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들은 강하다

!@#… 숭례문 소실에 대한 분노고 자시고, 인수위 장어 향응을 하든 말든, 대통령 당선인이 중동에서 열심히 외교적 물의를 일으키든 말든, 대구 지하철 방화 5주년이든 말든, 이명박 특검이 빈 손으로 마감을 향해가든 말든… 자발적이라고 자처하는 블로고스피어의 이슈 점유력 승부에서, 중학생 훌러덩 졸업식 사진 유포 참여라는 하나의 거대한 흐름 앞에서 장렬하게 패배하고 있도다.

이러니까 도대체 뭘 주장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기억이 안나지만 시위한답시고 돼지를 찢어죽이고, 내 땅 값 좀 올려달라며 남대문에 불지르고, 지역 유지들에게 인기 좀 끌려고 대운하 파겠다며 쌩쑈를 하지. 즉각적이고 말초적인 쇼크 임팩트에 사회적 관심이 확 끌려가는 것이야 어느 정도는 어쩔 수 없지만, 이왕이면 좀 덜 말려들어가고 우선순위라든지 필요한 사회적 담론의 전체적 맥락을 생각한다든지 자신들의 이익에 기반한 꾸준한 관심이라든지 하는 것들을 신경쓰는 것이 나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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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thoughts on “중학생들은 강하다

Trackbacks/Pings

  1. Pingback by 민노씨.네

    중학생 알몸 졸업뒷풀이 단상 – 호들갑은 이제 그만(^ ^)…

    나는 이 글이 참 맘에 든다. 좀 현학적인 느낌이 없지 않지만. 암튼 위 ‘이 글’에 링크된 MBC 뉴스의 결론을 보자. 하지만 이 정도는 만족할 수 없다는 듯 요즘 우리 청소년들이 감정 표출을 너…

Comments


  1. 아니 이것은 만연체 공자님 말씀 아닙니까.

    참.

    (링크) 이 낚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예의없는 방문자는 이렇게 포스팅에 전혀 상관없는 질문을 하곤 합니다.)

  2. !@#… nomodem님/ 한심하지만 한 마디 하기는 해야겠는데 길게 말할수록 오히려 주목도만 올라가서 더욱 한심해지는 소재, 진지하게 받아들이기에는 천박하고 개그로 삼기에는 조롱거리도 없는 이야기에 대해서 순도 100%의 푸념을 늘어놓다보면 자연스럽게 만연체가 되곤 하더군요 (심지어 지금 이 문장마저 만연체). //

    링크의 그 웹툰 관련 글은, 예전의 ‘두고보자’가 성업중이었다면 스카웃해왔을 타입의 물건이군요(몇가지 디테일 오류라든지 하는 것은 제외). 사실 요즈음 저는, 포털들이 실제로 고료를 전체적으로 낮게 산정하는데 작가들이 자기 작품의 상업적 가치를 평가하고 협상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편입니다만… 아마 다음달부터 부천에 연재할 “만화로 돈 버는 것” 칼럼에 좀 더 여러 이야기를 풀어나갈까 합니다.

  3. 음… 1.만연체로 쓴게 왠지 서글퍼보여서 (아 저자는 이 상황을 진짜 징글맞게 바라보고 있구나.) 웃어봐요.까꿍 한거였어용. 위로 위로.

    2.디테일 오류가 많이 있을 수 밖에 없는게, 그냥 발끈해서 두드리기는 시작하고.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되 대충 넘어가면서 쓰자 어차피 아해들이 워낙 감정적으로 굴러가고 있으니…과연 몇명 낚일까 해서 써본 글인데, 추천포스트로 올라오니까 양심이 찔리더군요. ‘아 난 낚시를 하고 말았어.저열해~’ 닉네임을 저런걸 택한건 거의 ‘지나가다’급으로 쓰이는 닉네임이길래 한번 따봤어요.

    뭐 아시다시피 진실을 말하라면, ‘도서대여점은 없어져야 한다. 이미 불법스캔에게 농락당한지 오래이고 차라리 다 없어지면 사람들이 돈주고 만화책 사게 될것이다..’ 정도로 써볼까 하다가, ‘얘네들에게는 일단 대여권 개념도 좀 필요하고 포탈 이야기도 좀 다르게 생각해보라고 해볼까’ 싶어서 저렇게 써본거죠.

    그래도 타이핑하는데 한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은 타이핑 연습용글. 다 써놓고 며칠지나니, 사실 이런 문제에 대해서 정말 깊이 고민했을 주인장님에게 사실대로 털어놓고 요새는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궁금해서 요렇게 적어봤어용. 그래서 ‘이 낚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적은겁니다.

  4. !@#… nomodem님/ 아하, 시작은 낚시지만 쓰다보니 개념글이 되어버린 사례였군요 :-) 여튼 앞서 간단히 언급했지만, 요새 제 이쪽 관련 관심사는 “어떻게 상업적 가치를 증명할 것인가”라는 꽤 근본적인 문제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지난 수년간 했듯 무슨 전체 시장규모로 뻥카치는 것이 아니라(아마 enterani 블로그서 보셨듯, 시장은 상당부분 스스로 알아서 움직이기 마련이니), 작가가 연재공간/출판사를 대상으로 또는 출판사가 투자자를 대상으로 개별 작품 프로젝트의 가치를 산정하고 협상하는 것. 자기 작품들의 상업적 가치가 어떤 식으로 만들어지는가를 제대로 알아나가다보면 솔로몬 같은 삥꾼들과 거래하는 것의 위험성도 깨달을지도 모르죠. 뭐 결국은 다루게 될 영역이야 어차피 만화산업 전반의 이야기로 펼쳐지겠지만, 현재 가지고 있는 목표와 접근법의 세팅입니다.

  5. 음. 왠지 잘못을 저지르고 교실에 달려가 좋아하는 선생님에게 야단 대신 격려를 듣는 느낌인걸?

    (무척 감사합니다.) 서로 -작가-출판처-독자- 가 바라보는 상업적가치에 대한 시선과 가격표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날이 해피한 날이겠군요.

    그러고보니 정말 중학교 졸업식은 참 조용하게 보냈습니다. 애들이 착해서 그랬는지.

  6. !@#… HHH님/ 그러게 말입니다. 운하와 훈아의 승부였다고나…;;; 다행히도(?) 나훈아가 그 후 다시 잠적하는 바람에 화제를 계속 독점하고 있지는 못했죠.

    nomodem님/ 졸업식 난장 같은 일탈 정도라면, 각자 재주껏 하고 딱 필요한 만큼만 책임지면 되죠. 왜 오지랖꾼들이 나서서 귀축부카케스러운 느낌의 미성년 노출 사진 모음을 자랑스럽게 유포하고 다니면서 도덕성 운운하는지;;; 경범죄는 경범죄로서 다스리면 됩니다. 그 이상 오버하지 말고. 오히려 그 과정에서 강압이나 폭력이 있었다면 그것에 집중하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