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주의 전자신문 연재칼럼에 좀 곤란한 일이 발생해버려서, 훗날 큰 문제로 되돌아오지 않도록 기록을 남겨둘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담당기자분께 보낸 다음 메일 내용을 이곳에 공개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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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
To: ***!@#… 안녕하세요 이 기자님, 김낙호입니다. 금요일(2009.11.6) 지면을 확인하고 한 가지 문의드릴 것이 생겨서 연락드립니다.
다름 아니라, 전자신문 [만화로 보는 세상] 칼럼의 제 원고가, 기자님이 연락주신 몇시간 후 다시 보내드린 원고로 실리지 않고 이전에 다른 지면(격주간 ‘기획회의’)에 이미 게재된 바 있던 내용이 그대로 다시 들어가 있기에 어떻게 된 일인가 궁금해서입니다. 한국/미국 시차를 감안하더라도 메일 도착한 것을 (보내신지 4시간여)확인하자 마자 회신했기에 목요일 3시 이전에는 도착했을텐데, 혹 아예 메일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담당 기자분이 바뀌는 와중이기까지 했으니 어차피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었을 것이기에 급하게 지면 펑크를 막기 위해 그러셨으리라 일방적으로 추론하고 있기는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쪽 칼럼에서 제가 당초에 부여받은 컨셉(‘만화와 역사’)에 맞추어 썼던 글이 아니기에 다소 생뚱맞은 감이 있지만, 편집진에서 알아서 적합성을 판단하셨겠거니 여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 입장에서는 글쟁이로서 고료가 지급된 다른 지면에 게재한 원고를 다시 다른 고료가 지급되는 지면에 재탕한 모양새가 되었으니 해결하고 넘어갈 문제가 생긴 셈입니다. 그렇기에 거두절미하고 두 가지를 하고자 합니다:
– 이번 일의 성격상, 이번 회 원고에 대한 고료는 제가 지급받을 수 없습니다. 입금이 되지 않도록 확실히 신경써주시길 바랍니다.
– 지금 이 메일 내용을 제 블로그에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료를 노린 이중게재 재탕을 하는 필자로 낙인찍히는 것은 저로서는 상당히 곤란하기 때문입니다. 답장으로 어떤 구체적으로 곤란한 정황들이 있었는지 알려주시면, 만약 그 부분도 공개를 원하실 경우 함께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 참 그리고, 그렇다면 이번에 보내드렸던 원고의 차후 게재 여부는 어떻게 되는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좋은 주말 되시길.
— 김낙호
(11.9.추가) 지면담당자분의 정식 답장을 받았다. 깔끔하고 정중한 사후처리를 하는 프로페셔널리즘에, 전자신문에 대한 개인적 인상이 +10. 퇴사하면 바로 계정을 소거한다는 회사 내규에도 사실 좀 감동.
PS. 그런데 원고펑크를 막기 위해 대안을 찾아 블로그 추천을 받았는데 그게 다시 캡콜닷넷으로 돌아왔다니, 그것도 참 기구한 상황…;;;
Subject: [전자신문 ***] 만화로 보는 세상 원고 관련한 해명입니다
안녕하세요. 전자신문 *** 차장이라고합니다. 저는 전자신문 편집국에서 인터넷 쪽 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진작 연락을 드려야 하는데 메일로 처음 인사드립니다. 게으름 양해해주세요.
### 기자에게 보내주신 메일 전달받았습니다. 우선 만화로 보는 세상 원고가 김 선생님 의도대로 게재되지 못한 점 사과드립니다. 김 선생님에게 폐를 끼칠 의도는 없었습니다. 신문 제작 과정에서 일어난 오류이며 책임은 전적으로 제게 있습니다.
과정을 설명드리겠습니다. ### 기자에게 들으셨겠지만 저랑 같은 팀에서 일하던 @@@ 기자가 최근 퇴사를 했습니다. 직원이 퇴사하면 해당 메일 계정은 곧 없어집니다. 정보를 기사로 만들고 그 기사가 상품인 회사다보니 메일 관리가 좀 철저한 편입니다. 김 선생님이 보내주신 원고 역시 수신 메일 계정의 삭제로 사라져버렸습니다.
저는 이 사실을 목요일 오전 10시 경에 알았습니다. 사실 만화로 보는 세상은 수요일 오전에 마감해야 하는 기사인데 제 불찰로 체크를 못했습니다. 좌우간 가뜩이나 마감 시간이 기난 목요일 오전에 원고가 없다는 소식을 듣고 일종의 패닉 상태가 됐습니다.
도리없이 저는 대안을 찾기 사작했습니다. 제 출입처 중 하나인 NHN에 만화 관련 유명 블로거를 추천해 달라고 했는데 마침 김 선생님 블로그가 그 중 하나였습니다. 블로그를 보고 제가 급하게 만든 기사가 크레용신짱입니다.
김 선생님이 원고를 다시 보내주셨다는 소식은 제가 4시 경에 들었는데 그 시간은 불행하게도 기사를 수정할 상황이 되지 못했습니다. 해당 면은 기획 면이기 때문에 편집과 조판(실제 신문을 찍기 위해 필름으로 만드는 작업)이 미리 끝납니다. 더욱이 저 역시 그 시간엔 밖에서 다른 일을 보고 잇었기 때문에 긴급히 처리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각설하고 필자의 의도와 다른 기사가 게제된 사실은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다만 부탁드리고 싶은 점은 김 선생님 생각대로 블로그에 이 사실을 공개하셔도 무방하지만 원고료는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김 선생님의 원칙을 존중하지만 전자신문 입장에서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책임을 진다는 의미로 받아주셨으면 합니다.
앞으로 이런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겠습니다. 한국에 들어오시면 얼굴 뵙고 인사드리겟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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