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의 매력포인트 단상

!@#… 시사인에서 트위터 Twitter 특집을 다룬다고 하는데, 트위터 사용자들의 의견을 묻는 고재열 기자의 트윗들이 연달아 올라왔다. 그 떡밥 살짝 물어, 트위터가 지니는 매력에 관한 단상.

!@#… 단문 SNS인 트위터의 장점을 꼽으라면, capcold는 지금껏 접해온 여러 크고 작은 (주로 미국의) 논의들을 주관적으로 압축하건데 a)혁신적 보편성, b)신속하고 거대한 집결 기능, c)새로운 활용가능성의 지속적 발견를 지목하겠다. 네트워크를 개인화하는 것은 멀게는 싸이 가깝게는 RSS리더까지 이미 넘쳐나니 제외. 그 기능들은 a-1)모바일기기 연동을 통한 범용편재성, b-1)해시태그와 RT에 의거한 실시간 대세화, c-1)오픈API에 기반한 다양한 기능의 어플 개발을 통해서 구현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이, 이렇게 써놓고 보면 애당초 인터넷이 90년대에 대중화되면서 주목받았던 요소들과 비슷하다. 인터넷이 개별 콘텐츠(야동이라든지, 야동이라든지, 야동이라든지)로서가 아니라, “네트워크“로서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게 된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을 다시 한 번 더욱 뚜렷하고 간략하게 재발견하게 해주는 미니어쳐-인터넷인 셈. 덕분에 미국을 중심으로 트위터가 대히트. 유사한 품질의 서비스가 기술적 산업적 혹은 정치적 이유로 없던 다른 나라들에서도 히트.

!@#… 그런데, 한국에서는 통신사 사정상 모바일 연동기능이 미비하다(SMS로 업하는 것도, 폰으로 업데이트를 실시간으로 받는 것도). 한글 해시태그는 검색이 제대로 안된다. 한국 사용환경에 최적화한 어플 개발도 아직 뭐 먼 이야기다. 즉 앞서 꼽은 트위터 본연의 메리트는 여전히 미미하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위터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면 – 뭔지도 잘 모르면서 그냥 세계적이라고 설레발 떠는 반푼어치 언론기사들 말고, 진짜로 사용하면서 매력을 느끼는 이들의 관점 말이다 – 좀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넘겨 짚어보게 된다. 물론 따지고 보면 지금 한국에서 구현되는 트위터의 매체기술적 장점도 있기는 있다. SMS의 한계때문에 만든 140자라는 제한이 오히려 장문의 난해한 설명보다는 솔직담백한 의견 교류를 만들었다든지(우연의 힘이란…), 타임라인 방식으로 모든 멘트들을 풀어놔서 굳이 대화 전체를 찾아보며 적극적으로 파고들도록 유도한다든지. 하지만 그런 것들은 기본적으로 불편함(!)을 바탕으로 만들어내는 간접효과다. 하필이면 트위터를 히트치도록 하는 직접적 매력과는 살짝 다른 느낌.

언론보도에서 시도때도 없이 이야기하는 매력들, 예를 들어 유명인 소식을 들을 수 있다! 같은 건 솔직히 싸이월드 연예인 페이지에서도 충분히 겪어본 것이 새로울 것 없다. 답변 달아주는 것도, 사람에 따라 다를 뿐 역시 기존에 없던 것이 아니고. 실시간 반응감이 좋다!는 건, 트위터라 할지라도 폴로잉하는 사람이 150-200을 넘어가면 삽시간에 너무 많이 쌓여서 따로 일부만 선별해서 보지 않는 한 사실상 무의미해진다(아니면 중독되거나). 악플천국 개싸움 리플란들과 달리 소통이 있는 공간같다! 즉 ‘물이 좋다’ 논지는, 네이버뉴스 댓글란의 돈 받는 악플러들과 공짜로 하는 악플러들이 대거 몰려온 후에도 과연 그럴까 의심된다. 하지만 트위터를 쓰면서 실제로 그런 매력을 느낀다면, 트위터를 통해서 그런 매력을 다시 발견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앞서 언급한 장점들은, 가입자가 아직 적고 관심 속에 증가하는 중인 초창기 수평네트워크가 주는 소통 효능감이 일시적으로 두드러진 것에 가깝다 – 90년대 중반 하이텔이 그랬고, 블로그는 가입하는 것이 아니라 설치하는 것이었던 초창기의 블로고스피어가 그랬듯. 즉 트위터라는 화제성 있는 키워드를 매개로 수평적으로 모인 각계각층의 사람들 사이에서 초창기 특유의 문화 규범(그러니까, 가능성 가득한 멋진 새 네트웍 매체에서 수평적으로 소통하고 싶다는 자의식들의 어렴풋한 합의. 예: PC통신 시절의 ‘네티켓’)이 나름대로 남아있고, 관심 속에 증가하고 있기에 다양한 관심사들이 몰려드는 것. 그리고 그런 네트웍 속에서 어떤 패턴이 창발(emergence)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구경하는 것의 재미가 참여를 유도한다. 반면, 네트워크가 감당 못하게 커지면 결국 규범은 희석되고 극단적 바보들도 목소리를 높이고 찌질한 패턴들도 늘어간다. 뭐, 그것 나름의 재미도 가끔 생겨나고.

!@#… 그러니까, 현재 한국에서 향유하는 것은 트위터 특유의 기능적 장점보다는 굳이 트위터가 아니라 어떤 SNS사업이라도 상당한 화제성을 부여받아 자체적 성장을 만들어낼만큼 가입자의 양과 질의 역치만 넘어주면 만들어낼 수 있는 종류의 즐거움이다. 하지만, 그것만 해도 꽤 즐겁다. 이런 상황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어떤 이들은, “아하 그러면 똑같은 서비스에 기능만 좀 더 넣으면 우리도 승리”라는 교훈을 얻을 수도 있다(그대로 트위터의 외양을 베낀 ‘야그‘라든지… 이럴꺼면 별도 가입자 서비스보다는, 트위터DB를 그대로 쓰며 기능을 추가한 클라이언트를 표방하는 것이 나을텐데). 하지만 그건 업체들이 알아서 할 일이고, 그보다는 이번 기회에 사람들이 재미있는 소통 네트워크의 재미를 다시금 발견해 보실 것을 권장하겠다. 한때 신선하게 시작했으나 지금은 규범도 뭣도 없이 난잡하게 거대화되기만해서 피로감만 낳는 네트워크들에 시달릴 때(유급과 무급 악플러들이 난무하는 네이버뉴스 댓글란이라든지), 다시금 신선한 소통방식 하나에 참여하는 것 만으로도 새로운 활력의 싸이클이 시작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억해야할 것은, 이런 상황은 트위터라는 서비스가 만들어져서 가능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더욱 보편적이고 더욱 거대한 집결을 이룰 잠재력이 있고 더욱 새로운 활용가능성이 생겨날 법한 어떤 새로운 소통방식의 네트워크에, 바로 여러분들이 한 번 잘 즐겨보고자 하는 마음과 나름의 희망을 안고 뛰어들었기 때문에 가능해진 것이다. 트위터는 어디까지나 수많은 수단 중 하나일 뿐이다. 그것을 매개로 – 아니 핑계로 – 소통이라는 쾌감을 다시 찾아낸 그 느낌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많은 이들이 그 활력과 자발적 규범의식을 상기하면서 인터넷상의 여러 소통공간들을 돌아다니다 보면, 네이버뉴스 댓글란과 디씨 정사갤에도 훈훈한 꽃이 피리라. (…그럴리가)

 

PS. 써놓고 보니 무슨 건전무쌍 온라인문화 캠페인 같다. 이런 경진대회(클릭)를 할 때 이런 글을 썼더라면 살림도 피고 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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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thoughts on “트위터의 매력포인트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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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ingback by Nakho Kim

    시사in에서 트위터 특집기사 준비(via @dogsul)하며 몇몇 떡밥을 던졌기에 살짝 몇마디 남김. "트위터의 매력포인트 단상" http://capcold.net/blog/4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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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T 트위터에서 깨닫고 있는 것들을 정리해준 좋은 글 @capcold 시사in에서 트위터 특집기사 준비(via @dogsul)하며 몇몇 떡밥을 던졌기에 살짝 몇마디 남김. "트위터의 매력포인트 단상" http://capcold.net/blog/4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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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T 인터넷 소통의 방향은 점점 인간적인 방향-테크놀로지의 한계를 상상적으로 벗어나는-으로 나아가는 게 아닐까 싶어요. @capcold "트위터의 매력포인트 단상" http://capcold.net/blog/4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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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트위터하면서 느끼는 바와 상당히 일치하네요 RT @odlinuf: "트위터의 매력포인트 단상" http://bit.ly/5rzd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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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Pingback by Lee, Sungmin (이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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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 독설닷컴/ 사실 140자로 줄이고 싶었지만. (핫핫)

    leopord님/ 진짜 결론은 PS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