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cold or 캡콜드 or Nakho Kim or 김낙호

고품격 개그를 위한 가이드 (제42회)
– 동음이의 말장난의 레벨 –

캡콜드(개그연구가)

레벨1. 단어의 일부분에서 동음이의를 끌어낸다. 다른 방향으로 써먹었다는 것이 개그요소고, 그 자체로서는 뜻이 없다.

예: “미쳤냐?” “파쳤다”

‘파 쳤다’는 말 자체로는 딱히 별로 쓸만한 의미가 없다. 단지 ‘미’를 미치다 라는 단어의 일부가 아닌 mi라는 음계를 쳤다는 식으로 동음이의로 해석했다는 표시를 남길 뿐. 이런 경우 굳이 “피아노에서 파를 친다는 의미다”라고 우기면 더욱 쓸쓸해진다. 아, 물론 레벨1이라고 할지라도, 황당함이 극에 달하면 나름대로 중독적 매력이 있다.

예: “자주국방의 반대말은?” “가끔 국방”

레벨2. 같은 말에서 다른 의미를 담아내며, 그 자체로도 말이 되는 경우. 하지만 같은 발음 말고는 두 의미가 당장 관계는 없다. 대부분의 ‘수수께끼’류들이 여기에 해당되기에, 가장 흔하게 알려진 부류다.

예: “세상에서 가장 짱 쎈 균은?” “대장균”
예: “맏인가?” “…제트?” “그럼 막내인가?”

레벨3. 같은 말에서 다른 의미를 담아내는데 그 자체로도 말이 되는 경우며, 마치 관계가 있을 법해서 잠시 사람을 헷갈리게 만든다. 여기서부터는 ‘머리를 쓴 개그’라는 느낌이 든다(쓸데없이 머리 쓴다고 구박 받기도 한다).

예: “삶은 무엇인가?” “삶은 달걀.”
예: “세상에 수많은 이상한 사람들을 도와주고자… 치과의사가 되었다”

레벨4. 같은 말에서 다른 의미를 담아도 말이 될 뿐만 아니라, 서로 완전히 모순된 두 가지 의미가 들어가는 경우. 이쯤 되면 안 웃겨도 도저히 무시할 수 없다. 별반 의미는 없지만, 고수의 경지.

예: “여기는 오산인가?” “그렇게 생각하면 오산이지.” “그럼 여기까지는 수원이라 할 수 있겠지?” “용인하지 뭐.”

물론 이런 레벨은 단순한 우열이라기보다, 양과 질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질적으로 딸리는 개그는 계속하면 점점 상황이 무거워진다. 하지만 끈질기게 양을 투입하여 일정 역치를 넘어서면, 오히려 ‘반복효과’라는 잘 알려진 개그 코드로 새로 태어난다. 달리기에서 ‘런너스하이’ 같은 것이랄까. 하지만 그 상태에서도 또 계속 하면, 상황이 아까보다도 한층 더 무거워진다. 그리고 두 번째 역치를 넘을 때… 웃기지는 않지만, 나름 해탈의 경지(관점에 따라서는, 포기의 경지)로 인정받는다.

– 다음 회에 계속 –

…1-41회를 검색해본 분들, 자진신고합시다.
— Copyleft 2011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 <--부디 이것까지 같이 퍼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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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RT@huferion: 이시리즈는 역시 13회가 진국이었죠. @capcold: [캡콜닷넷업뎃] 동음이의 말장난의 레벨 [고품격 개그를 위한 가이드 제42회] http://t.co/tG7fual | …성원 속에, 어느덧 42회를 맞이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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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음이의 말장난의 레벨 [고품격 개그를 위한 가이드 (제42회)] http://t.co/l8EGH3O via @capcold 말장난 좋아해요. 무슨 기술로 rss구독자의 눈을 피해, 대체 언제 이런걸 연재했냐며, 씩씩대며 전화를 검색했어요.(자진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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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음이의 말장난의 레벨 [고품격 개그를 위한 가이드 (제42회)] 2011. 07. 23. 6:43 am 본격 온라인 예능 “나는 블로7ㅓ다” 프로젝트 발진 2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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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합니다. 방년 24세, 뜻이있어 개그맨이 되고자 정보를 찾다가 이런 체계화된 자료를 만나보게되어 너무나 영광이라생각하여 족적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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