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ㅍㅍㅅㅅ 기고글.
이상호와 JTBC의 전혀 다른 재난 보도 윤리
세월호 참사 최후의 순간, 내부 모습의 공개. 나는 일전에 트위터를 통해 이상호의 고발뉴스에 대해서는 혹평을 던지고, 손석희-JTBC 보도에 대해서는 준수하게 평가한 바 있다. 이에 대하여 이상호 쪽에 대한 순수한 비방이라거나, 차이가 뭐냐는 반발이 이어졌다. 그런데 이것은, 사실 약간만 열정을 줄이고 들어보면 크게 어렵지 않은 구분이다.
자극적 장면의 사진/영상 보도의 장점은 대단히 효과적인 감성 전달이다. 하지만 문제는 한쪽으로는 당사자의 프라이버시와 존엄 등 개인권을 침해한다는 것, 다른 쪽으로는 폭력과 고통을 대하는 사회의 품격에 대한 기준이 되는 것(나아가 일종의 ‘깨진 창 효과’도 발현된다 – “이 보도에서 이만큼 자극적인걸 보여줬으니, 나도 그 정도나 조금 더 나아가도 될꺼야”).
그래서 논해야 하는게 사진/영상의 보도 윤리로, ‘고통의 남용(exploitation)’과 ‘현실의 표백’ 사이에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이다. 모든 사례를 만족시킬 완벽한 공식은 없지만, 기존 논쟁들에서 뽑아낼 수 있는 아주 기초적인 질문 두 개는 있다.
a) 알려지지 않았을 사실의 증거인가. 보도의 필연적 필요성에 관한 판단. 전쟁의 피해 현장 보도들의 기본 정당화 방식이다.
b) 생명의 존엄을 이야기하는가. 보도의 정제에 대한 기준 및 기술. 9/11 테러의 대표적 사진보도 논쟁 중 하나였던 ‘falling man‘ 사진에 대한 윤리논쟁이 있었는데, 보도 정당성을 주장하는 입장의 주된 논거는 바로 떨어지는 이가 뛰어내려 하나의 존엄을 선택한 장면이라는 것이었다.
자료의 제공자가 당사자나 유족이라 한들, 보도는 보도의 윤리에 의하여 선택하고 정제되어야 하는 것이다. 위 조건들을 충족시키며 꼭 필요한 한도 내에서만 자극적 장면을 보도하는 식으로 해야 단순한 고통의 전시를 넘어설 수 있다.
이 기준을 한 번 적용해보자. 세월호 최후 순간 내부 장면의 보도. 큰 참사로 목숨을 잃으려는 촌각의 생생한 장면이라는 점에서 분명히 자극적 장면이다. 그런데 그것을 어떻게 다루는가의 분기점이 있다.
이상호의 고발뉴스는 사람들이 바닥이 기울어져 쏠려 고생하는 모습을 고스란히 클로즈업을 가득 쓰며 내보냈는데, 사람들이 곧바로 죽지 않았다는 기존 사실에 사실상 더해지는 정보가 없다. 사람들이 배 어느쪽에 있었다는 논지는, 딱히 그 이미지들을 통해 전달될 필요가 없다. 고통이 그대로 전해지는 장면들의 앞뒤 설명 맥락 역시, 억울하게 죽었다는 분개를 극대화하는 것에 한정한다.
반면 JTBC뉴스는 다른 방식을 선택. 시간대별 사고 상황과 그동안 안에서 벌어지고 있던 오정보(‘선실에서 대기하면 된다’)의 현장을 대비하여 사고의 중요한 일면을 정보 제공한다. 쏠리고 고생하는 자극적 장면을 최대한 배제하고, 불안 속 평온의 대화를 강조한다. 즉 자극적 화면 대신 상황의 아이러니를 통해서 사건의 비극성을 전달한다.
훗날 NYT 역시 비슷한 방식을 채택하여, 선실에 대기하던 학생들의 낙천적 목소리 위주로 편집하고 장면들을 강하게 블러 처리한다.
커다란 슬픔이 넘치는 비극 앞에 고작 사진의 보도윤리 같은거나 따지고 있냐… 이 한가한놈아, 유족들이 널리 알려달라고 부탁했잖아, 정의의 의분을 위한건데 무슨 훈장질이냐라고 할거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잘못된 것을 판별하고 잘 된 것을 알아주지 않는다면, 무슨 수로 저널리즘이 나아지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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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만 추가한 덧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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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보도와 대중담론의 수용 양상 관련, 희망이 열광으로 열광이 진영승부로 엇나가는 오랜 패턴 같은 더 본격적인 비판적 성찰은 아직 겉핥기도 안하고 있는데도 반응은 뭐 게재본이나 소개 페북포스팅 등에 드러나듯 매우… 민감하다. 하지만 언론 일반에 보도의 규범과 품격을 강변해온 기존 자세, 특히 속칭 국익저널리즘의 사례처럼 ‘대의를 구실로 규범 건너뛰기’ 등을 비판해온 입장을 내가 지속하지 않아야할 이유를 역시 못 찾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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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할 말은 없다’는 ‘그런 말을 하는 당신이 옳다’의 의미가 아니라, ‘뭐라 말해도 듣지 않을테니 피곤하게 일일이 답하기 귀찮다’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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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성적이지 못해도 인지상정 감안해줄수 있는 시기가 있을 뿐, 이성적 이야기를 하기에 너무 이른 때 따위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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