를 만들어내는 것(이쪽 용어로, ‘숙의’라고 부르는 것). 좀 솔직하게 살아보자고.
PS. 그나저나 capcold가 당비를 꼬박꼬박 납부하고 있는 민주노동당은 정작 울산에서도 밀리고 있구나…;;; 정당 지지율에 비해서 턱없이 낮은 실제 구역별 당선. 사람들의 그 ‘사표 심리’라는 것, 정말 연구대상이다.
— Copy 2006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 정치란, 아무 때나 진심을 드러내면 낭패를 보는 판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의 피해를 이용함으로써 자신의 이득을 도모하고 있는 경우라면 더욱 더. 한참 서울시장 선거의 유력 당선자로 발돋움하신다는 오세훈 후보가 한 건 올리셨다. 내용인 즉슨, “박근혜 대표님 감사합니다”. (클릭).
!@#… 뭐 사실 박근혜가 칼맞은 것이 어떤 의미인지 모를 정도로 멍청한 사람들이라면 이 블로그까지 흘러들어오지도 않았으리라. 하나의 개인으로 놓고 볼 때는 안타까운 일이고 불의의 사고이며 쾌유를 빌어줄 일이다. 하나의 역사적 인과율로 놓고 볼 때는 유신공주로서 지니는 한국 현대사의 업이라는 것이 기형적 방식으로 귀결되고 있는, 또다른 안타까움의 사건이다. 박정희 시대의 불의에 대한 완전한 단죄와 그 유산에 대한 우리 사회의 철저한 성찰과 자기반성이 이루어져야지, 박근혜라는 하나의 작은 상징체에 헛된 보복심을 불태운다고 되겠는가. 그런데… 선거를 앞둔 시즌이라는 현실을 고려한 하나의 정치사건으로 볼 때, 이 것은 한나라당의 지지율에 무척 도움이 되는 사건이기도 하다. 아무런 제대로 된 정책이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거나 능력을 증명하지 않고도, 날로 먹을 수 있는 지지율. 미묘하게 서로 연결이 되어있으나, 따로 생각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로운 세 가지 차원이다.
!@#… 도대체 그 공짜 지지율 확보의 정체는 무엇인가. 도대체 박근혜가 칼맞은 것과 한나라당 지지가 올라가는 것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다는 것인가. 간단하다. 이 사건은 바로 한나라당을 지지하고 싶어서 미치려는 사람들에게, 자기합리화를 마련해주는 안전한 장치라는 말이다. 많은 이들이 말한다. 현 정권이, 열린우리당이 일을 못하고 나라 경제를 말아먹고 사는게 힘들어서 한나라당을 찍어줄거라고. 하지만 아무리봐도 논리적으로 말이 안되지 않나. 이 명제는 한나라당은 일을 더 잘한다는 전제, 하다못해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최소한의 근거라도 있어야 성립된다. 아예 한 단계 더 나아가, 한나라당을 지지하지는 않지만 한나라당을 찍어준다는 사람들도 넘친다. 말인 즉슨, 현 정권에게 정신차리라는 의미란다. 아마 이런 사람들은 대통령 탄핵쑈 당시에도 황금 균형 어쩌고 스스로 변명하면서 명백한 반민주 헛짓거리를 저지른 한나라당을 찍어준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 이러한 주장이 성립되려면, 한나라당이 세력을 잡으면 이 정부 이 국회가 더 일을 정신차리고 공정하게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근거가 필요하다. 그런데 말이야… 그런 근거 따위 없다는 것 다들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결론은 명백하다. 사람들은 한나라당에 표를 던지면서도, 사실은 한나라당을 지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인간이란 합리화의 동물. 이유를 만들어서 채워넣지 않으면 불안해서 못견딘다. 황우석 과학사기 사건 당시 마구마구 증거가 드러나도 각종 음모론을 던지며 황빠질을 했던 수많은 평범한 일반인들과 나름대로 지식인들의 무한 삽질 연타에서 여실히 증명되지 않았던가 (그러고보니 궁금해지는 것이,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는 언제 배째나?). 그래서 호시탐탐, 한나라당을 지지해줘야 할 만한 이유를 발견해내고 싶어서 미치는 것이다. 그런데 어머나. 당수가 칼맞았네. 오, 그러면 박해받는 야당지도자네. 이거 딱인걸. 한나라당을 찍어주면 박해받는 사회정의를 회복하는 데에 일조한 셈이 되네. 비록 근거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얼추 그런 모양새가 나오니까 적당히 납득하고 대만족.
아 그러고보니 여성지지율이 특히 더 올라간다고 한다. 몇년전에 씨네21에서 벌어졌던 최보은-김규항 설전이 다시 기억나누나. 최보은씨가 여성주의의 입장을 내세우며 강력한 여성정치인이 필요하기에 박근혜를 지지하자고 하자 민중계급 구도를 중시하는 김규항씨가 아주 버럭 화를 내버려서 각종 뻘타 경쟁까지 이어졌던 사건. 그때 최보은씨 논리를 상기한다면야, 강력한 여성 정치가가 칼맞았으니 한나라당 찍어줄 만한 이유를 드디어 찾아냈다고 납득하는 여러 여성 투표권자들의 사고방식도 이해할만 하다.
게다가 며칠 전으로 기억을 되감아보자. 박근혜 칼침 사건을 가지고 조선일보의 친한나라당적이고 기회주의적인 보도행태를 비판했던 노사모 노혜경 대표의 글이 올라와서, 불같이 비난받았다. 너도나도 또 노무현 탓이다를 외쳤다. capcold도 그 글은 내용의 옳고그름을 떠나서 무진장 부적절하고 비전략적이고 한마디로 멍청한 처사였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개인적 차원의 불행을 정치적 잣대를 통해서 이용해먹고자 할 때 도덕적으로 신중하지 못할 경우 마땅히 비난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오세훈 후보의 발언은 사실 같은 문제를 안고 있지 않던가. 그런데 그다지 반응 없음이다. 참 놀라울 지경이다. 즉, 사람들은 애초에 정말로 노혜경의 발언의 도덕적 신중하지 못함을 비난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단지 박근혜 칼침사건은 한나라당을 지지할 이유가 충분히 된다는 것을 더욱 확실히 하고 싶었던 것 뿐이다.
하기야 사실 이 모든 것의 근저에는 우리 대중들의 일반적 비겁함이 자리하고 있다. 다 똑같은 놈들이라고 욕은 하면서도, 그래도 한나라당에 표를 주는 사고. 아니 그렇다면 당신들의 사회계급적 이해관계와 맞아 떨어지는 민주노동당을 찍으면 될 것 아닌가라고 물어보면 다 똑같다느니 현실성이 없다느니, 그리고 무엇보다 ‘사표’가 되도록 할 수 없다느니 하는 변명으로 일관한다. 그것이 바로 사표방지 심리다. 결국 자신이 지지하는 입장을 힘있게 만들어주기보다는, 힘있는 편을 지지하고 싶은 사고다. 내가 지지한 편이 힘이 있으니 나는 옳았다고 스스로 납득하고 싶어하는, 생활화된 비겁함이다.
!@#… 한나라당을 이유가 있어서 지지한다고? 고작해야 열린우리당을 싫어하는 정도 뿐. 사실은 한나라당을 지지하니까 이유를 찾는거다. 그런데 박근혜가 칼맞아서 그런 이유를 상당부분 제공해주었으니, 당 입장에서는 얼마나 고맙겠는가. 그런 고마운 마음이 얼떨결에 빠져나오고 말았다.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너무 솔직했다. 그런데, 솔직한 후보라고 더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해본다. 아니, 이게 농담이 아니게 될지도 모르겠다.
“인간은 역시… 재미있어” (사신 류크, <데스노트>에서)
— copyleft 2006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 capcold 블로그, 황랩 관련 포스트 인덱스.
1) 네이버 블로그 당시에는 워낙 후져서 공지 사항 기능이 없는 고로, 수동으로(즉 매번 맨 위로 억지로 다시 포스팅;;; 그러나 지금은 그냥 고정해놓고 태그나 바로가기 인덱스를 통해서 연결중.
2) 라이브 진행형인 관계로, 항상 글이 작성된 시점을 주목해가면서 살펴주시길. 큰 입장이나 시각은 바뀌지 않아도, 팩트 관계는 계속 추가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수정되어오고 있으니 말이죠.
!@#… 한줄로 웃겨주마:
“저는 줄기세포 배양해본적도 없고, 줄기세포를 볼 안목도 없었습니다” (황우석, 기자회견중 답변)
!@#… 여튼 오늘 기자회견은, 수염기르고 병원에 누운 것 이래로 최고의 엔터테인먼트였음. 전편을 능가하는 속편. 난 그냥 속은거지만 나한테 화살을 돌려라, 라는 막강 클라이막스까지. 안되겠다. 황우석씨를 언론학과로 모셔야겠다. 이 사람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을 자기 수족처럼 다룰 줄 아는 분이다. 어차피 이제 검찰조사 불려나가는 것 빼고는 할 일도 없을텐데, 수능보고 언론학부에 입학할 것을 권한다.
!@#… 황 사건에 대해서, 아직도 똥오줌 못가리는 사람들이 많다. 원천기술이 있네 없네, 바꿔치기 당했느니 말았느니… 뭐 이제는 적어도 논문 조작 만큼은 적어도 확고부동한 만큼 과학자로서 생매장 당하는 것은 다들 어쩔 수 없이라도 인정하는 분위기지만. 황우석의 이번 기자회견은, 솔직히 말해서 일본 수상이 역사 사과 하는 것들과 비슷한 삘이었다. 화려한 수사를 동원해서 사과를 하기는 하지만, 도대체 뭘 사과한건지는 도저히 아리송한 것 말이다. “잘못은 없지만 여하튼 다 내 책임이다”라는 가식.
!@#… 그런데, capcold는 다른 지점에 주목한다. 아무리 아무것도 몰랐다는 황의 말에 또 한번 속아주더라도, 어느 특정 시점 – 아무리 늦어도 PD수첩 취재 도중 자기들의 ‘자체검증 결과’가 나왔다는 11월 중순부터는 논문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 아닌가. 그런데 그 뒤에 한 작업이 뭐게? 피디수첩 죽이기. 거짓말로 속이고 사태를 모면하려 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진실규명 노력 자체를 죽여버리려고 한 것. 아직도 원천기술 타령이나 하는 탓에 여기에 초점 맞추는 사람들 별로 없지만, 나는 이게 가장 주목해야할 문제고 또 커다란 죄과라고 본다. 거짓말을 한 정도가 아니라, 진실이라는 사회 원칙 자체를 적극적으로 부숴버리고자 했다는 것. 숨겨놓은 원천기술이 넘쳐나서 알고보니 황우석 연구팀이 전부 황우석의 클론이라고 드러날지라도 이 죄과는 절대 지워지지 않는다. 그런데 어째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런 책임도 처벌도 안받고 지나갈 듯한 불길한 분위기다. 심지어 도덕적 비난도 별로 안받고 있으니.
!@#… 이게, 비유하자면 이런거다. 월드컵 축구에서 한국 선수가 카메라맨들 눈 피해서 존내 대범한 파울을 저질렀다고 생각해보자. 그런데 근처에 있던 심판이 와서 누런 카드 하나 꺼내들고는 휘슬을 분다. 그런데 그 선수가, 심판을 오히려 졸라 패버린다. 이봐, 그러면 당연히 레드카드에, 장기적인 선수 징계에, 잘못하면 게임도 몰수패에, 덤으로 국제적인 개망신이라고! 나쁜 짓을 하면 거기에 상응하는 댓가를 치룬다. 하지만 그 댓가를 거부하면 훨씬 더 큰 댓가를 치뤄야 한다. 이렇게 해놓지 않으면 아무도 곱게 처음부터 댓가를 치루려고 하지 않을테니까. “음주운전 하다가 단속에 걸려도, 경찰을 치어죽이고 달아나면 대략 오케이~” 인 곳은 지옥에 다름아니다. 제발, 최소한의 사회정의 정도는 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되어주었으면 한다, 한국사회가.
— Copyleft 2006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PS. 아까의 축구 비유로 돌아가보자. 무엇보다 이번 건에서 capcold가 가장 어처구니 없는건, 왜 한국팀이 이기고 있는데 휘슬 불고 지랄이냐며 우루루 경기장에 난입해 들어오는 관중들. 그리고 “심판이 앗아간 승리”라고 떠들어댔던 찌라시 언론들, 그리고 그것은 모두 강대국의 음모라면서 가슴만 치고 앉아 있었던 우리네 ‘평범한’ 시민들. 기억하라. 잊고 싶을 수록 기억하라. ‘평범한 시민’인 우리들 자신들의 이런 부끄럽고 치졸한 치부일수록, 더더욱 기억하라. 이런 광기의 늪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거나 아니면 침묵으로 묵인함으로써 일조했던 쪽팔림을 기억하라. 기억은 성찰의 시작이다.
!@#… 서울대 조사위 2차 발표, 줄기세포 전무. 기록도 없음. 줄기세포라고 녹여준 것은 미즈메디인공 체외수정란 버젼. 원천기술이고 자시고 개뻥임이라는 점을 확인사살. 그런데 그보다 문득 궁금한 점. 불과 이틀전, 5개가 유전자 일치했다느니 하던 기사.
“냉동보관 세포 일부, 체세포와 일치“(종합)
[연합뉴스 2005-12-27 17:08] (홍제성 기자)
한동안 아이러브황 까페에 희망의 광기를 불태워주었고, 네이버 등지의 광신도들에게 감격의 눈물을 흘리게 해줬던 이 기사 내용이 한마디로 확인도 안된, 택도 없는 헛소문이었다는 것 아닌가. 물론 이 기사를 받아다가 YTN(연합뉴스 받아다 쓴 주제에, 방송시 무려 수의대에 나가있는 기자를 연결해서 보여주는 기민함으로 엄청난 기만을 떨기까지 했다… YTN은 이번 건 통해서 진짜 밑바닥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일보 등 몇몇 언론사들이 같이 기뻐해주기도 했다. 조중동은 오히려 좀 차분해하는 특이한 사례이기도 했지만.
그런데 이 기사의 구성이 무척 재밌다.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설명) – 서울대 관계자가 그런 이야기를 하셨다 – 그런데 조사위측은 아직 확인해줄수 없다고 한다 – 황교수는 원천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 이에따라 어디까지 원천기술인지 논란중이다.
즉 황랩 말대로 결과가 나왔는데 조사위가 원천기술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전략 짜느라 어물쩍거리는 중이다, 뭐 그런 뉘앙스로 구축된 기사란 말이다.
1) 서울대 관계자와 서울대 조사위라는 두 입장을 깨끗하게 나눠버리는 것은 기본. 즉 대결구도에 의한 승패를 만든다.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조사위는 ‘패자’로 간주.
2)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는 선언으로 시작하고, 원천기술의 범위로 마무리를 하는 능란함까지.
3) 제목도 가관이다. 따옴표 처리를 함으로써 인용된 문구임을 밝혀서 나중에 도망갈 구석을 마련하는 치밀함이 있지만, 정작 그 문구를 이야기한 주체를 쏙 빼놓음으로써, 공인된 사실이라는 이미지를 강하게 부여해준다.
…기자 훈련 헛 받은게 아닌가보다, 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그걸 받아 쓰면서 제목에 따옴표 처리도 안한 세계일보 황계식 기자는 좀 안되어 보이지만.
!@#… 여튼 그런데, 맨 처음에 이야기했던 그 궁금한 점. 도대체, 이런 류의 어거지 찌라시 보도에서 맨날 나오는 그 ‘서울대 관계자’는 누구냐? 혹시 서울대 앞에서 붕어빵 뒤집는 아저씨 아냐?
!@#… 피디수첩 제보자 색출하자 소동에서 봤듯 취재원 보호라는 개념 따위는 1mg도 존재한 적이 없는 당신들이기는 하지만, 도대체 그 서울대 관계자가 누구냐고 물어보면 아마 결국 취재원 보호니 어쩌니 하는 이유를 들겠지. 오케이, 인정한다. 밝히지 마라. 하지만 최소한, 취재원 신빙성에 대한 검증은 스스로 해봐야 할 것 아니냐. 피디수첩은 시간과 돈이 남아돌아서 제보자 여럿이 나올때까지 기다리고, 무리수 둬가면서까지 제보 내용 검증받으려고 미국까지 찾아가고(결국 거기서 자충수를 뒀다가 나중에 낙마하고;;) 또 그것도 모자라서 과학실험까지 했냐? 연합뉴스는 얼어죽을. 동네 초등학교 학급지 어린이 기자들이 차라리 더 프로 저널리스트답게 군다(뭐라고 이야기해주면 항상, “어어어… 진짜루요?” 하고 재차 확인한다).
!@#… 그런데 역시 더 재미있는건, 이런 기본도 안된 보도들이 정작 여론을 이끄는 영향력 면에서는 막강하다는 것. 참 신기한 노릇이다.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 이제는 진짜로 게임오버. PD수첩이 제기한 의심, “취재를 하다보니 하나라도 있는지 의심스러워졌다”가 진실로 드러났다. 줄기세포는 없었다. 줄기세포가 하나라도 있으면 원천기술이 어쩌니 국익이 어쩌니 하면서 매달리고 싶어했던 수많은 사람들에게 심심한 애도를. 이것이야말로 진정 아스트랄한 일이다. 이제는 나머지 사건관계를 추적하고 파헤치는 수순만 남았을 뿐.
http://gene.postech.ac.kr/bbs/view.php?id=job&no=5475
!@#…제발 이왕이면 언론 관계를 자세히 수사해 주기만을 희망한다. 이번 사건은 적어도 한국사회에 있어서 만큼은 과학 사기극 이상으로, 미디어전이었으니까. (클릭)
!@#… 참고로 난자기증의 ‘자발성'(한국의 랩과 군대 내무반에서 ‘자발성’이라는 말만큼 영롱이 스테이크 썰어먹는 소리가 또 있을까)에 대해서도 자꾸자꾸 또 뭔가 드러난다. 이것도 PD수첩이 자료를 다 가지고 있었다네. 이런 중요한 사안들을 다 사장시키려고 했던 MBC 운영진은 나가 죽어버려야겠구먼. 또한 적극적인 공범 역할을 한 ‘여론’은 대가리 박고 반성하고 있도록 권고한다. (또 클릭)
!@#… 아아, KBS 홍사훈 기자… 이사람 알고보니 그냥 평범한 또라이(그러니까, 이때 그 사람 말이다)가 아니라 진짜 소신있는 또라이였구나. 지만원 옹과 의형제 맺기를 추천하는 바다. (또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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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서울대 중간발표 이후 추가)
!@#… 자, 이제부터 난데없이 찌라시들이 총동원, 한국사회 왜 이모양인가 타령에 나서기 시작하셨다. 언론의 자성론 같은 굉장한 건 애초에 기대하지도 않는다. 빨리빨리 문화니 성과지상주의니 냄비니 하는 뻔한 레퍼토리 반복 확정. 왜냐하면 그런건, 타파해야 한다는 말만 하고 전혀 책임안져도 되니까. **문화나 **주의의 책임은 곧 사회 일반의 책임이고, 사회 일반의 책임은 거꾸로 말하면 아무의 책임도 아니거든.
!@#… capcold는 그래서 말한다. 여하튼 사기를 친 황선수와 그 과학적 공범들이 바로 문제라고. 그 뒤에서 종교적으로 사람들을 선동한 미스테리윤씨와 그의 커넥션이 문제라고. 검증을 미적미적 뭉개고 도망가려고 한 서울대가 문제라고. 검증 시스템 확립보다는 줄서기에 바빴던 손학규 박근혜 이해찬 + 기타등등 어거지 정치꾼들이 문제라고. 교주만세 여론을 햝아주는 것에만 목숨을 바친 찌라시 또라이 언론인들이 문제라고. 그리고…
국익이라는 어설픈 이데올로기로 무장하고는, 귀를 닫고 기꺼이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이 사기극에 공범으로 동참한 평범한 자칭 ‘일반인’, 즉 바로 당신들 자신이 문제라고.
검증을 하고 사람들의 잘잘못을 좀 가리자는 말이다. 사회가 어쩌니 또 두루뭉실 뭉개지 말고. 사회나 문화가 죄를 짓나? 그 속에 있는 사람들이 죄를 짓지.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 황랩 사건 GG 일보직전. 황랩-미즈메디 앨라이가, 자원 다 확보해놓고는 낙마한 피디수첩과 그 자원을 이어받은 프레시안 + BRIC의 소신파들 + 이 땅에 남아있던 소수의 아직 제정신인 사람들의 앨라이들 앞에서 대략 저글링은 물론 드론들까지 다 당한 상태. 압도적 환호를 보냈던 팬들의 경악스러운 반응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노성일 선수가 GG선언을 막 하려고 하는 찰나. (클릭)
!@#… 하지만 capcold에게는, GG자체가 아니라 이후 벌어질 현상들이 더 관심이 간다.
조중동은 과연 어떻게 나올지?
YTN은 과연 어떻게 대처할지?
미스테리 홍보부장 윤태일씨의 귀추는 어떨지?
제3의 검증기관과 YTN의 관계는 어떨지?
안규리 동행취재의 진실은?
아이러브황우석 까페 회원들은 이제 어디로 그들의 신앙을 향할까?
MBC 경영진은 자신들이 날려먹은 특종과 정론 이미지를 어떻게 한탄할 것인지?
무엇보다, 과연 황우석에게 환호한 국.익.을.사.랑.하.는.일.반.사.람.들.은 어떤 오리발을 내밀고 또다시 성찰을 거부할지?
!@#… 적어도 한가지 교훈은 확실하다: “증거앞에 장사 없다”. …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도대체 이건희 무혐의는 도대체 왠말이냐. -_-;;;
PS. 그리고, capcold는 지금 돌아다니고 있는 “승자가 없는 결과”라는 멍청한 소리가 제일 싫다. 소수 언론과 소수 소장파 과학계와 제정신인 소수 여론이 지켜낸 최소한의 과학적/사회적 양심의 승리가 아니어야 할 이유가 있나. 다수 언론과 주류 과학계와 다수 여론이 물먹었다고 해서 모든 희망을 잃어버린 것 처럼 과장하지좀 말자. 민주주의의 본질은 다수결 따위가 아니란다.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 민주주의가 뭔지도 모르면서 민주주의를 위해서 싸우며 시작된 50년대. 국가와 민족이 뭔지도 모르면서 국가와 민족의 번영을 위해 몸바친 6-70년대. 자유가 뭔지도 모르면서 자유를 위해 항거한 80년대. 선진사회가 뭔지도 모르면서 선진사회를 위해 매진한 90년대. 매번 무언가 이루었지만 그것은 민주주의와는 좀 달랐고, 국가와 민족의 번영과도 좀 달랐고, 자유와도 좀 달랐고, 선진사회와도 좀 달랐다. 그리고 이제는 벌써 2000년대 중반. 성찰의 부재가 낳은 축적된 업보는 여러가지 모습으로 드러난다.
!@#… 한국 현대사에서 극좌에서 극우까지 동시에 관통하는 척추와도 같았던 두 개의 이데올로기, “발전주의”와 “민족주의”. 이제는 그 두 개가 화학적 합성작용을 해서 “국익만능주의”라는 괴물이 되어 돌아왔다.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 피디수첩이나 기타 언론이나 그런 문제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해왔지만, 한번쯤은 정작 황우석 랩의 논문이 그래서 과연 데이터 페이크를 했냐 안했냐에 대해서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도 한번쯤 정리해야겠지. 진실을 찾아라, 승자에게는 “국익에 반하는 행위를 했다”는 무식한 자칭 애국자들의 욕 한바가지가 상으로 내려지리라. 이미 알려져 있듯, 애초에 이 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던 피디수첩은 어처구니 없게도 협잡이라는 반칙으로 중도 탈락. 이제, 한국과학기술인 연합 사이트의 회원들이 선두로 치고 올라왔다.
원래는 BRIC에 실린 무명 제보. scieng.net 으로 펌당해서 반응 일으키다.
… 그리고 차분히, 그 뒤로 계속 올라온 글들을 읽어보시기를. 비록 같은 데이터에 대한 문제제기는 아니지만 뭐랄까, 피디수첩이 낙마한 그 지점부터 이야기는 완전히 다시 시작되고 있는 느낌이 강하다. 다만 이들의 추이가 심히 주목되는 이유는 적어도 “언론 따위가 검증을 하려들다니!” 따위 개소리는 듣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훨씬 유리한 입지에서 달려 나간다는 것.
아, 물론 우석오빠 만세를 외치기 위해서는 오만 찌꺼기 정보도 다 기사화 시키기에 바빴던 YTN이니 조선일보니 연합뉴스니 해럴드 생생뉴스니 하는 찌라시 언론들은 이번에는 무척 신중한 듯 하다. 아직 ‘보도’가 한 꼭지도 없네. 바로 이런 페이스가 사실 정상이고 바람직한 일이기는 하지만, 씁쓸하구먼.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 / 수정 / 영리 자유 —
(약간 추가) !@#… 아, 그리고. 사진 자료 한 두개 틀린 것이 뭐 대세에 지장있냐고 반항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약간의 설명. 만약 데이터 조작으로 판명될 경우, 연구의 이론적 성과와 관계없이 연구자로서의 정직성에 치명타를 받는다. 만약 과학적 오류가 발견된 것이라면 그냥 후속 연구로 때우면 그만이지만, 데이터 조작으로 인하여 정직성에 상처를 입으면 과학자 자체가 매장되는 것이 이 바닥의 룰이니까. 지금 난자매매 건으로 실제로 세계적으로 문제가 된 것은 연구원 난자를 받아서가 아니다(합법이었으니까). 안받았다고 여러번 거짓말을 하다가 들통났기 때문이다. 정직성에 금이 간 것. 그런데 만약 정말로 데이터조작까지 드러난다면, 황랩은 회복불능. 그렇기 때문에 이번 안건의 해결이 중요한 것이다.
(약간 더 추가) !@#… 현재 “대중”의 “여론” 추이를 보면서, 왜 이 땅에서 국가보안법이라는 화석이 안사라지고 있는지를 완전히 이해하고 말았다. 지금껏 모호했던 ‘국익’의 실체도 깨달아 버렸다. 모든 수수께끼는 풀렸고, 범인은 이 안에 있다. 나름대로 쾌재.
!@#… 이 시대, 평균적인 한국인(?)에게 있어서 언론의 위치를 한문장으로 요약하면 이거다.
“언론을 죽도록 불신하면서도, 언론에 죽도록 휘둘려다닌다.”
— 2005 copyleft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당신들 맘대로 —
!@#… 카페애니메이트 크로스카운터란의 “PD수첩이 틀리다면 앞으로 결과는?”(강조는 여기 전용). 쓰레드에 달아 놓은 글. 미디어를 공부한다는 capcold로서 작금의 여론/언론 개판 모드에 대해서 도저히 아무 말 안하고 있기가 힘든데, 정작 취지는 사람들이 쓰잘데기 없이 말들만 많다는 것. 미묘한 모순이다.
!@#… 이번 건에서 느끼는 바는, 평소에는 꽤 멀쩡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의외로 많이 피디수첩 때려죽이자 또는 우석오빠 만세 광기에 동참하고 있다는 것. 2005년, 한국사회를 설명하는 최고의 키워드는 ‘대세‘라고 정하기로 하겠다. 이건 이제는 심지어 집단 전체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파시즘도 뭣도 아니다. 국익 어쩌고는 변명일 뿐이고(아니 뭐가 국익인지 이미 사고를 포기한 것 같다), 이제는 그냥 대세에 같이 편승해서 맹목적으로 그저 피디수첩을 때려부수고 싶은 것 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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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 깁니다만, 카페란을 얼룩지게 하는 것 보다는 크카가 훨씬 이런 취지에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여기다가 올립니다.
(1) 원래 PD수첩에서 다루고자 했던 본체가 바로 복제 체세포의 진위여부 자체였고, 난자기증 윤리문제 건은 기껏해야(?) 워밍업 정도였다고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난자기증 건은 PD수첩에서 뭔가 새로운 문제지적을 했다기 보다, 이미 세튼 결별 건으로 이미 다 실질적으로 드러난 것을 취합하고 약간 증언을 더 확보해서 보도한 것 뿐이죠. PD수첩에서 한번 그런식으로 다루었다고 해서 특별히 국제적으로 새로운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니고, ‘국익'(그게 도대체 뭔지 도저히 모르겠지만)에 실질적으로 침해되는 것도 아니죠. 연구과정의 윤리문제야 워낙 간단히 정리됩니다: 황교수가 뻥쳤다, 라는 것. 법적으로 문제없고, 연구성과도 보존되기로 했으니 남은 이슈라고 해봐야 그것 뿐이죠. 하지만 그것마저도 황교수 기자회견을 통해서 봉합. 저는 왜 그 정도 방송에 사람들이 그렇게까지 오버해서 우석 오빠 건들지마를 외쳤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조동이 합심해서 MBC 때리기에 나선 것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니 그렇다 치더라도.
(2) PD수첩 따위가 감히 검증을 하려고 해, 라는 괘씸죄 여론은 더더욱 이해가 안갑니다. 학술지에 나간 것은 이제 이것이 진리다, 라는 마침표가 아닙니다. PD수첩이 아니라 일개 고등 학교 과학서클이라도 “어, 뭔가 수상쩍은데” 싶으면 검증을 나설 수 있는 것이 바로 학술의 세계입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황랩에서 협조를 해주느냐 안해주느냐는 그들 스스로 결정할 문제고 말이죠. 그런데 PD수첩건의 경우, 귀찮아서 그랬든 어쨌든 체세포를 일정량 줬습니다. 자, 이거 먹고 떨어져라, 전문검증 기관에 가지고 가서 검증해봐라. 그래서 검증을 해본 겁니다.
(3) PD수첩은 왜 이렇게 돌쇠짓을 하는 것일까요. 연구 결과에서 편법이 있었다는 인사이더 제보가 들어옵니다. 그 제보를 살펴보니, 연구실 핵심 인력이 연루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이것을 취재하는 것이 언론의 본분입니다. 취재하고 나서 근거가 충분히 모이면 보도를 하는 것이고 말이죠. 그런데 취재를 위해서 검증을 하는 중, 기관에서 직접 받은 체세포들이 4개는 판독불가(훼손), 1개는 불일치. 국익이니 윤리니 우석오빠 사랑해요를 다 떠나서, 이 결과 자체만 놓고 판단했을때 과연 어떤 판단을 내리는 것이 좋겠습니까. 답은 간단합니다. “다시 검증 해보자”. 지금 상황이 정확히 여기까지입니다. 취재를 통해서 제보된 의혹들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끝나면, 그때가서 방송을 합니다. 검증이 안되면 방송이고 뭐고 못하죠. 혹은 의혹 자체의 존재 대해서만 이슈를 정리해서 보도하거나. 지극히 상식적이지 않습니까.
(4) 물론 PD수첩의 보도방식이나 여론 향방에 대한 대처방식이 세련된 것은 물론 아니었다고 봅니다. 방송도 아직 안나간 상태에서 이따위로 추측보도들이 마구 나오도록 정보가 세어나갔다는 것, 그래서 무려 취재 과정에 대한 기자회견까지 한다는 자체가 전혀 프로답지 못하죠. 외부 영향을 최소화해야하는 시사 고발 프로그램이라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을 정도의 주먹구구입니다. 도저히 이번 건을 어떻게 수습하려는 것인지, 그 자충수의 끝이 전혀 짐작도 안갑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시사고발 프로그램의 영향을 너무 대단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열광적인 지지자들 스스로가, 황랩의 연구가 시사고발 프로그램에서 성과에 대한 의혹을 한번 제기한다고 해서 무너져내릴 만한 만만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국익’이라는 모호하지만 이상하게도 공감대가 넓은 이데올로기에 묻어가서 ‘잘난 언론’에 대한 평소의 불만과 스트레스를 이번 기회에 한번 터트려보자는 것에 불과하지 않는지. 한번 생각해볼만한 일입니다.
PS. 100분토론에서 중앙일보 홍혜걸 기자(예, 학술지 엠바고를 깨서 물의를 일으켰던 바로 그 사람입니다)가 출연해서 굉장한 말을 하더군요. 요지는 “진실보도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서 해야한다”. 옳은 말입니다. 그런데 그 파장을 고려하는 기준이 하필이면 그 분에게 있어서는 ‘국익’이더군요! 기자가 무례한 취재질을 허락받고, 명예훼손 고소로 부터 그나마 상당부분 제외되는 유일한 이유는 바로 ‘기자들은 진실 오타쿠 들이다’라는 사회적 역할 합의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런 근본적인 자기 기반을 타협해버릴 수 있는 기준이 고작 실체도 모호한 ‘국익’이라니, 스케일이 너무 작아서 실망했습니다. 최소한 ‘보편적 인권’ 이나 ‘세계 평화’ 정도는 되어야지…;;; 만약 중앙일보와 PD수첩 가운데 어느쪽이 언론의 역할에 충실한가를 물어보신다면, 0.5초 망설임도 없이 PD수첩의 손을 들어주겠습니다.
(나중에 한참 밑에 또 추가한 부분)
!@#… 그보다, PD수첩에서 검증한다니까 많은 사람들은, 어디 방송국 창고에서 피디들이 플라스크 들고 실험하는 줄 아는 듯 합니다(진짜로). 황랩에서 논문제출 전에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검증받아서 자료제출하듯, MBC도 전문기관에 의뢰해서 평가자료를 받아보는 것 뿐입니다.
저는 학부생때, 기말과제를 마감시간 내에 내야하는데 실험 데이터는 엉망이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론적 또는 절차상의 큰 문제라기보다는, 학부생들이 가용한 장비라는 게 워낙 열악해서 에러가 많이 들어가고 샘플사이즈도 작고 실험자의 숙련도도 낮고 뭐 여튼 여러가지 운용상의 결점들이 있어서 그랬으리라고 지금은 회상합니다. 여튼 그래도 깨끗한 보고서를 내기 위해서 한 일은 간단했습니다: 실제로 데이터에 일괄적으로 약간씩만 수치를 더하기. 그 결과 아주 해피한 결과보고서가 되어주었죠. 물론 학문적 측면에서 볼 때, 아주 심각한 사기를 친 셈이지만 말입니다. 다행히도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을 학부생 숙제 정도여서, 스스로 양심 한번 찔리고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겠다 혼자 다짐하고 끝난 일이었습니다. 만에 하나, 이런 패턴이 황랩에서 일어났다면, 정말 수습불가능입니다. PD수첩에서 검증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 부분입니다 (물론 황랩이 스스로 연구활동에 방해받으면서까지 검증에 꼭 전면 협조해줘야할 필요는 없습니다만, 이미 협조하겠다고 계약서까지 썼다고 합니다). 검증 결과 문제 없음으로 드러나면 방송하고 자시고 할 건덕지가 없어지는 것이죠. 한마디로, 아무 일 없이 끝나는 겁니다.
이런 비교적 정상적인 언론 취재 과정 속에서, 난데 없이 너도나도 중간중간 새어나오는 오만 짜투리 소문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섣부른 분노를 터트리고 있는 것 자체가 “광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요새 PD수첩이 어쨌더라 하는 보도들의 태반은, 저에게는 “오노가 새끼발가락이 못생겼다더라” 하는 뉴스 이상의 가치를 주지 않습니다. PD수첩이 사실은 잘나고 우수한 프로그램이라는 말이 아닙니다. PD수첩이 시도하고 있는 기능이 언론의 존재 의미 그 자체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또 추가… 그쪽 토론도 계속 현재 진행형이라서;;;;)
!@#… **님/ (1) 사람들이 실제로 기자가 진실 오타쿠라는 설정을 믿고 안믿고 문제가 아니라, 그것이 바로 그들이 지향해야 하는 지점이라는 말입니다만. (2) 아직 방송을 안했습니다! 그게 지금 가장 황당한 것 아닙니까. 취재과정에서 정보가 새어나간것 뿐이고, 그것으로 별별 보도를 하고 있는 것은 정작 PD수첩이 아니라 조중동과 오만 네티즌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들 PD수첩을 거꾸로 매달아버리려고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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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 음모론은 그다지 논의에 반영하고 싶지 않습니다. 미끼론은 물론이고, MBC가 시청률 확보를 했는지 역시 근거가 없습니다. PD수첩을 방영해야 시청률이고 뭐고 나옵니다. PD수첩으로 물의 일으킨다고 드라마 시청률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니 말이죠. 게다가 시청률 확보의 이유는 애초부터 광고 확보, 광고 단가 상향조정 때문입니다. 아무리 멍청해도 그런 좌판 접는 짓을 하지는 않습니다. 뭐랄까, 많은 분들이 언론 전반에 대한 평소의 불신으로 말미암아 이번 사건 전개과정에 대한 냉정한 – 아니, 사실에 입각한 시각을 잃어버리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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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 (1) 피디수첩에서 이 주제를 다루는 것 자체가 좌판 접을 만한 짓은 아닙니다. 까놓고 이야기해서, 난자매매 관련 보도를 한 첫번째 PD수첩 프로만 하더라도 “영웅만세”를 드높였던 다른 황교수 관련 뉴스들과 비교하자면 악의 넘치는 보도처럼 보이지만, PD수첩의 평소 모습이나 2580 같은 시사 고발 프로라는 기준에서 보면 그다지 특별히 더 심할 것도 덜할 것도 없었습니다. 만약 후속편, 즉 본체가 방영된다 할지라도 그 틀에서 크게 벗어날 것이라고 믿을 만한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즉, PD수첩은 그냥 원래 해오던 대로의 사회 고발 프로를 또하나 만드는 것 뿐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우석 오빠 사랑으로 광분해서, 우리가 당신들 좌판을 접어버리겠다고 협박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이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이해 가능한 논리적인 상황입니다. 여기에는 어떤 음모론도 아직 들어갈만한 근거가 없습니다.
(2) 취재가 안끝났으니까 방영을 미루는 겁니다. 취재는 언제 끝나냐고 물으신다면, 결론이라고 할만한 검증결과가 나와주면 그 때 끝납니다. 그런데 검증결과는 아직도 진행중입니다. 그렇다면 방영을 못합니다. 또는 검증결과가 나와도, 문제가 없다면 방영을 못합니다. 당연하지 않습니까. 당당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 물론 피디수첩이 이 안건을 다룰만한 성격의 프로였는가, 라는 것은 분명히 문제입니다. 제보를 했다는 사람도 만약 진짜로 진실을 밝히고 싶었다면 애초에 사이언스지에 제보를 했어야 했죠(왜 일부러 PD수첩을 택했을까 같은 또다른 음모론은 사양합니다). 하지만 피디수첩이, 들어온 의혹을 단지 황우석 교수가 세기의 영웅으로 잔뜩 칭송받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살포시 은폐하고 뭉개버렸다면 그게 더 큰일이었을 것입니다. 방송도 안나온 상태에서 피디수첩을 두둔하자는 것이 아니라, 근거 없는 분노에 휩쌓인 나머지 정상적인 민주주의 사회의 정상적인 언론 기능까지도 싸그리 부정하는 최근의 여론 경향이 심히 걱정되서 꺼내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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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시류와 타협해서 적당히 얼버무리거나, 아니면 충분한 근거도 확보하지 못하고 어설픈 의혹과 적당한 음모론으로 포장된 프로가 무려 방영까지 된다면 그때 비로소 저는 PD수첩에 분노할겁니다. 그 전까지는 제가 PD수첩에 분노해야할 이유를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갖가지 뒷소문들 흘러나오는 것들만 가지고 수십 수백건 기사를 뽑아내서 뿌리고 다니는 여러 잡배 언론매체들과, 언론의 마땅한 역할마저도 부정하고 일방적인 국익만능주의 타령을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지금 이미 분노하고 있습니다.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 수정 영리 당신들 맘대로. —
!@#… 피디수첩, 황우석 교수 줄기세포 복제 연구팀, 난자 제공 윤리문제.
상식적인 부분 간단요약: 과학자가 자기 분야의 오랜 윤리강령에 어긋나는 일을 했고, 그것에 대해서 거짓말을 했고, 여차저차 들켜서, 사과했는데, 법적인 문제는 없고, 치명적일 정도의 윤리 위반까지는 아니라서 연구성과도 보존되기로 했다.
비상식적인 부분 간단요약: 사람들이 난데없이 국익타령을 하면서 그런 윤리 따위 지킬 필요 없다느니 피디수첩을 폐지하자느니 미쳐 날뛴다. 뭔가 더 복잡한 주장들도 있지만, 워낙 비상식적이라서 어차피 이해불가.
!@#… 하지만 capcold로서는 도저히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프레시안이나 오마이뉴스, 한겨레 등에서는 처음부터 꾸준히 윤리문제를 제기해온 것을 읽어왔기 때문이다. 다만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무시당했을 뿐. 하지만 세튼교수 결별 이후, 뭔가 수상쩍다는 분위기가 서서히 올라오고, 그 때 비로소 피디수첩에서 다루는 바람에 펑 터진 것 뿐. 지금도 자칭 ‘보수 주요 일간지’ 들은 국익타령이고, 한겨레 정도도 윤리문제를 지적하는 정도까지지 비난의 화살은 아니니 사실상 별로 변한 것도 없다(쿠키뉴스 같은 엉터리 쓰레기는 언론이라고 보기도 힘드니까 아예 논외로 하고). 한국언론이 난데없이 황우석 칭송에서 비난으로 바뀌었다느니 하는 이야기는,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다들 포탈 뉴스만 보는 것에 익숙한 나머지 어떤 논조가 어디에서 보도되는지, 어떤 곳의 뉴스가 어느 정도의 신뢰성을 가지고 있는지 전혀 상관하지 않고 뭉뚱그려서 ‘언론’ 이니 ‘여론’이니 뭉뚱그려서 생각하는 현상 자체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보도량 자체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 윤리문제가 이 정도로 구체적으로 제기되었는데 보도를 안 할 수는 없지 않나.
!@#… 그보다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애초에 한국언론의 역할이 과대포장되도 한참 과대포장되었다. 세튼 교수 결별이니 난자기증 윤리적 의혹이니 하는 것은 어차피 피디수첩 이전에 이미 벌어진 일이고, 한국 언론으로 인하여 그쪽 학계가 이 사안에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게 된 것도 아니다. 한국 언론의 메인스트림은, 이번 판을 짜낸 것이 아니라 판세의 흐름에 따라간 것 뿐이다. 물론 네이쳐지에서는 연구원들을 한국어로 인터뷰하지 못했지만 피디수첩은 했다. 그래서 증거가 더 빨리 드러나기는 했다. 하지만 메즈매디 병원과의 관계라든지, 모든 남아있는 기록들이라든지, 모조리 황우석 교수 한명의 거짓말로 적당히 덮일 수 있는 증거들이 아니지 않은가. 그리고 또 어떤 분들은 피디수첩이 보도를 한 방식이 폭로 풍이라서, 황교수를 처음부터 음모꾼 나쁜놈처럼 묘사했다고 분노의 이유를 설명하신다. 하지만 그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옴부즈맨과 방송위원회에 제보할 일이지 윤리문제를 심층보도해서 증명해낸 것 자체를 문제삼을 일이 아니다.
!@#… 줄기세포허브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동이 걸린 후 CNN에 의하여 모든 것이 폭로되어 완전히 판이 뒤집히고 죽 쒀서 (미국)개 주는 꼴이 되는 것 보다, 지금 좀 더 일찍 문제 소지들이 지적당하고 수정당하는 것이 당연히 더 나은 일이라고 capcold는 생각하지만… 소위 “90%의 네티즌 여론”은 내 생각과는 다른 것 같다. 그보다 도대체, 피디수첩에서 윤리적 결함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인하여 어떤 손해가 발생했는지 궁금하다. 윤리강령을 어겼지만 법적으로 문제 없다는 것이 증명됐고, 연구성과 자체에 대한 인정은 지속되었고, 소동 속에서 결국 난자기증이 줄을 잇게 되었고, 앞으로 윤리적 문제를 사전 해결해서 차후에 차질 없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하도록 되었다. 도대체 더 뭘 바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빨리 소동을 정리하고, 체제를 정비해서 랩이 다시 굴러가도록 관심 좀 끊고 내버려 두는 것이 차라리 가장 도움되는 일이다.
!@#… 사람들이 그냥, 권위(라고 스스로들 생각하는 것)에 도전하는 일에 재미 들린 것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바보에는 약도 없다. 설령 진짜로 네티즌의 90%가 모두 그따위라고 할지라도(나는 기본적으로, 네티즌 여론이 몇십퍼센트니 어쩌고 하는 것은 전혀 믿지 않지만), 나는 그들을 바보라고 부른다. 아무리 숫자가 많아도 바보는 바보.
PS. 혹시 자신을 그 “90%의 네티즌”이라고 생각해서 여기에 반박을 하고 싶다면(여하튼 무려 capcold 따위에게 바보취급을 당했을 정도니), 짧고 생각없는 욕설이면 그냥 여기에 덧글로 달고, 길고 논리적인 논설문이라면 트랙백을 날려주시길.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자유/수정은 곤란/영리 자유 —
(다음날 리플 보고 약간 추가)
!@#… 추신: 노파심에서 하는 소리지만, PD수첩의 보도방식 자체를 옹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리플에서 현무님이 지적하신 바(‘방법론의 실패’)에 거의 전적으로 동의. 또한 kay님의 지적처럼, 황우석 옹호론자들이 모두 PD수첩 불태우자 주의자들이라고 단순화시켜서 하나로 뭉뚱그려 넣는 것은 곤란하다. 사실 그 반대 진영도 마찬가지로, 냉정하게 본질적 해결방안을 찾자는 쪽과 역시 조선인은 안돼라고 딴지만 거는 쪽,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많은 입장들을 하나로 합쳐넣는 것도 곤란하다. 그런 뭉뚱그려서 이분법적으로 생각하고 오버하는 것 자체를 항상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해오지 않았던가, 나라는 인간은. 하지만 역시 우려가 되는 것은, ‘성웅 황우석’을 매개로 해서 이번 기회에 국수주의적 스트레스나 풀려고 하는 족속들이 워낙 뚜렷하게 전면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 추신2: 또 한가지, 언론의 역할에 대해서. 이번 난자 취득 문제 건 자체에 대해서는 여론 먼저 언론은 뒤따라가기라는 생각이지만, 그 이전에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담론 자체를 국익이라는 틀로 설정해버린 과정 속에서 언론이 수행한 역할은 지대하다. 또한 개별 언론사의 신뢰도는 이제 형편 없어 졌어도, 언론환경 속에서 만들어진 전체적 담론기후가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동네슈퍼(상업성의 성지이자 소문의 진원지)와 만나면서 생겨난 효과는 경악할 만한 것이라고 capcold는 보고 있다. 뭐 자세한 이야기는 기회가 되면, 그리고 누군가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때가서 풀어보도록 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