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광복절 특집. 일련의 트윗과 한 10분동안 메신저 대화로 남긴 몇몇 파편적 단상들을 ppss의 수괴 리수령께서 온전한 글로 합쳐내는 연금술을 발휘. 게재본은 여기로. 여기는 약간 불명확한 문장도 재수정본.
[광복절 논평] 일제 잔재 청산은 권위주의적 문화부터
TV를 켜고 뉴스를 본다. 뭔가 새로운 것들이 보도되는 것 같다. 인터넷에 접속해 작년 뉴스를 볼까? 놀랍게도 오늘의 뉴스와 똑같다. 기념일이면 특히 심하다. 광복절에도 예외 없이 반복되는 클리셰가 있다. 각지에서 열리는 행사 스케치, 눈물 흘리는 노인들, 공원에서 여유를 즐기는 시민들. 매해 반복되는 쉰 떡밥들에 에너지 낭비 말자는 의미에서 간단하게 이들 문제를 정리해 본다.
광복절 클리셰 짧은 정리
일본어 : 노가다, 기스, 다라이, 누끼 등의 일본어를 쓰지 말자는 이야기가 꼭 등장한다. 그런데 공사판이나 인쇄업 등 특정 업계에서 쓰이는 용어를 그렇게 억지로 막을 필요 있나. 쓸 만하니 쓴다.
위안부 : 매년 일본의 망언이 쏟아지고 있다. 일본 우익들은 종군’위안부’를 군속 매춘업으로 포장하여 물타기를 시전하지만, 실상은 군국주의 식민정책에 의해 현장에서는 결국 강제로 실시된 일. 여기에 대해서는 정황과 증언들이 넘치니 말 보탤 것 없다.
욱일기 : 당연히 쓰면 안 될 물건. 다만 너무 과하게 몰아붙이면 이런 문제가 생김. 1)’방사형 무늬 + 2)흰바탕 붉은 선 + 3)일본 국가의 상징이 모두 갖춰질 때만 문제를 제기하자.
일본식 복장 코스프레 : 표현의 자유지만 인지상정, 광복절에는 좀 자제를. 반면 평소 코스튬 플레이에 품었던 악감정을 매년 8월 15일 한꺼번에 쏟아내면서 정당화하는 것은 난감.
독도: 그냥 지금처럼 계속 눌러있으면 된다. 민족감정 다 필요 없고, 그냥 대한민국 영토라능. 즉 민족감정, 광복 일제 그런 걸로 접근할 이유 없이 그냥 영토로서 주권행사하면 된다.
박정희 친일: 했다. 그런데 박정희가 안한 게 뭔가? 좌익도 하고, 독재도 하고, 암살도 당하고, 신으로도 모셔지고, 뭐…
말뚝 : 구라다. 쇠말뚝 같은 거 만들 잉여가 있기는 했나?당시 일본은 사람들 숟가락, 밥그릇까지 걷어갔다.
일제 잔재 청산을 넘어 식민주의, 전체주의적 사고 청산으로
애국심 고취하는 건 좋은 일이다. 다만 그 ‘애국’이 알맹이 없는 ‘민족 자긍심’따위가 아니라, 한국사회라는 현실에서 더 존엄 있게 살 수 있는 합리적 방법들을 모색하는 현재적 노력이어야 한다. 그래서 인쇄소 건축판 용어를 두고 식민의 잔재가 어떻다느니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건 제도와 문화에서 식민의 잔재의 청산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일제의 잔재보다 먼저 청산해야하는게 식민주의적 권력질을 당연시하는 모습이다. 그 자체를 청산해야 한다.
이제 일제로부터의 해방 말고, 식민주의적 사고의 청산을 논할 때다. 전체주의적 사고에 대한 동조, 차별의 정당화와 약자에 대한 체계적 착취 같은 악습을 되돌아보는 게 어떨까?
PS. 박근혜 대통령은 광복절 축사 중 “과거를 직시하려는 용기와 상대방의 아픔을 배려하는 자세가 없으면 미래로 가는 신뢰를 쌓기가 어렵다.”라는 구절을 보고 읽었다. 부디 같은 기준을 국내에도 적용했으면. 불과 몇개월 전 국정원의 ‘과거’, 비밀 여론공작을 당한 시민들의 ‘아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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