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숭례문 소실 사건으로 부쩍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난데없이 높아졌는데, 기왕 관심 가지는 김에 이 떡밥도 물어주셈. 요지는 무척 간단. 종묘를 고층 아파트로 확 둘러버리려고 하니 문화 유산으로서의 가치가 하한가를 친다는 것.
종묘, 세계문화유산 제외 위기!
2008년 2월 15일 (금) 07:51 YTN
[녹취:종로구청 담당자]
“당초에 그런 상황들 논의가 됐었고 그런 과정에서 서울시 도시건축공동 심의에서 자문도 여러번 받았어요. 받고 나서 최종 2004년 결정났기 때문에 더이상 말씀 드릴게 없네요.”
!@#… 아 그래, 아파트 팍팍 지으면 돈 들어오지. 종묘 자체를 헐어버리는 것도 아닌데 100미터나 간격 떨어트려줬으면 충분하지 않겠어. 땅값 비싼 서울에서 뭐하러 땅을 놀려두나… 여기서 야매의 습성이 드러난다: 근본을, 전체를 읽어내지 못하는 것. 왜 종묘가 세계적으로 알아줄만한 문화유산인건가. 그냥 묘가 잘 놓여있어서? 그게 아니라, 조선이라는 과거 문화의 스토리를 오롯이 담아내는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건물과 물건들 몇개가 아니라, 그 주변까지 합쳐야 비로소 하나의 맥락이 읽혀지기 마련이다. 즉 그 동네로 들어가면 그 스토리가 총체적으로 느껴져야 하는 것이지, 아파트촌 한 가운데에 공원이 하나 있고 “어머나 여기가 종묘래”라고 해봤자 그냥 단순한 기념물에 불과하다. 단순한 기념물 수준의 것들이야, 여기저기 널리고 널렸다. 세계문화유산급으로 지정해주기 위해서 필요한 더 큰 덩어리가 하필이면 종묘와 그 것을 둘러싼 주변에서 나름대로 성립이 된다고 판정을 받은 것이었으나, 아파트촌에게 패배하고 말았도다. 그것도 이미 2004년에. 물론 capcold도 그리 문화유산에 큰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 보니 이제서야 이런 보도를 보고 알겠되었지만, 최소한 세계문화유산 지정이 주는 ‘뽀대’ 가치가 얼마나 큰지, 그것이 이런저런 다른 사업으로도 얼마나 유연하게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만큼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 인식하면 뭐하나. 조만간 아파트 단지 공원 같은 것이 되어버리는데.
!@#… 뭐 결국 또다시, 2004년 그걸 결제해준 종로구청장과 서울시장과 그들의 정책 기조를 잡아주고 지원해주는 당이 장난이 아닌 야매꾼들인거네. 문화 유산이고 문화 자원이고 문화적 자존심이고 자시고, 닥치고 삽질근본주의자들. 하기야 사람들이 표를 찍어주면서 권력을 막 손에 우겨넣어주는데 얼마나 스스로도 잘한다고 생각하겠나. 특히 압승이 예상된다는 차기 총선 생각만 하면, 밤에도 흐뭇흐뭇 미소짓느라 잠도 안오고 그럴지도.
!@#… 대안까지 가면 좋지만, 거기까지 못가더라도 제발 견제만이라도 생각하기를. 절벽행 기차라면 우선 브레이크라도 잡아야하지 않겠는가.
— Copyleft 2008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모당은 그런 점에서 , 당 로고를 형이상학적인 로고보다 구체적인 도안으로 ‘삽과 흙’을 넣을것..을 추천해봅니다.
솔직히 ‘건설경제’ 이미지에도 맞지 않남요.
종묘는 론리 플래닛에서 세계에서 명상하기 가장 좋은 곳 2위에 꼽힌 곳인데 이제 아파트 창너머 걸린 빨래만 보게 생겼군요.
아, 요즘은 집값 떨어진다고 빨래도 못 널게 하지..(..)
!@#… 흐흥님/ 하지만 본체를 부수지도 불태우지도 않고 있으니 종묘는 떡밥조차 무는 사람이 적다는…;;; 문화재에 대한 높아진 관심은 쥐뿔, 그냥 막연하게 분노하고 통곡하고 싶었는데 그 수단으로 하필이면 남대문 소실 사건이 터져서 이입하고 있는 것일 뿐이 아닐까 생각중입니다.
nomodem님/ 그렇게 하면 마치 건설 만큼은 제대로 하는 것 같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