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고한 대로, 로봇 박물관 사진들. 로봇박물관 가고싶다는 이야기는 다른 카테고리에서 했지만서도, 역시 사진이라면 모형모형 카테고리로…
!@#… 하나씩 살펴보면서 코멘트해보자. 스크롤의 압박이 있으니 알아서들 보시길.
… 박물관 외관.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바로 대각선 맞은편. 별로 눈에 잘띄거나 인상적이지 않음 (무엇보다, 얇은 세로의 이미지인데다가, 노란색 로고마크가 임팩트가 약함… 주변에 널리고 널린 ‘모던한 디자인의 가게간판의 숲’에서 완전히 묻혀버림). 개막 축하 화환 덕에 찾아감.
… 들어가자 마자. 음 스크랩 가득한 그림의 출력물을 발라놓은 벽면이라…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음. 기대수준을 조금 낮추는 게 어떨까, 하는 마음을 들게함.
… 음음음… 인간을 닮은 피조물이니, 천사 장난감이니 하는 화려한 철학적 이야기부터 썰을 풀고 있음. 에에… 초반에 너무 무게 잡는거라니까…
… 장식기둥과 로보트화된 장승이라… 아직도 뭔가 까페 인테리어같은 느낌. 뭔가, 아직도 폼잡고 서론을 중얼거리는 듯한 느낌.
… 자, 이제부터 본론이다! 기계로 태어나 인간의 사회에 어울리며 스스로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획득하기 위한 탐험을 나서는 심오한 고뇌라면… 역시 피노키오! 탁월한 시각이다! 양철장난감이 우리를 인도한다.
… 국가별 집합. 대표적이거나 상징적인 것들로 모았다기보다는, 국적 단위로 많이 놓기에 집중. 하지만 뭐 어때, 눈이 마냥 즐겁다.
…뭐라고 할까, ‘컨셉’ 파트와 ‘장난감 보면서 즐기자’ 파트가 분리도가 심한 편. 뭣보다, 컨셉 파트에서는 유머감각이 너무 부족해요 부족해… 좀 더 자연스럽게 섞였으면 좋았을텐데. 여튼 컨셉편에서 가장 재밌는 해석 가운데 하나는 이거다: 철갑/로봇여인의 이미지 발전상. 잔다르크 – 메트로폴리스 – 소리야마 일러스트로 이어지는 고리를 주장. 재밌는 발상.
…친절도 하여라. ;;; 하지만 팻말을 들고 있는 로봇아저씨의 유머러스함에 비해서, 팻말 내용은 역시 너무 설명적이다. 이런데에 장난감들을 동원해서 만화언어를 응용했으면 좋았을 것을.
…아아… 이거야 말로 진정한 이 전시회의 매력! 투박하고 상상력 넘치는 ‘넉넉한’ 아날로그 로봇 장난감의 향연! ‘짱가’라고 하지 않는가. 모양은 제멋대로지만, 짱가라고 써져있는데 누가 감히 짱가가 아니라고 하겠는가!
…차에 타고 대포를 쏘는 마징가 짝퉁. 그것도 쌍둥이로!
…옛날 딱지본 펄프 SF 소설들.
…철인28호 대가족! 원본버젼, 태양의 사자 버젼, FX 버젼.
…(영)플레이모빌 및 유사 장난감들로 만든 우주기지 디오라마.
…원통과 박스형 신체는 로보트 장난감의 낭만.
…’어린왕자’의 무대인 사막에 떨어진 비행기…라는 컨셉이, 로봇 장난감들과 만남. 이 이야기를 이렇게도 써먹는구나, 하는 즐거운 미소가 번짐. 미묘하게 스타워즈의 타투인 행성과도 연상작용이…
… 바글바글 모여있는 게 너무 좋아…특히 네모얼굴에 둥그런 눈의 저녀석들.
…퓨쳐라마의 진정한 주인공, 벤더 아저씨. 깡통으로 재현하니 엄청 폼난다.
…별나라 손오공 장난감 박스들. 이 전시는 실제 장난감 분야에서는 엄밀하게 로봇에 한정하기보다는, SF 장난감 전반을 다루고 있다. 뭐, 이렇게나 재밌는데 굳이 트집잡을 생각은 없음.
…이왕 넘어가려고 했는데 이건 뭐냣! 하하핫… 뭐, 장난감만 보자면 확실히 로봇 그 자체지만.
…역시, 이 녀석이 없으면 허전하지. 앞의 장난감은 꽤 최근의 소프트비닐제 모형.
… 슈퍼맨도 얼떨결에 로보트 취급…비행기를 밀고 있는 저 압박받은 표정을 보라.
…우주선이라면 자고로 이렇게 생겨야 한다.
…2층 전시관. 앞에 보이는 건 꽤 재밌는 구조물인데, 밑에 조그만 로봇들이 커다란 로봇 모양의 전시 유리찬장(물론 각 찬장 안에 다양한 로봇들이 있고)을 지탱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걸리버 여행기…라는군.
… 가장 좋아하는 로봇을 골라주세요 콘테스트. 후보에는 슈퍼맨 배트맨 로빈도 있다. -_-;
…보는 순간 벌써 필이 꽂히지 않는가! 귀엽다! 귀여워!
…하지만 2층에서도 여전히, 컨셉 파트와 장난감 즐기기 파트는 따로 국밥. 미술사조와 로보트 묘사, 피노키오 발전사 등이 컨셉 파트의 파트너들이고 그 자체로서는 꽤 흥미롭고 재밌는 발상인데…역시 부조화.
…도시락통. 다른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그냥 감동할 뿐.
…옛날 로봇 만화들. 딱지만화, 클로버문고, 미국 원고, 콩콩… 표지만 보고있어도 대략 해피.
…옛날의 필름통 만화. 당기면 나온다.
…오오오! 무려 8-track! 이런걸 여기서 다시 구경하게 되다니! 그렇군, 태권브이 OST가 8-track으로 나온 적이 있었지… 아아… 기계에 푹 쑤셔놓고 그 아날로그스러운 음질로 들어보고 싶다…
…2층의 메인전시물 격인 로봇대행진. 돌고돌아 꼭대기까지. 아이디어 재밌고 눈도 즐겁다. 그런데 로봇들의 순서가 단지 키 순서, 비주얼 완성도를 위주로만 꾸려져 있는 것은 아쉬움. 로봇 만화/애니의 발전사라든지, 기능의 강화라든지, 장난감 업계의 역사라든지 뭔가 컨셉상의 배려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을. 아니 뭔가 있었는데 내가 못알아봤을 수도 있지만. 하지만 내가 못알아봤을 정도로 모호하다면, 어차피 소용없으니까.
…뭔가 겸손하고 숙연한 표정.
…로봇과 미디어. 뭐 자세히 말하자면, 라디오나 TV 등이 내장된 로봇 장난감들.
…로봇 가면 장난감. 눈구멍의 위치가 비뚤어진 불량품인 셈인데… 그 결과 묘하게 사람을 내려다보는 재밌는 표정의 건담이 되어버렸다.
!@#…아 뭐 여하튼. 길었다. 더 이상 붙이면 첨부파일 오버되서 에러날지도. 여튼 이렇게 해서 2개층에 걸친 전시관…의 일부분을 훑어봤다. 눈이 즐거운 전시, 마음이 즐거운 전시.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 있는 손이 즐거운 참여형 전시는 아니지만. 컨셉 부분에서는 너무 근엄하게 가다를 잡고 장난감 부분에서는 컨셉이 너무 약해서 둘이 따로국밥이기는 하지만 뭐 품질이 형편없다거나 하는 것과는 거리가 머니까 해피하게 넘어가자. 여튼 비싼 입장료값은 하는 (뭐 적어도 나같은 사람들에게는) 전시. 대중성은… 어떨지 잘 모르겠다. 솔직히. 애들은 자기들이 가지고 놀 수 있는 게 없으면 찔찔댈테고, 어른은 뭐 이런 장난감 밖에 없어 하면서 업신여길지도. 좀 더 개별 장난감 아이템에 대한 세부설명 등을 재미있게 풀어내는 식으로 개조를 조금씩 해나가면 좋은 공간이 될 수 있을 듯.
PS. 1,2층 이동시에 바로 옆 건물에 있는 야외 고깃집 ‘곰내미집’에서 올라오는 고기굽는 향기의 압박이 심하다. 하지만 맛있는 냄새에 속지말기를… 가격도 비싸고 서비스도 개판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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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루쿠루- 퍼갑니다. 음…아무도 모르게..휠리릭 2004/05/10 11:45
-주안- 짱가라고 써져있는데 누가 감히 짱가가 아니라고 하겠는가!이 대목에서 감탄하지 않을수 없습니다 2004/07/03 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